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과 나

7월 27일 씨너스 이수 5관

나는 퀸의 짝퉁팬
사실 나는 퀸의 세대는 아니다. 하지만 살짝 걸쳐있는 건 또 사실이다. 하여간 그들의 앨범을 사기엔 좀 어린 편이었다. 뮤지컬을 좋아해서 일까 보헤미안 랩소디 스타일의 뮤지컬적 음악이 더더욱 사로잡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페라틱 록이란 이상한 별칭도 있지만 그의 노래는 드라마틱하고 강렬하고 마초적인 여타 그룹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그 가운데에는 프레디 머큐리가 있기때문이리라.

퀸을 좋아한다고 얘기하곤 하고 평소에도 종종 즐겨듣는 편이며 완성도가 굉장히 떨어진다는 뮤지컬 '위 윌락 유'의 내한공연을 보러 성남까지 갔으며 우연히긴 했지만 '영부인 밴드'의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하지만 그들의 실력은...-_-;;;) 문제는 내가 짝퉁팬인 이유는 '퀸 웹블리 라이브 앨범', '프레디 머큐리 추모공연', 유작앨범인 '메이드 인 헤븐'을 제외하곤 그의 정규앨범을 한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퀸을 좋아하게 된 시점이 프레디의 죽음과 겹치기때문에 학생때 정규앨범을 산다기 보단 그들의 음악이 모아져있는 앨범을 사는데 투자했고 이후에는 mp3만 들었던 탓에 딱히 앨범을 구입하지 않은 것이다. 정규앨범 한장 안가진 내가 과연 팬이라 할수 있을까. 하지만 이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꼭 보리라 했었는데 우연히 시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되었다.

뛰어난 화질주는 감동과 이수의 사운드
작품설명에 81년도 몬트리올 공연을 찍은 35mm 필름을 브라이언 메이가 우연히 창고에서 발견했다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꾸미고 있는데,  비디오로 찍은것도 아니고 35mm촬영이면 제작비가 상당히 들었을텐데 그 필름이 상영되거나 비디오로 출시되지 않고 창고에 쳐박혀 있었고 그게 또 이제와서 우연히 발견됐다는 스토리는 별로 공감이 가지 않지만 필름복원능력이 극에 달해있는 요즘에 이 작품이 복원된다는 것만으로 더 이상 딴지를 걸필요는 없겠지...

초반에 조명만 비추는 부분에서의 화질열화는 살짝 불안감이 들었지만 프레디 머큐리의 첫 등장에 그런 걱정은 기우였음을 알게되었다. 인물부분의 화질 어찌나 디테일이 강한지 블루레이로 출시되어도 레퍼런스 공연타이틀에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굉장한 화질을 자랑한다. 프레디 머큐리의 모공까지 볼 수 있는 놀라운 화질에 'Somebody to Love'를 부르며 흘리는 눈물은 화질을 떠나 프레디 머큐리가 살아서 콘서트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듯한 착각까지 들면서 가슴찡한 감동까지 주었다.

씨너스 이수는 평소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봉할때 마다 일부러 찾아가서 볼 정도로 엄청난 사운드의 극장이고 그 중에서도 5관이 최고의 관인데 마침 5관에서 상영을 해서 반갑게 관람하였는데 평소 이수사운드가 저음이 강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도 뛰어나면서 프레디의 보컬을 잘살려주며 보통 2채널로 녹음된 원본을 다중채널을 만들게 되면 약간의 어색함이 있기마련인데 어색함없는 음분리도와 과하지 않은 저음부로 정말 콘서트에 온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다른 시사회땐 관객들의 환호로 콘서트장같은 분위기였다고 하던데 마침 이번 시사회는 조용히 관람하는 분위기에 간간히 박수와 환호가 나오는 수준이었다. 나도 크게 따라부르고 박수도 치며 관람하고 싶었는데.. 옆자리에 앉은 관객은 잠까지 자버리니까 신나게 보기도 애매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건 더 이상 진짜 그의 라이브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사랑하는 곡 중에 하나인 보헤미안 랩소디 Ten Tenors란 애들이 불렀는데 괜찮더라~

더욱 아쉬운 사실은 이 친구들이 올해 우리나라에서 공연했었단 사실... 아쉽다..-_-;;;

변한 건 없니 날 웃게 했던
예전 그 말투도 여전히 그대로니
난 달라졌어 예전만큼 웃질 않고
좀 야위었어 널 만날때보다

사춘기나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때가 누구에게나 있다. 마치 노래 가사가 자기 얘기 같고 너무나도 자신의 마음속에 와닿을때... 그런 노래가 저는 토이의 노래였는데요.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걸', '바램', '선물 part 2' '여전히 아름다운지', '거짓말같은 시간' 등 주옥같은 노래들이 있는데요. 저는 유희열이 DJ를 했던 음악도시를 열심히 들었을정도로 유희열의 나름 팬인데요. 예전에 세종문화회관 콘서트를 놓쳤던게 한이 되었던 지라 이번에 콘서트를 꼭 봐야지 헀었는데 생각보다 어렵게 티켓을 구해서 보게 되었네요.

이번 콘서트로 알고 있었으나 새삼 느끼게 된 것

1. 유희열 노래 되게 못하는데... 역시나..ㅡㅡ;;; 입담은 여전~

2. 객원가수 얼굴들을 거의 모르겠더라...

3. 의외로 세션맨들은 익숙;;; 음도에 출연한적이 있어서 그런가?

처음에 오프닝은 경쾌하게 경음악으로 시작하였는데 의외로 경음악을 많이 삽입하곤 하는데 음반에서 들을때 그냥 overture느낌이었는데 콘서트에서 라이브로 들으니 steve barakatt 느낌도 나는 것이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네요. 아무래도 6집 노래가 위주로 갔지만 객원가수들이 한분씩 나와서 예전곡 메들리할때는 그때의 감성으로 다시 돌아가는 듯 했고 '여전히 아름다운지'에서는 눈물이 찔끔흐르기도 했네요.^^

중간에 게스트는 윤종신씨가 나와서 '환생'과 '팥빙수'를 부르셨는데요. 요새 라디오스타로 입담을 한참 과시해서 그런지 엄청 재미있는 토크쇼가 되었는데요. 다른 날은 이승환 공장장님이 오셨다지만 요새 윤종신씨 노래하는건 보기가 워낙 힘들어서 그런지 너무 반갑고 좋았던거 같네요.'팥빙수'때는 기립할일이 없던 관객들이 다 기립해서 뛰어놀았을 정도이니...

그외엔 성시경, 이적 등이 와서 멋진 무대를 만들어 주셨는데... 약간 물의를 일으켰던 윤하가 콘서트에 참여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랬는데 아쉽게 참여를 안했더군요. 윤하가 왔었다면 좋았을텐데요.
4월부터 유희열씨가 다시 DJ를 시작하신다니 오랜만에 라디오를 듣게될지..

다시 20대 초반 그때로 돌아간듯한 기분 마치 동창회에 온 듯한 그런 기분의 콘서트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