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아트홀 블랙
10월 23일 - 강필석 윤공주 이주광
10월 24일 - 신성록 윤공주 이주광

나와 틱틱붐!
다른 작품과 달리 '틱틱붐'은 제법 챙겨본 편인데요. 세군데 동시 상연시절에 강남팀, 대학로팀이었던 남경주-최정원, 주원성-전수경때 보고 NKTOB의 조이맥킨타이어가 존역할로 내한공연도 보고, 마침 제가 딱 서른살때 이건명-배해선으로 봤었구요. 요번엔 존이 더블로 들어가길래 두번다 봐야겠다 싶었죠. 렌트를 너무 좋아해 '렌트'의 음악만으로 부족한 라슨의 팬심을 달래줄 작품은 사실상 '틱틱붐' 밖에 없고 전체적으로 본 횟수로 치면 오히려 '렌트'를 능가하기도 하네요. 작품은 질풍노도의 29살에 대한 이야기인데 20대 중반때 볼땐 노래가 괜찮은 뮤지컬이었다가 서른이 되서 보니 공감백배의 작품이었죠.

새로운 틱틱붐 다른 두명의 존
'틱틱붐'의 초연은 한전아트센터, 연강홀, 산울림에서 동시에 다른 캐스트 다른 연출로 한다고 했었지만 무대가 비교적 틀리고 배우마다 해석이 약간 틀린정도였지만 존의 대한 해석과 연출은 비슷비슷했습니다. 내한공연도 그랬고, 2007년도 버젼도 비슷하더군요. 강필석의 존도 그리 틀리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놀라운건 신성록의 존이었습니다. 사실 기존의 존 캐릭터는 예민하고 우울한 신경과민증의 캐릭터였다면 신성록의 존은 속내는 어떻든 능글맞고 친화력있는 캐릭터인데 어딘지 상반되는 느낌의 캐릭터를 이전의 예민하고 우울하며 신경과민한 인물의 이주간에 고대로 잘 녹아냈단 말이죠. 사실 '렌트'같은 작품을 쓰고 작품속의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작가라면 그런 성격일지도 모르겠다라고 절 설득하는데 성공하긴했습니다. 어쨌든 그 해석이 어딘지 어색할것만 같은데 녹아내는 과정이 너무 흥미로워서 몰입이 되더군요. 강필석의 존 공연은 두 멀티맨과 다른 스타일의 연기로 인해 되려 튀기도 하고 앙상블이 과히 좋지 않아서 사실 다소 몰입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대부분의 유머코드도 관객들에게 통하지 않았구요. 두 오버하는 배우사이에 혼자 진지하고 고민하는 연기를 하면서 그안에서 상당히 공들여져 만들어진 안무와 브로킹에 핀트가 맞지 않는 느낌이라면 신성록의 존이 바로 연출이 원하던 존이었던 것인지 세 배우의 다소 오버스럽고 소란스러운 새로운 분위기가 유기적으로 잘 맞더군요. 하지만 이건 배우간의 캐릭터 분석 차이인데 서로 간의 해석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 다른 앙상블을 맞춰주지 못한건 많이 아쉬운거 같아요. 이전 공연까지만 해도 우울한 존이었어도 나름의 유머코드를 잘 이끌어내서 중간중간 웃고 그러기엔 부족함이 없었는데, 이번 강필석존은 중간에 너무 조용하더군요. 분위기뿐 아니라 재미가 없었어요. 반면 신성록 존의 발랄한 능글 캐릭터는 두 멀티맨의 가끔은 민망스러운 오버와 잘 맞아서 전체적으로 상당히 유쾌하게 공연을 연출합니다. 그동안 소극장 공연도 많이해서 그런지 관객과 어울리는걸 즐긴달까요. 제가 강필석 존을 본 날 두 배우의 컨디션이 별로였을 수도 있지만 신성록과 두 배우가 유독 호흡이 잘맞는 모습까지 보여져 이 공연의 제작과정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새로운 존의 캐릭터와 연출은 환영할만 했지만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이 너무 오버스럽고 재미에 치중한 전체적인 흐름때문에 진지한 대사들이 가끔은 그냥 흘러만 가는 듯한 모습도 보여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감히 평하자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해야겠죠.

수퍼비아가 보고싶은 1人
조나단 라슨의 유작인지 미발표작인인지 정확한 정황이야 모르겠지만 살을 덧댔다는 작품이지만, '렌트'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틱틱붐'은 그 인간적 일면을 볼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렌트'만으로 그의 음악이 아쉬운 사람에겐 목을 축이게 할수 있는 곡들로 가득찬 작품이기도 하죠. 라슨 사후와 '렌트'의 성공이 맞물린 작품이라 의도를 한건지 '렌트'에서 나오던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의 원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너무 좋고 늙은사춘기(?)를 겪어본 사람에게 겪한 공감을 가질 만한 내용의 극이기도 하죠. 사실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그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저 엔딩이 꼭 그리 해피엔딩이 아니었는지도 모르죠. 행복한 웃음속 엔딩에 어딘지 모를 비극을 항상 느끼곤 했으니까요. 그토록 원하던 인생을 살게되었고 사람들이 오래도록 기억하는 걸작을 만들어냈지만 이 작품의 작은 해피엔딩은 한 젊은이의 짧은 삶의 방아쇠같은 역할을 했다는 생각도 종종하곤 하거든요. 그리고 이 작품에서 자주 언급되어지는 수퍼비아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크게 조명된 공연은 아니지만 스티브 손더하임이 인정하고 그의 젊은 시절의 5년이 축적된 작품이니까요. 라슨의 음악이 그리게 되는 작품인거 같아요. '틱틱붐'은 공연 완성도완 상관없이 항상 보고나면 어딘지 허전함을 느끼게 되는거 같아요. 왠지 모를 허전함. 그리고 이젠 나이먹었다고 새로운 느낌이 되네요. 나도 저 나이떈 저런 마음이었지...

by 단열했니 2010. 10. 27. 02:31

2007년 12월 30일 이건명, 배해선, 김형묵

아르코 대극장

1. 저에게 4번째 틱틱 붐!

2001년 신시에서 3곳의 극장에서 같은 공연을 한다는 컨셉으로 강남 한전아트센터, 대학로 연강홀

(연강홀이 어째서 대학로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촌 산울림에서 했었는데요. 당시 강남(남경주,

최정원), 대학로(주원성, 전수경)버젼만 보았습니다. 그리고 2002년 누나들의 우상 '뉴키즈온더블록'의
 
조이 맥킨타이어가 한국에 온다는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동숭홀에서 '틱틱붐!' 내한공연을 가졌었죠.
 
올해 안그래도 틱틱붐을 너무 보고 싶었는데... 아르코 대극장에서 다시 선보였습니다.  2007 '틱틱붐'

은 아르코 대극장에 맞지 않은 공연을 선보였다는 악평이 주를 이었는데...

오히려 저는 소극장에서 하는 '틱틱붐'을 본적이 없는지라 그리 크게 우려를 하지 않은채 극장에
 
갔습니다. 공연컨셉에 맞게 30살 할인이라는 안습의 할인을 받고 말이죠. 그래도 너무 보고 싶었죠.

올 여름때부터 '그린 그린 드레스'를 흥얼거리며 다녔을 정도로..

2. 틱틱붐을 6번이나 공연한 기획사에서 왜 새로운 버젼은 살리지 못하였는가..

원래 틱틱붐의 기획의도를 보면 조나단 라슨의 1인극을 3인으로 늘려서 소규모 공연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배우가 3명밖에 나오지 않는 극이기때문에 당연히 큰 극장과 다소 맞지 않는데... 제가

앞전에 본 세공연에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무대를 깊지 않게 만들고 꽤 앞으로
 
당기기도 했지만요. 근데 이번 틱틱붐은 꽤 뒤로 돌렸더군요. 왜일까 고민했는데.. 보다 보니

알겠더군요. 안무와 브로킹을 간소화했기때문인건데, 글쎄요. 안무와 브로킹을 간소화했다는건 연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같긴한데... 그렇게 인상적이지만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론 평소 굉장히
 
과대평가된 배우 리스트에 꼽는 이건명씨의 열연은 연기를 참 열심히 했다는 느낌이지만 마음을 확
 
사로잡는 그런 느낌은 없었다고 할까요.

30살...

20대때 보는 30살의 불안감은 '와~ 서른이란게 그렇게 힘들까?' 30살에 관련된 에피소드는 시트콤

'프렌즈'에서도 처절하게 다룬 적이 있는데요. 미국도 사람들이 나이연연을 안하는거 같지만

서른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거 같습니다. 저도 올해 서른이 되었습니다. 제 인생의 2007년과 서른살이란
 
나이는 제 인생에 악몽같은 인생과 우울증이라고 남기고 싶습니다. 일년내내 우울증에 걸린듯 살았고
 
제 일과 인생 둘다 그렇게 순조롭게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었죠.

그런 삶을 존도 살고 있더군요. 이 작품은 딱히 서른이란 나이가 중요하다기보단 그냥 어른이 되는 것

이 너무나도 힘든 와중에 우리가 어른이 되고 나서 문득 나는 어른이된 것이구나란 하나의 포인트같습

니다. 젊을땐 이해 못했던 찌든 인생의 더러움이 나에게 묻어져있고 그것을 인정해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힘든 그런 나이인거죠. 일도 연애도 잘 풀리지 않는 그런 힘든 시기가 현재 저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들면서 깊이 몰입하면서 보게되었네요. 진정한 인생의 전환점과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가
 
서른살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는 공연이었던거 같네요.그러나 공연은 공연...

저도 이제 끔찍했던 2007년을 마무리하면서 2008년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해야할거 같네요.

4. 틱틱 붐!

공연 중간보면 '렌트'의 'La Vie Boheme'에 나오는 기타리프가 잠깐 나옵니다.(물론 'Your Eyes'라고
 
해야겠지만요.) 관객들을 탄성을 지르지요.  저는 이 부분에서 강하게 느낀건데 '렌트'의 극히 한소절

을 삽입한 의도도 그렇고 그것에 호응에 주는 관객도 그렇고 그런거죠. 바로 조나단 라슨에 대한

그리움이랄까요. 그의 음악에 대한 찬사라고 해야할까요. 어쨌든 그의 음악이 너무 듣고 싶은데

'렌트'와 '틱틱붐'밖에 없다는건 너무 아쉽습니다. 'Superbia'도 소개됐음할정도로...

5. and...

오늘 이 작품을 보니 저도 제 귓가에서 울리던 시계소리가 있었다는 것도 알게되었고 폭탄도 몇번
 
맞았죠. 뭐 결국 존은 잘되었지만... 사실 잘된것도 아니죠. 그 성공을 누리지도 못했으니까요. 그저

좋은 친구가 있고, 사랑하는 음악이 있다면 삶을 좀 더 긍정적인 태도로 맞이하도록 노력해야하겠다

라는 결론에 이르긴 하네요. 열심히 산다고 삶이 그 열심히 산만큼 보답을 해주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절망하고 우울에 빠지곤 하죠. 그래도 즐겁게 살아야하는건 우리곁에 있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음악이 있으니까요. 그걸 깨닫게 해준 고마워요~ 존...

by 단열했니 2008. 1. 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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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찾기 시즌2 포스터

 

2007년 3월 13일 8시 예술마당1관 전병욱, 오나라, 김세준

오늘 대학로에서 <김종욱찾기>를 '혼자'보았다. 요새 소극장 뮤지컬쪽에선 거의 본좌길래 봐야겠다

싶어는데, 보통 소문난 잔치 먹을것 없다고하는데 이 작품은 딱! 내취향이었다. 노래도 좋고 연출도

좋고 배우들 노래에 연기까지 손색이 없었다. 게다가 공연에서 제일 중요한건 극본인데 그게 뛰어나다

호흡과 군더더기없음이 너무나도 뛰어나서 후반부가 될때까지 지루할틈이 없다. 이런 소극장에 배우

세명이 나오는 작품에선 나오기 힘든 놀라운 결과물이었다. 이렇게 엄청난 수준의 작품이 뮤지컬에서

나왔다는게 놀라울 정도였다. 이게 왜 뮤지컬대상에서 대상을 못탔는지..쯧쯧~

반면 내가 극장을 착각해서 대학로를 잠시 헤맸는데.. 최근 대학로 에서 뮤지컬보면서 새삼느낀건데

뮤지컬 극장이 너무 많아졌다. 뮤지컬이 원래 소극장용이라도 너무 작은 소극장에선 공연하기

힘들기때문이다. 뮤지컬의 호황속에 연극은 죽어가는게 아닌지... 그래서 오고가며 본 소극장 세군데서
 
공연을 안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대학로에 하나쯤 있었음했던 소극장 멀티플렉스 예술마당이란

극장인데 한건물에 소극장이 4군데가 있는데 그중 3군데에선 뮤지컬이 하고 있었다. 이게 대학로의

현실이구나... 나도 최근 뮤지컬만 무지하게 보고 있는데 반성이 되면서도 연극에대해 안타까움을

가질 수 밖에...

by 단열했니 2008. 1. 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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