6월 17일 베어홀 - 해설 및 하일라이트

6월 20일 코엑스 메가박스 - 전막

연출:데스 맥아너프

출연:요나스 카우프만, 르네파페, 마리야 포플라프스카야

 

베어홀에서 보다

<파우스트>의 포스터가 공개됐을땐 제 기준으론 구노는 알고 있던 작곡가가 아니어서 모처럼 카페이벤트 당첨으로 베어홀에서 보게되었는데 아쉽게도 하일라이트더군요. MET HD가 호암에서 하던 시절엔 로비에서 작품해설을 감상할수 있었는데 이젠 그런게 없다보니 아무래도 오페라 입문자로서 이것도 좋은기회겠다 싶더라구요. 그리고 유형종님의 깨알같은 해설과 유머들로 너무 아쉬울정도로 시간이 빨리 가더라구요. 제일 아쉬운건 하일라이트가 너무 짧게 준비된거였습니다. 결국 이건 시작하자마자 가서 봐야겠단 뽐뿌만 해준 시간이었네요.

 

메가박스에서 보다

저도 <파우스트>는 읽어본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예술을 전반적으로 많이 접한 사람 중의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겁니다. 유명은 하죠. 읽어본 사람이 별로 없을 뿐인 그런 서적 중의 하나일거 같아요. 사실 <파우스트>를 봐야겠다고 생각한건 작품보다도 요나스 카우프만의 훨칠한 모습을 보면서 테너가 저런 외모로 노래가 되나 싶었거든요. 러닝때문에 볼까말까한 작품을 베어홀에서 하일라이트를 보고 해설을 듣자 다른 노래를 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거죠. 전체적인 내용도 궁금했구요.

 

전반적인 내용은 보니까 주인공은 메피스토 펠레스이고 전반적인 내용은 마리그리트에 대한 내용이고 파우스트는 요나스 본인의 얘기대로 주변인에 불과하더군요. 혼전임신에 대한 시대적, 종교적 비극이라고 해야할거 같아요. 그리고 구원의 이야기죠. 심지어 파우스트 본인이 구원얘긴 있지도 않아요. 독일에서 욕먹을 만 할거 같아요. 제목만 파우스트지 파우스트에 대한 작품이 아니니까요.

 

요나스 카우프만은 매력적인 마스크, 테너로서 있을수 없는 바디핏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리는 또 굵고 강직한 스타일이더군요. 해설에서도 언급된 부분이지만 <투란도트>나 <아이다>를 해야할거 같은 보이스로 <파우스트>를 한 아쉬움은 있지만 마스크가 딱 어울리긴합니다. 오페라에선 보통 외적인 것보단 음색과 캐릭터를 맞추는데 외적인 모습을 캐릭터에 맞춘 느낌이네요.

 

전막 상영의 소감은 냉정히 얘기하면 사족이 많아서 지루하긴 합니다. 작품자체의 맛만 보시기엔 하일라이트가 좋았을겁니다 하지만 그 사족 속에 들어가있는 노래중에 명곡이 많아요. 유형종님이 아쉽게도 짤렸다는 노래들이 정말 다 좋습니다. 전막을 다 보시지 않기엔 좋은 곡들이 많아요. 잠깐 <아이다>도 언급했지만 정말 한두곡 들을려고 3시간의 지옥을 경험하는 오페라가 <아이다>라면 <파우스트>는 최소한 그런건 없을거 같아요. 르네 파페의 베이스 넘버가 많은것도 이채로왔구요.

 

그리고 연출가가 '저지보이스'의 뮤지컬연출가 답게 무대가 역시나 뮤지컬스럽습니다. MET가 브로드웨이를 자꾸 벤치마킹하는 느낌이 있네요. 요새 뮤지컬의 한 트렌드인 프로젝트 영상을 다채롭게 이용한것도 좋았구요. 유형종님은 무대가 심심하다고 했는데 그건 초거대 세트로 무식하게 극장을 한가득 메우는 오페라방식의 무대연출과 비교해서 단촐해보일뿐 세심하고 다채로운 무대연출로 단지 5막짜리 작품임을 느낄수 없게 흥미롭게 구성했다고 생각해요.

 

베어홀 vs 메가박스 코엑스 11관

메가박스 코엑스의 세팅은 원래 영화용으로 된 것이기때문에 기본적으로 고음과 저음에 치중해 있습니다. 대부분 바리톤과 베이스들의 무덤이예요. 실제로 그들의 노래가 묻히는 현상이 보입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특화된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의 음향이예요. 반면 베어홀의 스피커 음향은 아 이 스피커로 좀더 듣고 싶다 싶을 그런 음향입니다. 근데 뭐랄까... 굳이 음식으로 따지면 올리브유가 좀 많이 들거나 느낌이예요. 느끼하다고 해야할까요. '이야 어떻게 음악이 느끼하게 들리지? 신가하다.'라고 생각했다가 역시나 메가박스에서 들으니 훨씬 담백해진것으로 보아 약간 느끼한 음색인게 맞다고 생각되어지네요. 하지만 음악에 맞추어 세팅된 답게 전반적으로 노래와 악기가 풍요롭게 들리고 바리톤과 베이스의 노래를 잘 살려줍니다. 조금 아쉬운건 소프라노의 하이톤을 제대로 느낄수 있는 노래를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곡이 워낙 없었죠. 아니나 다를까 메가박스에서도 딱한번 스피커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극장용 스피커들은 크기가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주제에 이정도 하이톤에서 처참히 무너지나 모르겠어요. cgv보다 나은거 같긴하지만 하이톤에만 가면 그렇게 찢어져버리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두 극장 다 50점입니다. 음악 전용관을 만들어야해요. cgv가 청담동에 닥터드레관이라고 만들었지만 닥터드레는 힙합음악에서나 유명한 레이블이라 별로 기대되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베어홀에서 전막상영을 한번 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라트라비아타'예고편에서 드세이의 콜로라투라를 들을때마다 정말 두근거리는데 메가박스음향을 생각하면 또 답답해져오는 부분이 있거든요. 어느 쪽이던 양쪽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파우스트>매력있는 작품이었어요.

by 단열했니 2012. 6. 21. 16:44

Handel's Rodelinda

르네 플레밍/로델린다, 안드레아 숄/베르타리도,  스테파니 블라이스/에두이제, 조셉 카이저/그리모알도

 

르네 누님~ 완죤 좋아한다능~

음악극의 근간

 

제가 하려는 얘긴 오페라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선 뮤지컬과 오페라의 구분을 지어야겠네요. 근데 이걸 시원스레 정리하는 전문가는 별로 없습니다. 시원스럽게 정리하기 힘들겠죠. 사실 제일 단순하게 정리하는게 뮤지컬은 연극적 대사를 한다는 정도인데 이건 오페레타나 오페라부파에서도 있는것이구요. 좀 더 클래시컬한 음악을 쓴다는 점도 <오페라의 유령>때문에 경계선이 무너졌죠. 주역대부분을 성악출신으로 쓰고 작품의 음악이 무척 클래시컬하니까요. 사실 잘 모르는 분들은 <오페라의 유령>을 오페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에 작곡된 영어 오페라를 본적이 있는데 언어가 영어가 되니 그냥 뮤지컬이라고 하면서 티켓 팔아도 아무도 구분못하겠더군요. 이제 구분 할수 있는 방법은 클래식계에서 제작하면 오페라고 엔터테인먼트쪽에서 만들면 뮤지컬이라고 구분해야할 지경입니다. 그리고 같아보여도 다르긴한게 오페라에서 가수는 음악의 한부분이자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또다른 악기란 느낌이라면 뮤지컬은 작품구성의 한부분이란 느낌이랄까요. 더 복잡한가요? 일단 오페라와 뮤지컬은 다른 장르이나 기조는 같다는 예로 이야기를 시작할까합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한데 묶어 음악극이라고 할까합니다. 오페라는 가수고 뮤지컬은 배우라 이런것도 문제인데 연기이야기를 할때는 배우라고 하고 노래를 이야기할땐 가수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용어는 그냥 뮤지컬위주로 적습니다. 오페라용어를 모르기도 하구요.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는건 <로델린다>란 작품을 보고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들어서 그렇습니다. 음악극에서의 노래도 연극처럼 독백(monolgue), 대화(dialogue), 방백(aside)으로 구분되겠죠. 독백과 방백은 기본적으론 다른 등장인물들과 생각을 공유하진 않고 특히 독백은 내용에 따라 관객이 딱히 들리지 않게 조그만한 소리로 하기도 합니다. 다만 음악극에선 노래하는데 소리를 줄여서 하지 않죠. 노래는 노래니까 성량껏 불러야하죠. 근데 이 작품에서 묘한 장면이 있습니다. 혹시 제 설명을 듣고 이 작품이 코메디인가 싶으실지도 모르지만 소품에 가깝긴하지만 정극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간단히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영주가 왕에게 반란을 일으켜 왕은 도망을 치고 영주는 왕이 죽었다고 들어서 죽은 왕의 왕비를 맞아들여 왕권확립을 하려고합니다. 무슨 놈의 왕국이 이리도 좁은지 도망쳤다는 왕은 함락된 자기 성의 마굿간에 숨어있어서 모든 상황을 다 보게되는데 내용중에 정황상 독백에 해당하는 노래인데 목청껏 부르니까 지나가던 등장인물이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그를 발견합니다. 거기서 또 등장인물끼리 속편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까 다른 등장인물이 어디선가 노래소리를 들려서 왔다는 표정으로 무대에 등장합니다. 두번째 발견은 그나마 대사에 해당하는 노래니까 말은 된다고 보지만 사실 정극이었다면 이 역시 도망자와 이야기하는 부분이니 소근소근 얘기했겠죠.

 

사실 음악극에선 그동안 리얼리티란게 많이 무시되어왔습니다. 기본은 음악이 주가 되기때문에 극을 주로 음악위주로 끌고 음악을 잘들려주는데 주력해왔기때문입니다. 사실 음악극을 싫어하는 분들의 이야기도 그런게 많죠. 멀쩡히 대화하다가 뜬금없이 노래를 부른단 말이죠. 상황을 논리적으로 해결한다기보단 노래몇곡에 해결되곤하죠. 기승전결, 희노애락을 다 노래로 표현하지만 독백, 대화, 방백의 경계정도는 지켜주고 있었죠. 근데 이 작품에선 독백이나 대화가 목청껏 부르는 노래가 되다보니 좁디 좁은 동네에서 동네방네 다 알게된단 말이죠. 이런 대사가 있는건 아니지만 "앗 오랑캐도망자다!" "아니 어떻게 알았지?" 와같은 상황이 펼쳐진거란 말입니다. 아마도 원래 극에선 우연히 연속적으로 발견되는 수준이었겠지만 연출자가 "이렇게 노래를 목청껏 부르고 있는데 노래소리를 듣고 와야하는거 아닐까?" 란 생각으로 연출한게 아닌가 싶어요. 흥미로운 연출이었죠. 누구나 할수 있는 연출이지만 규칙에 얽매여 하지 못한걸 했다는 느낌이죠. 원래 독백처럼 부르는 노래는 마음속의 이야기인것이지 누구가에게 들리라고 부르는게 아닌건 확실하니까요. 그래서 감상하는 내내 음악극에서의 노래는 무엇일까 다시 생각하게되더군요. 그야말로 개인적인 흥미긴합니다.

 

헨델과 카스트라토

 

이 외모에 꾀꼬리같은 소프라노음색이 나오는데 위화감이 심하게 듭디다

사실은 저는 '파리넬리'은 요새 봤습니다. 한 한달도 안됐어요. '파리넬리'개봉하고 비디오나오고 한창 많이들 볼때 너무 너무 많이 얘길 듣고 작품 전체의 줄거리를 다 알아서 보고 싶어지지 않았어요. 당시 심야라디오 애청자라 숱하게 틀어주던 '울게하소서'도 지겨웠구요. 극장에서 한참 할때 확 봤어야했는데 놓치고 나니까 한참 지나고나서야 보게되었어요.  근데 이 작품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던건 지금은 없어진 카스트라토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헨델이란 걸출한 음악가의 이야기였습니다. 보통 음악가들은 클래식음악을 하는 보통의 집안이 그렇듯 엘리트코스를 밟다보니 인생이 딱히 영화화 할만한 기나긴 스토리가 없다보니 영화화가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카스트라토에 집착하는 헨델의 모습을 그리고 있던 작품이었던거죠. 사실 영화를 보고 나니 카스트라토가 매력이 있고 그에 대한 헨델의 집착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있지만... 남자 배역이라뇨?? 전 카스트라토가 여자배역을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생각해보면 파리넬리가 하던 역할들이 나름 남자역할이었겠구나 싶긴하더라구요. 모차르트작품에서 소년역에 카운터테너가 들어가고 소년역을 메조소프라노가 하기도 하는건 봤지만 소프라노음역의 카운터테너가 남자배역을 하는건 좀 생경하더군요. 남녀주인공의 듀엣곡은 거의 소프라노 이중창에 가까웠답니다.

 

작품의 또다른 카운터테너 두명의 카운터테너가 이중창을 부르는데 이 두분다 바디랭귀지도 그렇고

미드의 게이커플이 뮤지컬하는 것 처럼 보이더군요. 신분이 틀리니 왕에게 함부로 건드리면 안될진데

킨쉽은 왜이렇게 자주하는지요. 제가 스테레오타입의 게이에 대한 편견있었던건지도 모르지만요.

개인적으로 바로크음악을 그리 선호하진 않았습니다. 리드미컬하고 여유로움이 가득하지만 지나치게 나른해요. 왕족이나 귀족들 음악이라 그렇겠죠. 헨델도 메시아같은 작품도 있지만 바흐나 헨델이나 소편성곡들이 유명하고 대중적이구요. 이런 계보는 오페라에서도 이어집니다. 사실 이 작품은 오페라하우스용이라기 보단 궁중에서 조촐하게 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앙상블도 거의 없고 음악도 소편성으로 이뤄집니다. 근데 그게 가수의 기교나 음색을 그대로 즐길수 있다는 점에선 무척 좋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반면 그것은 가수의 역량이 무대에서 벌거벗겨지는 것이기도 하죠. 거기다 애드립에 콜로라투라는 어찌나 많은지 소프라노의 콜로라투라는 흔하게 들었지만 테너나 바리톤의 콜라라투라는 이 작품에서 처음들은거 같아요. 다른 작품에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 대부분의 남성가수곡에도 콜라라투라와 애드립이 필요했어요. 가수들이 헨델작품의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확실히 소프라노들에 비해 남자가수들은 역량부족이 아쉬웠습니다. 특히 두 카운터테너는 가는 소리를 내는데 주력하다보니 울림통을 제대로 못울린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원래 자기 목소리가 아닌 목소리를 억지로 내는 것이니 부족할수 밖에 없었던거 아닌가싶네요. 전반적으로 르네 플레밍과 스테파니 블라이스를 제외하곤 제몫을 했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리고 재밌는건 두 카운테테너 다 자기 목소리는 베이스였단 점입니다. 인터뷰시간에 나오는데 바닥으로 쫙 깔리는 저음목소리더군요. 둘이 듀엣할땐 게이커플로 보이더니 자기 목소리를 내니까 그런 부분이 사라졌어요.

그리고 목소리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되고 카스트라토에게 주연을 맡기고자하는게 헨델 의도 였을테니 이렇게 오도하면 안되겠지만, 주인공이 칠칠지 못해서 상황이 이렇게 꼬여간다는 느낌이예요. 남자가 너무 여성스러워서 이 모든 불행을 야기한것만 같고 도망자주제에 자기 성안에서 숨어있는 주제에 부인의 정절을 의심하기나 하고 잘 숨어 있을것이지 밖에 나와서 노래부르다가 틀키고 계속 민폐만 끼치다가 마지막에 종국엔 활약하긴는데... 솔직히 매력은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카스트라토가 했으면 달랐을까요? 헨델시대의 연출은 어땠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궁금증을 풀긴 힘들겠죠. 사실상 그냥 테너가 했으면 작품자체의 완성도는 더 있어보였겠지만 그런 류의 작품이면 제가 이런 장문의 글을 쓰진 않았겠죠.

어쨌든 헨델의 작품에 지대한 관심이 가긴합니다. 이 작품뿐 아니라 다른 작품도 카스트라토가 주인공이면 남자주인공이 다 카운터테너가 할테니까요. 바로 그런면이 헨델의 오페라가 보기 드문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네요. 확실히 베르디, 푸치니, 모차르트에 비해선 공연되는 작품수가 적긴하니까요.

 

스테파니 블라이스 엄청난 노래실력과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저 바리톤 쉔양은 중국계인데 잘하더군요.

이 작품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한건 제 시각 남다른 시각같긴합니다. 뮤지컬과 오페라를 같이 보다 보니 꼭 둘을 분석하게되는 버릇이 있긴하거든요. 오페라를 본 횟수가 주로 영상물이긴하지만 그래도 편수가 쌓이다보니 이번 작품은 정말 독특하고 흥미로운 경험이긴했어요. 대극장에서 소품을 올리는 방식도 그렇고 연출방식이나 카운터테너가 주연인 작품인것도 그렇구요. 인터미션까지 4시간의 러닝타임이었지만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는 것도 좋았구요.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었네요.

 

by 단열했니 2012. 6. 7. 04:09

 

 

1. 바그너 오페라도 그렇고 일부 스트라우스 오페라도 그러던데 음악쪽엔 멜로디가 없는데 노래를 부르더라구요.

그게 정말 정말 이해도 안가고 어떻게 부르지? 의아했는데 어제 한 5시간을 들으니까 노래 자체가 멜로디고 성악가는

오페라의 가장 마지막 악기니까 가능도 하겠다 싶더라구요. 근데 음악과 박자는 어떻게 맞출까? 여전히 의문스러웠네요.

 

2. 링시리즈의 무대는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저는 뮤지컬을 좋아해서 뮤지컬을 많이 보는 편인데, MET의 무대가 좋은건

살짝 뮤지컬스럽다는거였는데 어제 <지크프리트>는 무대공연의 끝이더군요. 특히 배우의 동선에 따라 움직이는 CG라니

정말 미국스러운 기술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대단해요. 규모로치면 되려 앞전의 작품들보단 작았지만 대단했네요.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는 있었어요.

 3. 제이 헌터 모리스 잘하네라고 생각하고 보고 있는데 데보라 보이트가 나와서 듀엣을 하는데 정말 중간인터뷰에서

말하듯 듀엣이 아니고 전쟁이더라구요. 그리고 데보라 보이트의 그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가창력이란 모리스가 갑자기

안보이더라구요. 그리고 중간 제작다큐에서 젊은 바그너테너라고 해서 나이 되게 많아보이는데 젊은?? 싶어서 찾아보니

62년생이더군요. 이 세계는 대체 어떻게 된 시스템인건가 싶더군요. 그렇다는건 70년대생 바그너테너들은 아직 데뷔도

못하겠구나란..-_-;;; 

 

4. 게리 레만은 어디가 아펐을지... 구글링했는데 아파서 하차했다는 말만 있구 어디란 얘긴없네요.

5. 로버트 르빠쥬는 <마술피리>를 MET에서 한번 올렸음 좋겠어요. 또다른 비주얼을 보여줄거 같아요. 그리고 이분하는

뮤지컬 어떻게서든 볼거 같습니다.ㅎㅎ

by 단열했니 2012. 4. 24. 00:35
얼마전 Met HD로 관람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보고 나서 단한번의 영화관에서의 관람에도 불구하고 한달이 넘은 시점에서 그 작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루치아의 아픔과 고통 미쳐버릴 수 밖에 없었던 그 처절함. 사랑에 대한 집착과 광기가 서글프지만 아름답게 다가왔던 작품이었죠. 비슷한 프로덕션이 2009년에도 있었기에 영상물을 찾았지만 출시되지 않았고, 2011년 버젼이라도 출시해주길 바라지만 드세이가 두번이나 음이탈이 났기때문에 수정을 하던지 출시자체를 하지 않겠죠.

어쨌든 작품에 대한 그리움때문에 음반과 dvd를 찾기 시작합니다. 음원은 마리아칼라스가 많고 영상물은 조안 서덜랜드가 많네요. 안나 네트렙코도 있지만 그녀의 루치아의 매드씬은 너무 예쁘기만해서 저는 좀 실망스럽더군요. 조안 서덜랜드는 평을 찾기 힘들어서 아직 구입에 망설이는 중이고 칼라스는 뛰어났지만 루치아의 광기의 표현은 아쉽더라구요. 드세와 같이 기교과 슬픔을 동시에 연기해내는 루치아를 원했기에 드세를 열심히 찾아해맸습니다.드세의 음원은 예전에 출시된적이 있는데 엔리코가 루도빅 테지에길래 구입하고 싶었으나 거의 다 절판 약간 절망하고 있을때,



이 음반의 발매를 보게됩니다. 드세 녹음에 sacd로 출시되는걸로 봐서 음질도 좋겠다고 생각을 했죠. 수입cd라 가격도 비싼데도 구입했지만... 드세의 기교는 제가 원하던 그것과 비슷했지만 음반의 한계인가요. 광기와 슬픔은 온데간데 없고 기교만 살아남아 아주 예쁜 곡이되더군요. 솔직히 아 이 곡이 이렇게 부르면 이렇게 예쁜곡이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맘먹고 구입했는데...OTL 아드가르도나 엔리코도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임을 알곤 있었지만 조셉 칼레자와 루도빅 테지에도 너무 그립네요. 사실 칼레자, 테이제, 연광철 세분다 최고였거든요. 결국 제발 Met에서 dvd를 발매해줘서 그걸 구입해서 음원을 만들어서 듣고 다니는 방법밖엔 없는거 같네요.

확실히 허섭한 집의 음향시스템도 한몫하긴합니다. 다른 장르를 다 포기하고 오로지 클래식을 위해 마렸했지만 그래봤자 서민의 장비일 뿐이니 음표현력이 참 가난하더군요. 칼레자의 <몰티즈테너>란 새음반을 구입했는데 평이 좋아서 구입했지만 칼레자의 그 성량을 느끼기엔 제 시스템이 역부족이더군요.

앞뒤없는 넋두리를 늘어놓았네요. 오랜만에 푹빠진 작품인데 더 버닝하고 싶어도 자료도 없고 소스도 없네요. 그저 Met에서 뭔가 내주기만을 간절히 바래볼뿐입니다.
by 단열했니 2011. 8. 25. 14:29
압구정 CGV
Donizetti Lucia di Lammermoor
지휘 Patrick Summers 연출 Mary Zimmerman
Natalie Dessay, Joseph Calleja, Ludovic Tézier, 연광철


스포일러있지만 이 작품을 감상하게 되면 막간 인터뷰때 향후 전개되는 내용을 다 말해버립니다.

광기의 줄리엣 루치아
제가 봤던 글 중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희극으로 분류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사실 소위 4대 비극이라 분류되던 작품과 비교했을때 유쾌하고 유머스러운 부분도 많고 두 사람의 죽음이 사랑의 완성에 속하며 두 가문이 화해하는 것으로 끝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로미오와 줄리엣>은 여러시각의 해석도 존재하고 여러 버젼이 있기도 하며 가문간의 반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두사람이란 진부한 클리쉐의 시작이기도하죠. 갑자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이하 루치아)로 시작하지 않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 오페라가 광기의 <로미오와 줄리엣>이기 때문이죠. 사실 원작이 영감받은 실제사건은 완전히 따로 있고 딱히 그 사건과 관계없이 서사구조에 있어선 결말까지 지극히 비슷합니다. 다만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를 뿐이죠.

오페라를 많이 본건 아니지만 대충 오페라는 아리아 한두곡을 듣기위해 지루한 2~4시간을 버티고 앉아있어야하는 작품들이 넘쳐나는 장르란 점인데요. 대충 작품을 대할때 대부분 그런 선입견가지고 임하는데 이번에 그걸 확 깨준게 이번에 관람한 <루치아>였습니다. 좋지 않은 곡을 일부러 찾아내야할정도로 모든 곡이 너무다도 좋습니다. 물론 네명의 배우의 놀라운 가창력과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한몫했으리라 봅니다. 주요배역진 모두가 그러기 쉽지 않거든요.

루치아는 이 기울어져가는 귀족가문의 영애로서 어머니를 잃은지 얼마 안되서 정략결혼을 강요당하며 이 우울한 고장에서 사실 이미 마음의 병이 생겨버린 처녀입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생긴 새로운 사랑에 집착을 하게 되지만 남자는 사랑때문에 일을 놓치못하고 잠시 떠나게되고 그를 지독하게 미워하는 그녀의 오빠는 그녀를 강제로 정략결혼시키기 위해 음모를 꾸밉니다. 이런 줄거리가 의외로 굉장히 스피디하게 전개되고 긴장감있는 연기와 노래로 몰입감을 가지고 보게됩니다.

후반에 연인에게 버림받고 나서 유명한 Mad Scene을 볼수 있는대 15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화려한 콜로라투라(여성 소프라노에서 가장 화려한 고음을 가장 고난도의 가창을 기술적으로 구사하는 창법.)창법의 아리아를 보여주는데 제가 여태까지 보아왔던 작품 중 가장 화려한 기교를 이용해 정말 미쳐버린 여성의 모습을 강하게 보여준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광기를 표현하는데 기교만으로 관객의 공감을 얻어낸다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곡의 힘과 배우의 가창력이 만들어낸 환상의 조화가 아닌가 싶네요. 구구절절 말이 필요없지요.


2007년도 공연영상이라고 합니다.(유튜브링크라 언제든 잘리거나 제가 삭제할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대한 이야기도 좀 하고 싶지만 그렇게까지 하기엔 미천한 필력이라 얘기하지 않겠지만 Met HD를 여러 작품을 보았는데도 정말 이런 배우들을 모르고 오페라를 봐왔다는게 억울할 정도로 너무나도 잘하는 배우들입니다. 이 역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신부님 역할을 맡은 연광철교수님을 보는 재미는 보너스겠죠. 우리나라에 이렇게 큰 무대에서 활동하시는 바리톤이 있는줄 새롭게 알게되었네요. 19세기 스코틀랜드에 동양인 신부라는게 좀 우습지만 오페라무대는 당연하게도 실력위주의 캐스팅을 한거겠죠. 종종 그런 무대를 볼수 있긴합니다. 모녀가 피부색이 다른 인종이고 형제가 다른 인종일때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또 생각하면 금새 몰입할수 있긴하더군요.

오페라 입문자에게 추천
저도 아직 오페라 입문자라고 할수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무척이나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뜩이나 Met의 무대는 특히 뮤지컬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이질감이 없는 화려하고 멋진 무대를 보여주는데다 3시간30분의 러닝타임(인터미션포함)이 지루하지 않고 몰입도를 주는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거든요.

Met HD Live에 대해여
제가 본 상영관에서 제 뒷자리의 여자분들이 인터미션시간에 직원까지 호출해가며 도대체 왜 이 작품은 인터미션이 이렇게 기느냐 따지고 상영시간 내내 투덜투덜거리기에 Met HD Live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 하자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의 공연을 세계 유수지역에서 극장에서 실시간으로 상영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Live라고 붙어있는거죠. 그래서 실시간으로 인터미션이 삽입되어있고 20분가량의 인터미션이 길다보니 막간 인터뷰를 10분정도 하고 인터미션만 실시간으로 정말 10분을 가집니다. 우리나라에선 실시간 상영은 아니지만 자막이 있어서 보기엔 더 좋다고 볼수있죠. 티켓값은 다소 비싼 25000원을 받고 있습니다. 호암아트홀과 압구정cgv에서 각각 다른 시간대에 상영하고 있습니다.

by 단열했니 2011. 7. 18. 14:07
12월 29일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말러 교향곡 3번

난해한걸로 유명한 말러...

정말 난해하더라 이 기승전결 없음은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가...
by 단열했니 2011. 1. 1. 21:25
12월 27일 - 고양아람누리
국립발레단 프라임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좋지만 발레는 내 취향은 아니었다.
by 단열했니 2010. 12. 28. 00:33


12월 2일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김은경 최성수 박경종 노희섭 추희명 허철수

서울시가 제작하면?
전 한동안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있었는데 오페라는 뮤지컬의 원류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인 것도 사실이고 뮤지컬을 보다보면 오페라 자연스레 관심을 두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교적 현대적 음악에 가벼운 내용을 지향하는 뮤지컬에 비해 대부분 비극적인 내용이 주류인데다 인간의 목이라는 악기를 이용해 이 악기로 어디까지 소리를 낼수 있는지 시험이라도 하는 듯한 오페라에 흥미를 못느끼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요. 또 뮤지컬은 비교적 연극에 가까운 구성을 가지지만 오페라쪽은 대부분 두, 세막 정도 막을 가지는데 한 막엔 한 무대세트를 고집하는게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심층적으로 공부하지 않다보니 왜그런지는 잘모르겠고 막안에 굳이 다른 장소가 필요하다면 커튼을 내리거나 조명으로 공간을 만들기도 하죠. 그러다보니 1막의 한장소 안에서 엄청나게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잘난척하기 위해 굳이 이 얘길 쓴건 아니구요. 연서에 대해 이야기하려다 보니 그렇네요.

본 후기에는 '연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는 듯하지만 글을 읽어보시면 '연서'의 스포일러는 없으며 도리어 '피맛골 연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면 자막으로 등장인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 해주는데 인물소개 부분에서 아륵이란 인물이 도실을 사랑해서 그녀를 구하려다 남자주인공이 죽는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뒤에 줄거리가 따로 나올텐데도 말이죠. 이 모든건 도실을 사랑하여 그녀에게 구혼했으나 집안에서 거절하자 집안을 몰락시킨 후 도실은 기생이 되게되고  재필이 다시접근하자 복수심으로 그의 가산을 탕진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시장에서 비단 장사를 하는 아륵은 비가 많이 와서 길이 진탕이 된 날 진탕길을 건너가지 못해서 안절부절하는 도실을 수레에 태워서 도와주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천에다가 글씨를 땋아 연서를 만듭니다. 이게 1막 시작전 줄거리고 이걸 자막으로 보여줍니다. 위에 오페라의 특성을 설명한 이유가 이겁니다. 이걸 극으로 보여주면 될 것을 한막의 무대로 모든 사건을 보여줘야하니까 당연히 작품에 대한 공부를 안해왔을 관객을 위해 몇분의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자막을 보여주는 것이죠. 3막짜리 인터미션뺴면 2시간 10분짜리 작품인데 자막에만 10분넘게 할애합니다.(막 전환때 자막이 좀 깁니다.) 뮤지컬도 줄거리 설명용 자막이 나올때도 있으니 그럴수 있다지만 제가 굳이 제기하고 싶은건 노래가사 자막도 따로 나오면서 1막줄거리까지 설명해야하냐는 거죠. 어쨌든 막상 공연을 시작하면 도실과 아륵이 사랑을 느끼게된 스토리, 둘간의 사랑의 아리아, 도실이 재필을 몰락시킨 얘기가 다 따로 넘버가 있으며 재필이 도실에 집착하여 그녀와 동반자살하려고 아륵의 비단가게에 불을 지르고 아륵은 연서로 그녀를 감싸서 구하게 되고 죽게됩니다. 근데 연서의 저주로 인해 정령이 되어 구천을 떠돌게 됩니다. 어라? 뭔가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서울시 제작 뮤지컬 '피맛골 연가'를 연상시키네요. '피맛골연가'에서 상황은 약간 다르지만 연인을 감싸기 위해 죽임당하고 그 역시 구천을 떠돌죠. 심지어 배경도 비슷합니다. 굳이 세트제작 따로 할 필요 없이 피맛골 연가 세트가지고 해도 될정도입니다. 전 혹시 피맛골연가 극본가가 같은가 했습니다만 그렇진 않더군요. '피맛골연가'와 연관시켜 홍보포인트를 잡았던 작품이라 너무 연관되어버리더군요. 결말도 어떻게 보면 비슷합니다.
서울시에서 영혼의 사랑이야기를 써보라고 다른 두 극본가에게 의뢰라도 한듯한 비슷한 느낌의 스토리입니다.

이대로 2막은 일제강점기로 들어갑니다. 역시 구구절절한 자막. 친일파 재필은 성악가 도실이 공연에서 '봉선화'를 부르자 일본인들이 체포하려하자 그녀를 구해냅니다. 그녀에게 청혼하려하자 도실의 노래를 듣고 연서에서 갑자기 아륵이 나타납니다. 전생에 죄를 폭로하고 그를 비난하고 도실이 재필을 피하자 재필은 연서를 칼로 찢어버립니다. 그러자 아륵은 다시 사라지죠. 이러고 2막이 끝납니다. 그리고 곧바로 3막 현재의 서울입니다. 한복디자이너 도실은 우연히 연서를 발견하고 복원하려고 합니다. 그녀의 약혼자 재필은 꺼림직해하며 연서의 복원을 말리나 도리어 파혼당합니다. 제가 그동안 언급안했는데 나레이터에 속하는 서점주인이 1, 2, 3막을 걸쳐서 대를 이어 연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데 그 연서를 복원하게 되면 전생의 사랑을 다시 만날 수있지만 같이 하늘로 올라가야한다고 합니다. 무사히 한복패션쇼를 마치고 연서를 선보이자 갑자기 쓰러지고 아륵이 그녀를 데리고 올라갑니다.



줄거리가 왜...
저는 보통 후기에다가 줄거리를 잘 안씁니다. 제 필력으로 써봤자 지루하기도 하고 딱히 내용을 공부해가야하는 공연이 아닌 이상에는 비록 속편 작품이어도 대사 몇마디정도에 그 인물간의 과거관계정도는 금새 유추해내니까요. 뭐 그러지 못하는 관객들이 아무리 많더라도 공연보기 전에 그렇게 구구절절히 줄거리를 썼어야했냐고 묻고 싶었고 어차피 오페라가 가사전달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으니 친절히 가사자막까지 다 넣었으니 말이죠. 사실 이 '연서'란 매개체가 웃깁니다. 1대 서점주인이 그런걸 만들면 저주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도 아륵은 그걸 만들고야 맙니다. 사실 사랑하는 여자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머리카락으로 글씨를 땋다니요. 혈서의 몇배는 섬뜩합니다. 결국 그게 저주의 매개체가 되서 몇세대가 되도 그 여자를 쫒아다니는 셈이죠. 사실 일제강점기의 재필은 친일파라는게 큰죄긴하지만 딱히 도실에게 해코지 한게 없는데 전생의 죄때문에 헤어져야한다고 하고, 현재의 서울에서도 저주받은 천쪼가리에 사로잡혀서 약혼자와 파혼하고 그 천쪼가리를 완성하자 죽음을 당하게 된다는 얘기에 불과합니다. 재필은 전전생의 죄때문에 그녀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구요. 블로그 보니까 원래 줄거리는 재필이 도실을 죽이게되자 죽은 영혼이 아륵을 만나 하늘로 올라간다는 내용이던데 재필이 사회적 지휘가 있는 사람인데 파혼당했다고 굳이 연인을 죽인다는 설정을 결국 수용하지 못한 듯 하더군요. 저주의 연서가 환생을 거듭해가면서도 쫓아오고 결국 사랑했던 연인을 죽인다는 줄거리로 마무리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걸까요?

극본뺴곤 다 훌륭한...
1막의 구성과 연출과 그 화려한 무대는 음악 창작오페라가 이렇게 잘만들수도 있구나를 보여줍니다. 동선조차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할정도로 엄청난 수의 등장인물 배우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입니다. 사실 피맛골연가에 무대를 비교하기 미안할정도로 엄청나게 잘만들었는데 1, 2막 배경이 두작품이 너무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비교할 수 밖에 없더군요. 원래 아리아를 먼저 듣고 갔었는데 무척좋았는데 제가 3층에 있어서 그런건지 막상 김은경씨의 가창력은 3층까지 박수를 치게 만들진 못하더군요. 오페라는 왠간하면 박수를 아끼지 않는 편인데 말이죠. 3막은 막전환때 자막에서 갑자기 은근슬적 서울시 홍보를 열심히 하던데 서울에서 하는 작품을 굳이 서울시 홍보를 그렇게 할필요가 있었나싶은데.. 광화문 광장을 형상화해서 만든 무대는 패션쇼장으로 멋들어지게 변하긴 했지만 전막들의 압도적인 세트를 생각하면 살짝 아쉬움이 드는건 사실이었습니다. 노래도 무척좋아요. 소셜커머스 할인때문에 예매하긴했지만 홍보용으로 쓴 아리아가 너무 좋아서 무리해서라도 보고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Full(?)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 맛도 있었구요. 올해는 클래식에 관심을 너무 안줬구나라며 후회까지 들더군요.

원래 오페라는 뮤지컬보다 더 극본이 허술합니다. 가능하면 두세군데의 장소에서 모든걸 해결해야하기때문에 별별 무리수를 다 둡니다. 근데 연서는 애초 근본적인 설정이 말도 안됩니다. 도실이 아륵을 사랑하게 되니 망정이지 스토커도 이런 스토커도 없습니다. 저주의 편지를 만들지 않나 환생할때마다 쫓아다니는데다 전생의 죄뿐 아니고 전전생의 죄때문에 연인을 찢어놓은거죠. 그리고 이 모든건 사랑때문이다. 그런건 사랑이 아닙니다. 제가 너무 단정적인걸까요?

by 단열했니 2010. 12. 3. 06:53


Rossini's Armida - Renee Fleming

Met hd on screen 란 컨셉으로 HD카메라로 찍어 고화질, 고음질(HD의 장점은 단지 화질뿐 아니라 음질도 있습니다. 물론 화질도 잘 못살리는데 음질을 살리는건 더 힘들겠지만요.)로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상연되는 오페라공연을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상영하는 컨셉이죠. 우리나라엔 자막을 위해서인지 약 두달정도의 시간의 텀을 두고 상영하고 있습니다. '아르미다'는 09-10시즌 마지막작품으로 이번에 놓치게 되면 올겨울에나 또 만나게되겠죠.(물론 재계약을 해주기도 해야겠지만요. 꼭 해주시길...)

'카르멘'에 홀딱 반했지만 먼거리에 기나긴 상영시간때문에 한동안 Met on screen시리즈를 외면해오다 '카르멘'의 인터미션 인터뷰어로 나왔을때 눈에 확들어오고 '장미의 기사'에서 홀딱 반한 르네 플레밍 여사님(?)이 타이틀롤을 맡으신 작품이라 부랴 부랴 표를 끊게됐죠.

보통 오페라들이 스토리가 단순한 편인데 이 작품 역시 굉장히 단순합니다. 작품이 1817년 이후 처음올라가는 것이라고 하고(이게 MET기준인지 오페라자체 기준인지 모르겠습니다.) 스토리는 '구원된 예루살렘'의 스토리를 각색해 오페라 '리날도'와도 스토리가 완전히 틀려서 그저 아르미다란 인물에 초점이 맞춰진 새로운 창작물이 아닌가 싶네요. 예루살렘을 치러온 프랑스의 십자군의 대장인 고프레도는 심복을 잃고 잠시 슬퍼하지만 재정비하고 전열을 다듬습니다. 그 사이 공주이자 마법사인 아르미다가 미모와 마법으로 자신의 나라를 되찾아줄 기사를 찾는데요. 고프레도를 제외하고 모든 기사들이 그녀의 미모에 홀려 그녀를 돕겠다고 나섭니다. 고프레도는 새로운 심복으로 리날도를 뽑게되고 제르랄도가 반발하여 루머를 퍼뜨리자 화가난 리날도가 분노하여 그를 죽입니다. 이에 화가난 고프레도가 리날도를 징계하려하자 리날도를 사랑하는 아르미다가 그를 데리고 폭풍우를 일으켜 자신만의 세계에 데리고 가는 것으로 1막이 끝납니다. 뭐 결국엔 비극으로 끝나긴하는데...(이 얘긴 중간 인터뷰에 대략적으로 언급되서 스포일러도 아닙니다.) 비교적 내용이 황당하고 2막이후엔 별다른 스토리도 없는데 환타지적 요소가 있어서 그런건지 뮤지컬연출가 출신이 연출해서 그런건지 무대의상이나 무대분위기가 오페라보단 뮤지컬을 연상하게 되는 요소가 많습니다. 다소 '마술피리'처럼 전연령관람용 냄새가 살짝 풍기기도 하구요. 뮤지컬적인 느낌이 강해서 오페라팬에겐 되려 별로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공연당시 평가가 썩 좋지많은 않았다고 하네요. 왜인지는 모르겠네요. 저도 찾다보니 그런 글을 본 것 뿐이라서요.


르네플레밍의 매력적인 팜므파탈적인 부분은 좋았지만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부분은 약간 왠지 모르게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더군요. 원래의 금발로 출연하면 어떘을까하는 아쉬움도 있구요. 보통 이런 이모(?)뻘 배우에게 반한적이 없는데 너무 너무 우아하고 매력적이시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실력도 출중하시고 보통 뭔가 하나 부족하기 마련인데 어느한구석 흠잡을데 없이 매력적이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작품은 여태봐온 여러 작품과 달리 오페라만의 규칙들이 살짝 살짝 깨어져있는데 주요 출연진 5명이 모두 다 테너라는 점입니다. 중간 인터뷰에 이런 출중한 테너들이 다 여기와있으니 유럽에서 오페라공연이 되겠냐는 오버스런 질문에 한군데정도는 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는 오버스런 답변을 보곤 살짝 기가 차기도 했는데요. 그런 자부심만큼이나 주역이던 조역이던 5명의 테너가 고른 실력으로 자기씬에선 압도를 하는데 가끔 뮤지컬 공연에서 배우분들 실력들이 들쭉날쭉하면 몰입이 깨지곤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정말 감탄을 금치 못하게되더군요.

다소 황당한 결말과 두번의 인터미션(15분과 5분)을 합해 3시간 40분짜리 작품이지만 왠간한 오페라 영상물과 달리 뛰어난 화질이 마치 공연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며 뮤지컬적인 무대와 느낌때문에 뮤지컬팬도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은 그런 오페라였습니다. 평소 Met on screen 시리즈에 관심은 있었으나 여러 이유로 관람하지 못한 분께 시즌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기에 한번 추천해봅니다.

by 단열했니 2010. 7. 22. 17:07
11월 20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협연 릴리 마이스키 (piano)

베토벤
7 Variations on 'Bei Mannern, selche Liebe fuhlen'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중 '사랑을 알만한 도련님에게는' 주제에 의한 7개의 변주곡

마누엘 데 파야 
스페인 민요모음곡

클로드 드뷔시
Sonata in d minor

intermission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Vocalise, op. 34/14
Elegie in e minor, op. 3/1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Sonata in d minor, op. 40


클래식 공연이란게 그렇다. 자기가 좋아하는 넘버만 들을 수 없기때문에 지루하고 지겨울때가 더 많다. 그런데 그렇기때문에 새로운 만남이 있고 새로운 배움이 있는거 같다. 요새 바쁘긴하지만 마음이 복잡하고 우울하고 지쳐있었는데 아름답고 따뜻한 첼로선율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거 같아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여유롭고 포근한 첼로의 거장의 실력에 커다란 감동을 맛보게 해줬던 시간인거 같다. 4번째 앵콜때부턴 관객들이 대부분 퇴장해서 객석이 반도 안차있었는데 계속 앵콜을 해주던 거장의 여유가 좋았던 콘서트였다.
by 단열했니 2009. 11. 2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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