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오랜기간동안 공연되어오던 렌트가 마지막 공연을 고했다. 아마 아예 안올라가진 않겠지만 브로드웨이에서 볼수 없는건 사실인듯... 그리고 얼마전에 공연실황이 dvd와 블루레이로 출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흥분을 금하지 못했는데... 불법적이긴하나 블루레이립을 구하게 되었다. 블루레이 디스크를 무조건 살거지만 현재 플레이어가 없는 관계로 어차피 블루레이립으로 봐야한다고 구차한 변명을 날리며 국내공연과 한차원 다른 수준의 HD버젼의 공연실황을 보게되었다.

스펙은 720p이고 클릭해보시면 제법 화면을 꽉채우는 화면을 볼 수 있을듯 합니다. 이 버젼은 구하셔도 어느정도 사양의 PC가 아니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브로드웨이의 무대와 브로드웨이의 배우들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줍니다. 외모들이 뛰어난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고르고 뛰어난 실력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공연실황들과는 달리 다양한 카메라앵글을 선보이고 있는데 화면에 다른 카메라가 걸리건 말건 좋은 그림이 있으면 비춰줍니다. 상당히 역동적인 편집으로 뛰어난 몰입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HD카메라의 장점은 기존 카메라에 비해 어두운 조명에서도 잘 나오고 뛰어난 디테일을 주기때문에 배우들의 침방울 목에선 핏줄하나하나 마치 내앞에 있는양 관찰하며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보다 더 낫다고 하고 싶은게 일단 영화버젼에서의 각색이 워낙 맘에 안들었고 이미 공연은 버릴곳 없이 완벽한 플롯과 호흡을 가지고 있는데 공연용으로 만들어진 내용을 억지로 만듬으로서 생기는 지리함이 강했는데 역시 '렌트'는 공연이 최고인데다 카메라를 그다지 의식하지 않은 공연에서만 볼수 있는 열정적인 노래와 연기를 보여주기때문입니다. 다만 미미역의 배우의 실력은 좀 아쉬웠는데.. 사실 미미는 레코딩도 그렇고 제가 여태 본 공연도 그렇고 미미를 제대로 소화했다고 느끼는 배우가 없을정도로 어려운 넘버들이기때문에 그런건 감안해야겠지요.
엔젤은 역시 김호영씨다 싶은... 엔젤은 예뻐야한다는 선입견을 빨리 없애야 다른 렌트공연도 봐도 적응할텐데 말이죠.
모린은 그냥 무난했어요.  '오버 더 문'은 왠만한 배우아니면 정말 몰입하기 힘든게 있는거 같아요.
'라비보엠' 장면을 보시면 자그마한 안무의 디테일들이 역시 뭔가 틀리긴 틀리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직접봐야 알수 있는 렌트만의 매력이 있답니다.
공연의 모든것을 담기로 했는지 심지어 인터미션장면도 녹화합니다. 10분동안 이 화면만 보여지는데 2막을 위해 무대를 치우는 장면과 관객들이 왔다 갔다하는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커튼콜장면입니다. 이게 실황을 보시는 분은 좀 거슬릴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데 관객들의 환호와 반응이 너무 좋습니다. 아마 이제 볼수 없다는 아쉬움에 더더욱 환호를 보내는거 같습니다.
이 분 너무 너무 잘하시더라구요. 실황이 별로 맘에 안들어도 이 분의 'Season of Love'만으로도 본전은 뽑았다고 생각하실거 같네요.
                                             "라슨 너무 빨리가셨어요...ㅠ0ㅠ"

얼마전 어떤 형이랑 얘기하는데 제가 뮤지컬 매니아라고 하자 흔히 듣는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뭐야라고 물어보는데.. 항상 물어보면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오페라의 유령'이라고 했다가 '레미제라블'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렌트'실황을 보면서 자막하나 없이도 다 알아듣고(제가 히어링이 되서가 아니고 하도 많이 들어서) 넘버들을 따라부르며 울고 웃고 하는거 보면서 사실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은 렌트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정말 너무 사랑하는 작품인거 같아요.

dvd는 한글자막과 함께 곧 출시되니 dvd라도 구매하세요.
by 단열했니 2009. 3. 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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