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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용, 최근간 중극장 중에선 최고였다 다만 위치가 안습일뿐...


2월 23일 프리뷰 - 극장 용
김수용, 신주연, 조유신, 강효성, 송용태


아버지의 복수를 언제 할까 아님 말까 고민하는 내용일뿐인데 세계적인 명작.
햄릿은 정말 엄청난 작품이건 사실이죠. 딱히 대단히 새로운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닌데 햄릿이란 작품이세상에 나오고 나서 현재까지 원소스 멀티유스의 모든것을 보여줬고 수많은 원본 그대로 올린 작품과 재해석한 작품이 올라왔고 최근에 가장 성공한 햄릿의 각색본은 '라이온 킹'이었죠. 저도 세익스피어의 비극중엔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고 그만큼 이 작품이 뮤지컬로 나온다고 했을때 코웃음을 치긴했습니다만... 의외의 호평이 줄이었고 결국 시즌2를 찾게 되었습니다.

생소한 체코뮤지컬의 오프브로드웨이 버젼?
김수용씨 팀은 브로드웨이 버젼이고 고영빈씨는 체코버젼이라고 하는데 앙상블이 같은걸로 봐선 그냥 음이 조금 다른 정도인거 같네요.저는 시즌1을 못봤기때문에 시즌2만 두고 얘기하면 가죽으로 점철한 햄릿의 폼생폼사한 등장을 보면서 대충 앞으로 공연이 대충 어떻게 흘러가겠구나 했는데 예상대로 가벼운 버젼의 햄릿을 선보이네요. 그리고 화려했습니다. 레미제라블을 연상시키는 듯한 회전무대의 역동적인 브로킹과 장면전환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박진감과 빠른 전개. 숨쉴틈없이 작품에 몰입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였죠. 그리고 시즌 1관람자들이 극찬했던 음악도 프랑스 뮤지컬과는 또 다른 유럽풍의 음색과 김수용씨의 화려한 고음처리가 어우려져서 전체적으로 굉장히 화려하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보여줬네요. 시즌1때는 팔지 않았다는 ost를 이번 시즌엔 팔았는데 아쉽게도 체코 오리지널 캐스트버젼(게다가 실황버젼)인데 화려한 고음처리보단 프랑스뮤지컬쪽의 유럽풍 느낌의 음악인데 햄릿도 화려한 고음처리보단 부드러운 음색으로 노래부르더군요. 음악의 버젼이 조금 틀리다는거죠.

화려한 비극. 무엇을 보여주려 한건지...
일단 햄릿의 희곡은 대강 봐도 세시간이상의 분량은 됩니다. 햄릿이 주인공이고 엄청난 대사 분량을 자랑하긴하지만 그만큼 주변인들도 많고 사건도 많고 의외로 한번에 내용파악이 쉽지 않을정도로 복잡한 편이죠. 그런 원작의 팍팍 쳐내버려서 햄릿과 오필리어에 초첨을 맞추었고 오페레타같은 구성으로 되어있어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방식인 조연들의 뜬금없는 노래들이 들어가있는데 특히 클로디우스와 왕비의 넘버들인데 나름 새로운 해석이라면 해석인데 뭐 그리 인상적이진 않더군요. 햄릿과 오필리어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사족들도 많고 문제점도 있었는데...

화려하고 역동적인 무대의 양면속엔 작품속에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슬퍼할 겨를을 주지도 않았고 클라이막스라고 볼수 있는 장면이 없을정도로 재빠르게 다음장면으로 가버리더군요. 감정이입을 할 겨를도 주지 않았고 나중에 들으니까 무덤지기가 꽤 중요한 역할이라고 하던데 전혀 눈치챌수 없었고 중간 중간에 왜나오나 의아해했습니다. 햄릿의 원작을 보면 꽤 중요한 역할인건 알지만 왜 나오는지 알수 없이 스윽 나오고 스윽 사라지면 햄릿의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저 사람이 왜 나오나 의아해하고 저 사람이 나온 이유를 결국 끝까지 밝혀지지 않은채 끝나버린것이죠. 엄청나게 빠른 전개때문인지 아무리 중극장 뮤지컬이라지만 인터미션 포함해서 2시간도 채하지 않고 끝내버리는데 2시간도 안할거면 굳이 인터미션을 둬야하나란 의문까지 들게되구요. 햄릿과 오필리어, 클로디우스와 왕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려고 했다는건 알겠지만 그런 비극적인 사랑을 느끼게 해줄 시간을 줬으면 하는 바램도 있더군요. 빠른 전개때문에 뮤지컬을 별로 안좋아하는 분들은 재밌게 봤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억에 남게 해주지도 않을거 같네요. 게다가 무대를 깊게 써버려서 뒷쪽이나 2층에서 보는 분들이 재밌게 볼까란 의심도 들구요. 덕분에 무대가 굉장히 비어보이기도 합니다.

아쉬운 프리뷰. 한달만 기다리자.
아무리 프리뷰라지만 주조연과의 부조화. 호흡이 하나도 안맞은 앙상블. 나중에 돈더주고 호흡들 맞을때 보러왔어야했는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춤이야 그렇다치더라도 햄릿과 오필리어 오빠와의 대결씬은 너무 어설퍼서 웃음이 나오더군요. 합이 안맞아도 너무 안맞는데다 회전무대에서 대결하는거라서 그런지 엄청나게 벅차하더군요. 한마디로 우린 돈주고 드레스리허설을 보러온거죠. 아무리 프리뷰가 약간 그런거라지만 정말로 드레스리허설을 보게될줄이야. 사실 회전무대가 역동적인 화면을 보여준다지만 그만큼 배우들은 그걸 쫓아가기 위해 힘들어한다는거죠. 특히 이분들이 매일하는 것도 아니고 더블로 뛰는걸 감안하면 한달이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기획사에겐 좀 잔인한 얘기지만 너무 연습이 안된게 눈에 띄니까 솔직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강효성씨는 왕비감은 아니더군요.^^; 나머지 배우들은 그래도 어느정도의 인물 소화력도 있고 기대되는 면이 있네요.

여튼 너무 가볍고 'To be or not to be'도 없었고 그다지 슬프지도 않았고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았습니다. 뮤지컬은 콘서트가 아닙니다. 노래가 좋다고 하더라도 단지 김수용씨나 신주연, 조유신씨 노래들으러 가는것도 아니구요. 극이 있어야하는데, 이래저래 아쉽더군요.

※ 현재 공연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CD는 체코버젼이긴해도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ost이기때문에
가급적 구입하세요. 심지어 북미아마존에서도 안보이더라구요. 개인적으론 오프브로드웨이로 올랐다는 햄릿의 ost를 구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김수용씨 햄릿과는 노래의 느낌이 많이 틀려서 아쉬우시겠지만...
by 단열했니 2008. 2. 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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