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롬앤쥴 바로 다음에 금방 쓰려고 했는데... ost가 자꾸 정성화 버젼으로 손이 가더군요. 결정적으로 무엇보다도 김선영 노래가 정성화쪽 ost에 있기에 그쪽에 손이 갈 수 밖에 없었죠. 장당 15000원씩 두장 사면 28000원이지만 세트구매하면 무려 4cd가 되고 각각 러닝타임 93분에 달하는 대작 ost죠. '맨오브라만차'와 달리 중복되는 노래를 다 담았기때문에 어느 한 ost만 선택하여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지킬앤하이드'나 '오페라의 유령'처럼 적당히 섞어가며 수록할 수도 있었겠지만 작품에 대한 자신감때문인지 제작사에서 용단을 내린거죠. 덕분에 좀 더 비교당한다는 느낌도 있지요.

 두 ost를 굳이 나누자면 하나는 성악버젼 하나는 뮤지컬 버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순전히 제가 굳이 나눈겁니다. 캐스팅배분이 뭐였을까 했는데 정말 굳이 나누면 그렇더군요. 나누어진 더블배우들의 보컬 성향이 그렇다는겁니다. 그렇다고 딱히 성악곡처럼 부른 것도 아닙니다. 뮤지컬 곡이고 뮤지컬곡으로서 소화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조연배우들이 뮤지컬 배우들이기때문에 성악버젼, 뮤지컬 버젼이라고 말하는 것도 웃깁니다. 게다가 소냐는 성악발성의 가수도 아니구요. 오히려 팝가수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죠. 굳이 제가 두가지 버젼의 성향을 나눈건 배우이름을 보고 선택할 수 도 있고 이번 공연의 경우 정성화 쪽으로 평이 몰린감이 있는데다 주로 정성화씨를 선택하실 수 있어서인데요. 어차피 똑같은 노래가 있는데 평이 좋은쪽으로 구입하자고 하실 수 있는데, 그러나 류정한 이희정 이상은 소냐버젼도 무척 매력이 있다는 얘길 하는거죠. 그리고 더블캐스팅이 나오는 부분들은 보컬성향의 차이로 두버젼을 다 비교해서 듣는 맛이 쏠쏠하며 똑같은 ost 두개를 사시는게 아니라는거죠. 마치 클래식에서 연주를 누가했고 지휘를 누가했느냐에 따라서 곡이 새롭게 들리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시면 될정도입니다.

사실 제가 이 두 ost를 저렇게 나눈건 이상은과 김선영이 너무 비교가 되서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다른 더블캐스팅도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솔직히 '당신을 기억합니다'는 김선영씨가 최고네요.

전체적으로 류정한과 정성화의 보컬은 누가 우월하다고 할수 없습니다. 제가 류정한 임철수의 '동양평화'를 들으며 눈물이 핑돌때는 류정한 버젼도 급 보고 싶어지더군요. '맨오브라만차'때 느낀건데 류정한씨는 호탕한 영웅의 느낌보다는 음산하고 다크한 안티히어로쪽이 더 어울리는게 아닌가 싶어요. '지킬앤하이드'나 '스위니토드'같은 것 말이죠. 아직도 아쉬워요. '오페라의 유령'하셨으면 어땠을까란 상상을 말이죠. 2002년도 공연때 유령역을 못맡은건 역시 외국쪽 스탭의 실수가 아닐까란 그런 생각들을 자꾸 해보게되요. 그때의 류정한과 지금의 류정한은 기량차이가 있겠지만요. 정성화의 '영웅'과 '누가 죄인인가'는 명곡 중의 명곡인듯하구요. '장부가'는 류정한이 더 땡겨요.

반면 '이것이 첫사랑일까'의 소냐 버젼을 편견없이 듣고 있노라면 마치 브로드웨이 뮤지컬 어떤 작품의 아리아같습니다. 이렇듯 보컬로서 곡자체는 소냐가 잘살리지만 극속 이미지와 사랑에 빠진 가녀린 소녀의 느낌은 전미도가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ost로만 보면 '이것이 첫사랑일까'는 소냐가 더 낫지 않나 싶네요. '사랑이라 믿어도 될까요'는 비주얼적으로 공연에서도 딱히 어울렸을거 같지 않고 같이 부르는 부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미도와 임진웅의 앙상블이 좋았던거 같네요. 그러나 소냐의 보컬만으로도 ost의 가치를 빛내줌에는 틀림없습니다. 곡을 찰지고 윤기나게 해주는 능력이 뛰어난거 같아요.

결론은 두개 다 구입하시라는겁니다. 누구에게 선물하기에는 무난하게는 정성화 조승룡 김선영 전미도이거나 본인이 본 안중근 캐스팅으로 사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사실 설희와 링링은 극중 비중이나 노래가 너무 적지요.) 13000원이 아까워 두장 중에 한장만 산다는건 너무나도 아쉽다는 얘기죠. 두 ost다 개성이 넘치고 이런 ost를 우리 매니아들이 소장해줘야 시장성이 있구나 하고 제작사에서도 담번에 또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알라뷰 에이콤~

by 단열했니 2009. 12. 20. 02:52

자켓은 2007년 내한공연 캐스트 버젼이랑 비슷하더군요. 요번에 제가 리뷰할 ost들이 자켓들이 왠지 조금씩들 다 아쉽더군요. 참신함에 대한 것이랄까요.

처음 우리말버젼 ost가 나온다고 했을땐 초연멤버이길 바랬지만 아쉽게도 앵콜멤버더군요. 남자캐스트들이 전체적으로 조금 약해지고 여성캐릭터들은 더 맘에 듭니다. 임태경씨가 미성이고 초연때 벤볼리오를 맡았던 이건명씨도 개인적으론 좀 미성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하모니가 잘 맞았는데 이번 캐스팅에선 살짝 겉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역시나 이번 벤볼리오 머큐쇼는 김수용씨나 전동석씨와더 잘맞는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그런건지 로미오와 줄리엣의 메인테마라 할수 있는 '세상의 모든 왕들'도 김수용씨가 불렀더군요. 의외로 남자 트리플 캐스팅이 잘 나눠가졌는데요. 이름값만 생각하면 임태경씨에게 조금 더 몰리거나 김수용씨와 두분이서 할만한데 세명이 나눠서 노래를 부르더군요. 전동석씨도 실력이 꽤 출중하시기때문에 딱히 거슬리고 그런건 없더군요. ost만 들어선 전동석 박소연이 다시 올라온다면... 이란 생각도 들었네요.

초연때 몬태규 부인이었던 강효성씨나 생각보다 인상적이지 않던 유모에 실망한 터라 저처럼 불만이셨던 분들은 ost만 들으면 괜찮다고 생각하실만 할겁니다. 박소연씨의 음색도 너무 맘에 들어요. 오리지널 캐스팅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고 할까요. 성악발성이 주로 살짝 부담스러운 무게가 있는데 가볍고 귀여운 목소리때문에 줄리엣에 너무 잘 맞는거 같아요. 다만 그렇다는건 되려 다른 작품에선 어떨까란 궁금증이 생기네요.

프랑스뮤지컬에 매료되는 것 중에 하나가 마치 시를 노래하는 듯한 아름다운 발음이 음악과 조화를 이루는 것인데요. 번안이 되다보면 확실히 노래의 느낌이 반감이 되는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노래를 다른 나라 언어로 바꿀때 느낌이 확 틀려지는 것과 상통하는거죠. 그래도 '노트르담 드 파리스'는 서정적이고 시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고 생각이 드는데 아쉽게도 '로미오와 줄리엣'은 내한공연때부터 기획사가 맘대로 무대를 뜯어고치고 연출도 고치더니 라이센스로 와선 완전히 다른 공연이 되었죠. 그래서 그런지 노래와 공연의 감성을 잘 살리고 있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약간 우리나라 트렌디드라마스러운 해석을 가했는데.. 개인적으론 무척 맘에 안듭니다. 원곡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죽인데다 딱히 더 좋다는 느낌이 없거든요. 그러나 우리말가사가 주는 전달력은 확실히 강합니다. 일예로 솔직히 이렇게 악평은 했지만 최근엔 우리말 ost쪽에 손이 많이 가거든요. 오리지널과 달리 따라부르기도 좋구요.

자켓과 달리 북클릿은 충실합니다. 사진도 캐스트가 다 있구요. 작품설명만 빠진 팜플렛 수준이니 팜플렛을 구입하지 않은 분에게도 만족스러울거 같습니다. 다만 음원사이트나 음반사이트 등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아서 구하는데에 무척 어려움이 있다는게 단점이겠죠.
by 단열했니 2009. 12. 14. 13:11

12월 8일 - LG아트센터
정성화 이희정 김선영 전미도 최용민 민경옥 문성혁 조휘 임진웅

에이콤의 참신하지 않은 기획

사실 에이콤하면 '명성황후'이미지만 강합니다. 사실상 '명성황후'로 먹고사는 기획사란 이미지죠. 너무 우려먹는데다 언젠가는 한번쯤 봐야지 했는데 원래는 오케스트라였다가 mr로 바뀌었단 얘기에 보고 싶던 마음이 싹가시더군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관람시기를 좀 따뜻한 시기에 경희궁 공연할때 여자친구가 있으면 봐야겠다라는 아주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년안엔 보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자주 올라가죠. 이렇게 자주 올라가면 보고싶다가도 미루게되죠. 캐스팅도 항상 이태원씨 아님 이상은씨라 타 뮤지컬에서 접하지 못한 분들이라 딱히 땡기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영웅'의 제작발표기사만 보고 캐스팅의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명성황후' 다음에 안중근의사냐라는게 되려 상업적으로 보이더군요. 물론 우리나라를 사랑하지만 애국심마케팅이 꼴보기 싫은 것 처럼요. 사실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암살한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서세원이 제작한 '도마 안중근'도 개봉했다가 처절하게 망한 전력이 있구요. 작품자체의 퀄리티에 심각한 문제가 있던 작품이라곤 하나 그것외에도 작품자체가 대중에 관심을 전혀 못끌었죠.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얘길 뮤지컬로 만드는 리스크를 가진 작품인거죠.


완벽한 프로덕션의 모범
지극히 식상한 소재로 성공적인 작품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완벽을 기하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제가 허접한 글솜씨로 칭찬의 글을 쓰게되면 제가 그동안 후기를 썼던 다른 작품들 중에 왠간한 퀄리티만 되도 잘만들었다고 칭찬했던 작품들과 같은 선상에 올라갈까 조심스러울 정도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MR를 선택한게 탁월하다고 할정도로 곡마다 사용한 악기 구성의 다양함이 전체적인 작품 곡성향이 한가지 느낌으로 빠져버리는 일반적인 뮤지컬 넘버의 단점을 극복하고 각 장면마다 음악으로 배경을 설명하여 음악으로 그림을 그리고 드라마를 써내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됩니다. 솔직히 넘버들도 명곡이라 칭할 수 있는 곡이 너무 많아서 뭘 이 작품의 주요노래로 꼽아야하는지 고민이 될 정도입니다. 설희가 노래를 부를땐 설희의 작품같다가도 링링의 노래를 들으면 링링의 작품같을 정도로 캐스팅간의 노래의 무게감도 장난이 아닙니다. 무대도 우리나라 작품에서 이런 무대를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말로다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구성을 보여줍니다. 어느새 트렌드가 되어버린 빔프로젝트를 이용한 무대구성도 '빔프로젝트로 무대를 구성할땐 이렇게 하는게 좋단다.'라고 다른 작품에 가르치기나 하듯 우월한 사용방법으로 작품의 장소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일뿐 아니라 박진감 넘치는 연출의 묘미까지 만들어냅니다. 안무도 빛을 발하는데 추격씬의 안무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부럽지 않은 멋진 군무씬을 보여줍니다. 반면 연출적으론 사실 이런 대작에서 흔히 볼수 있는 spectacular한 비주얼에 치중해서 장면 장면 너무 비장비가 넘쳐나서 식상하네란 부분도 없지 않았는데 사실 이런 지적질은 독립군 의상이 너무 고급스러워서 민망했다란 식의 또하나의 소심한 지적질에 불과할 뿐이죠. 그런 연출덕에 작품의 주인공인 배우들은 더욱 더 빛날수 있었으니까요.

매장면 소름이 끼치다 못해 오한이 오는 듯한 전율의 연기
어떤 작품을 보게되면 사실 이런저런 것보다도 결국 제일 눈에 들어오는건 배우일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 러브 유'가 초연되고 나서 얼마안됐을때 보고나선 제가 주로 피해다녔던 정성화씨는 드디어 자신의 필모그래피 최고의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외모적으로 조금 안닮았단 핸디캡정도는 배우의 완벽한 몰입으로 커버하면 되고 노래는 가창력으로 보여주면 되는 것이지만 무대에서의 카리스마는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인데 상당히 놀라운 무대 장악력으로 작품의 무대를 완벽하게 장악합니다. 이희정씨는 이런 배우를 왜 다른 작품에선 볼 수 없었는지 아쉬웠을 뿐이고 문득 '스위니토드'의 텀핀판사역하셨음 좋겠단 뜬금없는 생각을 작렬했는데요. 혹시 재공하면 꼭 하셨음 좋겠단 생각해봤습니다. 저 나이대 배우분들 중에 저런 가창력을 가지신 분이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더군요. 김선영씨는 그동안 김선영씨의 기량을 볼 수 있었던 작품을 못봤었기에 이 작품으로 새삼 확인하게되고 그녀가 왜 매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배우인지 알게되었네요. 사실 초반에 저런 서구적인 마스크로 궁녀로 나오니까 몰입하기 좀 힘들었는데 그런 것 역시 쓸잘데기 없는 편견임을 연기로 보여주시더군요. 전미도씨도 소녀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주면서 넘버를 소화할때는 '저런 가냘픈 몸에서 그런 소리가 나는거야?' 생각뿐이 안드는 대단한 가창력의 소유자였구요. 저 네명의 배우들이 노래를 부를때마다 계속 소름이 돋으니까 내가 여기 와서 귀신에 들린거가 아니라면 혹여 감기에 걸린게 아닐까 싶어 이마를 짚어보게 되더군요. 어떻게 넘버마다 쫙쫙 소름이 돋게한단 말인가요. 솔직히 주조연진에 대한 칭찬은 밤새 지리하게 늘어놔도 질리지 않을 것같다고 생각될 정도로 대단했구요. 어떤 작품을 보던지간에 한명쯤 눈에 거슬리는 배우가 있기마련인데 이 작품엔 단한명도 없더군요. 그정도로 모든 배우가 역의 크기에 관계없이 이 작품을 빛내는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7성급 뮤지컬
사실 비싼 돈을 주고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작품하나 보는 것인데다 나름 쓸데없이 이쪽 관련 공부도 하고 잡지도 많이 보고 작품도 많이 보던 가락으로 작품하나 보면서 숱한 지적질을 하면서 봅니다. 그게 재밌냐고 물어보시면 재밌습니다. 근데 가끔 이런 작품을 맞딱뜨리게 되면 저는 그저 두 무릎을 꿇고 저 따위 인간이 작품에 대해 왈가왈부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지게 됩니다. 이런 작품이야 말로 스탭들과 제작자들의 피와 땀이 스며들어있고 배우들의 눈물이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들의 대단한 노력에 찬미하며 우리나라 뮤지컬의 최고의 걸작을 만나게 해주시고 안중근을 만나 벅찬 감동을 가슴에 안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에이콤에 있습니다.

ps: ost가 류정한, 정성화씨 나눠서 나왔습니다. 라만차를 생각했을땐 좀 유감이었지만 장당 15000원에 2 CD입니다. 두장을 같이 구입하면 28000원인데 이거 생각치 못한 출혈이네요. 두장다 구입하실 생각이시면 출혈에 대비해서 가세요. 류정한, 이희정, 이상은, 쏘냐와 정성화, 조승룡, 김선영, 전미도로 나와있습니다. cd표지는 엄청 무성의한데 비해 북클릿은 팜플렛 안사도 되겠다 싶을정도로 퀄리티가 괜찮습니다.
by 단열했니 2009. 12. 10. 09:43
이런 류의 글쓰기의 찝찝함
보통 후기를 쓸때 가급적 객관적으로 쓸려고 노력은 하지만 정규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프로가 아닌 이상 보통 제 취향과 지리멸렬한 구성과 편견을 가지게되기 마련인데요. 그래도 혹평은 자제하려는 편입니다. 그래서 제 글에서 처음끝까지 혹평을 했다면 실제로는 거의 속으로 육두문자를 날리면서 보고 집으로 가는 내내 육두문자를 가슴에 간직하고 가는 작품인 셈이지요.

얼마전에 초대로 '달콤한 나의 인생'을 봤습니다. 그리고 그제 신시안데이를 통해 '퀴즈쇼'를 봤구요.(신시안초대는 아니고 신시랑 관련없는 카페초대로 봤습니다.)라이벌이라고 하긴 뭐 하지만 여러모로 비교가 되는 기획사인 오디와 신시의 창작 뮤지컬입니다. 마침 두 작품다 소설을 원작으로하고 있고 한작품은 30대 여성의 이야기이고 다른 한작품은 20대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둘다 제가각의 판타지를 다루고 있고 중극장이라고 할만한 극장용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열었고 둘다 연말에 올린 작품입니다.

제가 두 작품을 함부로 재단 할 수 없는게 두작품 다 원작을 보지 않았고 두 작품 다 유료관객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지금 비교하려는게 한쪽에 비해서 한쪽이 너무 형편없다보니 그런건데 이런 글은 마치 한쪽 기획사 서포터즈로 오인될 수 도있구말이죠.

비슷한 지향점 다른 결말
달콤한 나의 도시(이하 달콤한)같은 경우 드라마는 봤었는데요. 오은수와 친구들을 통해 30대 여성의 삶과 다양한 생각같은걸 엿볼 수 있었다면 뮤지컬은 단지 오은수만이 존재하기때문에 모든 문제는 그저 오은수란 인물에 집중되어있었습니다. 반면 퀴즈쇼도 이민수란 명문대 졸업생이지만 집안이 하나밖에 없던 가족인 할머니의 죽음으로 집안이 하루아침에 풍비박산난다는 훨씬 비현실적인 프롤로그지만 인물이 처해진 상황과 우리나라의 현실이란 부분은 '달콤한'에 비하면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어요. 물론 세심한 디테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요. 개인적으로 윈도우와 채팅의 연출은 기가막히게 맘에 들었습니다. 반면 오은수의 이야기는 다 있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지극히 비현실적으로 그려집니다. 애초에 뮤지컬의 설정이 그렇게 잡혀있었죠. 게다가 드라마에선 꽤 비중이 있었던 오은수의 친구들은 조역보다도 못한 존재인데 심지어 전개상 오은수의 어머니보다도 필요없는 인물들입니다. 스포일러라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천사 혹은 요정이 따라다니면서 오은수의 삶에 관여 혹은 관망하니까요. 둘다 판타지지만 '퀴즈쇼'는 뮤지컬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적절한 엔딩이 있었고 '달콤한'은 누가 돈주고 본다고 하면 말리고 싶은 엔딩이었습니다. 두 뮤지컬의 타켓관객층은 20~30대의 청년들인데 기획단계에선 그랬을텐데 시나리오인지 작사인지 어쨌든 달콤한 중간에 개인적으론 별로 안좋은 선택을 합니다. 물론 뮤지컬이 꼭 행복한 결말만을 그려야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같은 배드엔딩이라도 작품을 보고 나오는 길에 씁쓸함을 주는 건 별로인듯해요. 에스프레소와 한약은 구분해야죠.

비슷한 극장과 다른 무대 다른 가격
극장용은 862석(OP 57석포팜) 토월극장은 586석(시야장애, 하우스, 휠체어석 제회)입니다. 당연히 극장용쪽이 거대하고 거의 대극장 수준이라고 볼수도 있는데 실상 토월극장쪽이 '바람의 나라'같이 대극장에서 올리기엔 규모가 작고 왠간한 중극장에선 소화도 못하는 대작을 커버하는 무대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극장용의 크기를 제대로 알고 있는건 아닌게 대극장용 작품을 무리없이 올리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건 아니거든요. 어쨌든 보여지는 모습으론 대극장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달콤한의 첫인상은 이 작품에 이런 세트가 필요한가? 란 의문을 가지게 하는 거대한 구조물에서 공연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 구조물에서 다 해결을 봅니다. 시간과 배경이 바뀌는 것은 조명과 하얀구조물 뒤로 쏘는 영상으로 구조물뒤의 천막이 일종의 스크린역할을 하지요. 군무를 출때 나오는 보조출연진이 상당히 많은걸 제외하곤 이 작품이 딱히 극장용에서 올려야하는건지 의문만 가진채 극장을 나와야했는데요. 더 큰 문제는 이 작품의 티켓값입니다. 9만원, 7만원, 5만원 극장용에서 올려졌던 공연의 티켓값을 생각하면 과하다고 할순 없겠지만 창작뮤지컬 초연이고 작품의 규모로만 따졌을땐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이지이요.

반면 퀴즈쇼는 의외로 대작적 면모를 갖추었습니다. 뒷 무대는 앞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세트들이 왔다갔다 천장에서 그네가 내려오고 바닥에서 세트가 올라오고 윙에서 튀어나오는 세트들은 기본입니다. 작품의 특성답게 스크린을 십분 활용해 전면 후면에서 다양하게 이용하는데 달콤한의 제작비가 스크린사용에 다 쓴거라며 내 자신에게 얘기했던게 괜히 민망해지더군요. 보통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세트를 이용하면 작품이 산만해져야하는데 그런 부분도 없어서 개인적으론 만족스러웠습니다. 티켓값도 6만원 5만원 4만원이지요. 재관람하고 싶어지는 가격입니다. 다만 공연기간이 짧아서 재관람을 할런지는...

이런 비교 사실은 하면 안됐었지만...
어차피 작품에 들어가는 제작비는 다 제각각이고 극장의 대관료도 다 다릅니다. 배우의 개런티도 차이가 날 것이구요. 그래서 작품퀄리티가 이런데 가격이 이렇다 저렇다는 사실 하면 안되는 비교였습니다. 근데 참 닮은 작품이 같은 지향점으로 시작해서 다른 결말로 치닫아 개인적인 감상평이 극과 극이어서 초대관객으로선 도리에 어긋난듯한 가격비교질까지 했는데요. 둘다 창작이고 초연이기에 누가 잘나고 못났다를 따질 게제는 아니었기에 하지만 제가 비슷한 시기에 둘다 봤기에 그 감상평이 판이하게 다르게 나오자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던거 같네요. 두 작품 다 배우들이 열열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는건 사족으로 남기며 글을 마쳐봅니다. 개인적으론 조만간 용극장 대관료에 대해 조사를 하고 다닐 생각입니다. 위치도 안좋은 극장이 왜 그렇게 올라가는 공연마다 하나같이 티켓값이 비싼건지...
by 단열했니 2009. 12. 8. 18:01

12월 6일 -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이율 , 전나혜 , 성기윤 , 한성식, 방정식 , 진수현, 김호영

신시안데이

전 이번이 첫 신시안데이인데요. 단순히 프리뷰만이 아닌 신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신시소식도 듣고 즐기는 축제 정도로 생각했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아쉽더군요. 역대 공연 하일라이트 동영상이라도 로비에서 틀거나 대형 포스터같은거 전시도 좋았을텐데.. 왠지 좀 아쉬운 구성이더군요. 티켓팅도 무슨 전쟁터같이 티켓팅을 하고 말이죠. 제 생각엔 아마 좌석보다 초대인원을 더 받은게 틀림없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니 온순서대로 배분을 하지요. 그래도 좌석이 넉넉했으니.. 어차피 다오는게 아니니까요. 1회성 행사라고 간촐하게 하는 것보다 좀더 신경써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올림푸스 출사단은 가끔 어처구니없는 af보조광이 무대를 비춰서 그렇지 크게 거슬릴 일은 없었습니다. 아마 af보조광이 그렇게까지 밝을 줄은 쓰는 본인도 몰랐겠죠.

70~80년대생 청년실업의 가슴시린 자화상
사실 제가 70년생세대라 이렇게 썼지만 사실상 이태백 얘기죠.(70년대생이라니까 무지 나이 많아보이네요;;; 후반입니다. 후반) 이 세대들은 대부분까진 아니어도 아마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온실속에서 살아온 세대가 많았던 세대이기도 합니다. 온실속에서만 살다가 갑자기 빈털털이가 되어 냉혹한 사회로 몰립니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사회에서도 인정받을 거란 생각과는 달리 사회는 성적 순 으로 살아남는 곳이 아니었죠. 왠지 제 본명과도 비슷한 이민수란 인물은 오랜만에 상당한 감정이입을 하면서 보게 되었네요. 똑같은데라곤 한군데도 없지만 어딘지 모르게 나와 닮은 구석이 많더란 말이죠. 인터넷 게임폐인이 프로게이머가 된다는 식의 구성(실제 줄거리가 이렇진 않습니다. 그러니 스포일러도 아닙니다.)도 제 세대에선 그리 말도 안되는 구성도 아니었구요. 결말도 저만의 판타지를 채워주는 완벽한 결말이어서 저한테 잘 맞았던 작품이었던거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뮤지컬의 주관람대상은 20~30대 여성입니다. 이건 영화도 비슷하죠. 하지만 뮤지컬은 비교적 그 편중이 더 심합니다. 10대들이 보기엔 너무 비싸고 30~40대의 주부님들은 영화와 달리 이해 못할께 뻔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보기에 역시 부담스럽죠.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창작 뮤지컬이 20~30대 여성을 타겟으로 제작되는게 현실인데요. 그래서 이번 '퀴즈쇼'는 참 참신하다고 할까요. 의도했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제가 이렇게 감정몰입이되는 주인공과 스토리와 결말이 조합을 맺는건 뮤지컬에선 굉장히 오랜만이었던거 같아요. 뭐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남성이 저만일수도 있겠지만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탄탄한 구성
원작소설은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구성도 깔끔하고 내용적 군더더기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504호 아가씨이야기는 왠지 아무 에필로그없이 끝낸다는 것이 황망하지만 인생이란게 어쩌면 그런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굳이 꼽자면 막상 '퀴즈쇼'부분이 지루하긴 했는데 전개상 필요한 장면이긴했어요.중극장에선 토월극장에서만 공연 할 수 밖에 없는 정도의 엄청난 무대전환이 이루어집니다. 보통 이런 잦은 무대전환이 있게되면 산만함이 느껴질수도 있는데 프리뷰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깔끔한 무대전환과 배우들의 집중력으로 그런 산만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율의 외모와 연기는 이민수역활에 대한 이해도와 이미지가 딱 맞아떨어졌고 신시다운 탄탄한 조연진들은 작품을 잘 받쳐주었습니다. 정히 아쉬운게 있다면 전체적으로 노래가 좋긴한데 공연 끝나고 귀에 맴도는 그런 스코어는 없었다는게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청년실업시대 판타지 뮤지컬
★★★★
by 단열했니 2009. 12. 8. 16:30
12월 5일 - 우리금융아트홀
임태경 박소연 박성환 김태훈 김태형 송용태 홍미옥 유채정 심재현 심미옥 조유신



- 우리금융아트홀은 역도경기장을 개조한 뮤지컬 전용극장이라던데 한 20년전에 지은 회관이라도 믿을 만한 내부설계였다. 조감도는 cgv수준이던데 말이다. 어차피 우리금융이란 이름을 붙인 극장인데 좀 제대로 만들면 안되는건지 지은지 몇개월되지도 않은 극장이란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스피커에선 잡음투성이다. 최근에 간 곳 중 가장 어이없는 퀄리티의 극장이었다.

- 박소연은 만족스럽다. 사실 거의 박소연볼려고 본거나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약간 성우톤의 대사가 거슬리긴하지만 전반적으로 소녀적 감성을 잘 살려냈다. 김소현의 아줌마같은 줄리엣에 불만이 많았던 나에겐 그나마 만족스러웠다. Mort de Juliette도 만족스러운 편인데 역시나 질러대는 연기를 작렬하는데.. 소리 지르는 것만이 슬픔은 아닌데 라이센스버젼 연출가의 해석이 여러모로 맘에 안든다. 다른 캐릭터들의 감정선도 그렇고 한국정서에 맞춘답시고 극렬한 감정표출을 요구했나본데 솔직히 어떤 부분들은 천박하기까지 했다.

- 이건명이 얼마나 좋은 배우였는지 새삼 깨닫게되는 벤볼리오와 우리나라에 이렇게까지 실력있는 뮤지컬 배우가 없는 건가란 생각이 강하게 든 영주와 신부. 보는 사람을 민망하게 만드는 가창력에 할말을 잃었다. 새삼 왠간해선 재공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신시와 오디의 능력에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재공연에 손을 대지 않게하는 이유
★☆
by 단열했니 2009. 12. 6. 10:24


11월 28일 - KT&G 상상아트홀
윤도현 최우리 YB밴드

왜 남성연예인들은 헤드윅에 열광하는가

헤드윅은 매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이지만 사실상 문화적 파급력은 없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이 작품에 대해 편견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면 이 작품에 대한 남성연예인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수많은 남자뮤지컬배우들이 거처가며 무대에 올랐으며 장근석, 채동하 등이 분장을 하며 이벤트성 공연을 했죠. 조승우가 예정에 없던 공연 참여는 엄청난 티켓 전쟁과 급작스럽게 참여한 만큼 다른 배우들의 전일정을 엉켜버리게 하므로서 약간의 곱지않은 시선까지 받았습니다. 그만큼 공연에 대한 열의를 보여준 것이죠. 헤드윅의 매력은 뭘까요? 전 이석준, 조승우, 김다현 공연에 이어 윤도현의 공연을 보면서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무대일 뿐 아니라 남성 속에 내재된 여성성의 발현인 것이죠. 일반적인 작품의 남자주인공이라고 하면 남성성이 넘치거나 혹은 거세된 남성성을 그리곤 하죠. 남성속의 여성적인 부분을 그린 작품이 그리 많지도 않고 헤드윅은 게이캐릭터와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 많이 있단말이죠. 헤드윅은 단순한 남장여자가 아니며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정말 남자도 여자도 아닌 모호한 성정체성을 보여주지요. 이 모호한 캐릭터를 배우본인의 개성과 캐릭터와 만나 전혀 새롭게 창조되는 것입니다. 원래 공연예술이 배우의 능력에 따라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헤드윅이야 말로 백인백색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일한 공연이 아닌가 싶어요. 이번이 네번째지만 네 공연다 다 다른 헤드윅이었으며 이런 놀라운 개성적이고 혁신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남성예술인들이 너도 나도 참여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공연이지만 자신만의 헤드윅을 가지고 싶어하고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죠.

록커 헤드윅
윤도현의 헤드윅은 사실 이 시점에서 보면 당연히 그럴꺼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대사처리능력에 문제가 있더군요. 팔에 깁스를 하고 있어서 몇몇 연기도 문제가 있고 블로킹도 무척 조심스럽고 어색합니다. 헤드윅이란 캐릭터에 몰입을 못하고 있고 여자목소리를 내는 것을 아직 어색해하고 있습니다. 발라드는 그럭저럭 여성목소리로 부르는데 록곡은 거의 남자목소리로 갑니다. 덕분에 그만큼 제일 손해본 곡이 바로 슈가대디더군요. 제가 본 슈가대디중에 가장 밋밋한 슈가대디랄까요.

하지만 윤도현은 현역 메이저 록그룹 보컬 중 최고에 해당하는 가수입니다. 그의 'Tear me down'부터 완벽한 무대매너와 관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를 보여줍니다. 하이힐을 버거워하고 깁스때문에 손움직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헤드윅은 그동안 남성 비성악출신 뮤지컬배우들의 장기자랑같은 무대였지만 헤드윅을 참여한 첫 록보컬리스트로서 확실히 차별화된 곡소화력을 빛내줍니다. 그저 본인만 나온게 아닌 오랜세월 호흡을 맞춘 YB밴드가 직접 하는 연주는 솔직히 말해서 그동안 이게 같은 음악이 맞았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연주 실력을 보여 반주마저 우월한 상황인거죠. 헤드윅의 노래가 대부분 록곡이니 만큼 어찌보면 록커야 말로 헤드윅에 딱 맞는게 아닌가 싶으며 우월한 가창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토미가 부르는 'Midnight Radio'는 제가 좋아하는 곡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도입부부터 소름이 쫙끼치는데 엄청난 흡인력에 압도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고의 커튼콜
단 한번의 앵콜이었지만 YB의 콘서트를 본는 듯한 그리고 소극장공연에서만 가능한 멋진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사실 헤드윅이란 작품으로서 조금 아쉬웠던 걸 커튼콜의 완벽한 공연으로 커버해주시더군요. 아마 처음 헤드윅을 접하는 분들껜 헤드윅이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인간의 매력에 빠지기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최고로 신나는 시간을 보내 실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기존에 헤드윅을 보셨던 분들껜 헤드윅의 음악이 하이퀄리티로 변모하시는 귀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 어느때보다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거 같네요. 천천히 관람하시면 조금더 성숙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덜 영근 록커 헤드윅 콘서트만을 성공시키다.
★★★☆


※ 상기 이미지는 공식홈페이지에서 무단으로 퍼왔으며 사진에 대한 권리는 공식홈페이지에 있습니다.

by 단열했니 2009. 11. 29. 22:43

11월 15일 - 극장 용
김우형 박혜나 에녹 송용식 최영화 홍륜희

약간 스포가 있는거 같기도 하고...-_-

트렌드에 딱 맞는 기획

31세의 도시 여자의 일과 사랑이야기는 소설의 성공에 이어 드라마까지 이어졌고 시청율이 좋지는 않았지만 매니아드라마로서의 직위(?)를 얻고 나름 센세셔널한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뮤지컬의 주관람층 역시 20~30대의 여성분들이고 그런 트렌드에 딱맞는 스타일의 작품을 무대로 들고온 것이죠. 그래서 냉정히 얘기해서 비교적 평범한 외모의 여자주인공을 뽑고 남우들을 훈남으로 뽑아서 캐스팅에서도 어필하려고 했고 연중 시즌 중의 시즌인 연말에 배정했죠. 하지만 막상 작품은 그 기획을 못살립니다.

철덜든 30대 여성의 성장기
김우형은 드라마에서 지현우도 이선균도 아닙니다. 뮤지컬만의 새로운 캐릭터인데 어떤땐 수호천사인지 메피스토 펠레스인지 혹은 또다른 자아인지 혹은 마치 매트릭스의 선지자같기도 합니다. 뭐 그의 정체는 작품의 반전에 해당되니까요. 그렇습니다. 이 작품엔 반전이 있습니다. 그것도 제가 제일 지겨워하는 클리쉐의 플롯으로 만들었더군요. 원작도 그런가 싶었는데(소설은 안보고 드라마는 보다 말았습니다.) 일단 찾아본바로는 원작에 없는 전개같더군요. 당연하죠. 김우형의 캐릭터가 원작에 없으니까요. 글쎄요. 그 반전만 보자면 이 작품의 의도는 알겠지만 여성들이 이런 의도를 과연 좋아할까? 이런 전개와 메시지를 보기 위해 여성들이 연말에 선택하는 한편의 작품에 선택될 수 있는가? 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30대 여성의 성장드라마란 점에선 참신했습니다.

괜찮은 프리프로덕션과 안이한 프로덕션
원작도 잘 선택했고 기획의도도 좋습니다. 배우들도 전반적으론 만족합니다. 노래도 확꽂히는 노랜 없지만 그렇다고 별로이지도 않습니다. 안무도 괜찮고  앙상블들도 잘 맞는 편입니다. 플롯도 몇가지 쳐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닙니다. 사실 여주인공인 은수외의 은수친구들의 얘긴 거의 겉절이도 안되는 분량이란게 무척아쉽지만 두시간의 러닝타임에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겠죠. 문젠 극장선택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제가 알기론 극장용에서 성공한 뮤지컬이 없는데 이 극장을 선택했다는 거 자체가 문제입니다. 극장을 선택한 이유는 눈에 보입니다. 나름 크기가 있는 용극장의 천장까지 꽉채운 거대한 구조물세트탓입니다. 드림걸즈에서 LED조명으로 재미본 탓인지 거대한 세트의 뒷막에 빔을 쏘는 방식인건지 도시의 배경을 비춰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게 보기에도 용극장수준의 극장에서 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던거죠. 근데 여기서 물음은 시작됩니다. 이 작품의 내용상 저런 거대한 구조물세트와 극장용정도의 극장이 필요했냐는거죠. 물론 군무씬이 제법 되기때문에 조금 큰 극장이 필요했겠죠. 물론 조금 이뻐보이긴합니다. 근데 그렇게 이뻐보이지도 도시적이지도 않습니다. 한마디로 좀 어정쩡합니다. '달콤한 나의 도시'의 티켓값은 무려 9, 7, 5만원이나 합니다. 티켓파워 있는 뮤지컬계의 스타를 쓰지도 한참 활동하는 연예인을 쓴것도 아닌데 큰 극장에서 크기만 하지 돈들인 티도 안나는 구조물 하나 만들어놓고(물론 아마 배경을 쏴주는 프로젝터 대여료가 어마어마하겠죠.) 거의 대극장 공연수준의 돈을 받는다는겁니다. 전부터 느끼는건데 극장용에선 자기들이 작품 메인스폰서로서 이름을 올리면서 대관료를 어떻게 받길래 올리는 공연들이 다 티켓값이 저런걸까요.

자잘한 불만들
더 심한건 주연인 박혜나씨가 너무 카리스마가 없다는겁니다. 혹여 평범한 30대 여성을 그리려했다는 의도였다 치더라도 어쩄든 공연은 공연이죠. 매력과 카리스마가 없으면 여주인공이라도 무대를 장악할 수 없죠. 그런 부분에선 김우형씨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버렸어요. 거기다 반전까지 더해져버리면 '달콤한 나의 도시'는 커녕 김우형의 '어느 30대 여성의 ○○'(<-이건 스포일러입니다.)가 되어버립니다. 그렇다고 김우형씨가 무대에서 매력을 발산하지 말아야하는 것도 아니고 훈남배우들이 무대에서 너무 잘하니까 왠간해선 여자주인공이 기억에 남는다는 분이 없을것 같아요. 이 작품을 통해 에녹과 송용식씨에 반하는 분들 많을거 같아요. 사실 원작과 달리 뮤지컬버젼의 은수는 그렇게 여성분들의 동의를 얻을거 같은 캐릭터도 아니구요.(모르죠 전 남자니 여성분들은 그 캐릭터 좋았다고 하실지도 모르죠.) 그리고 이건 그냥 소소한 불만인데 은수 어머니역에 나오신 홍윤희씨가 약간 권사님 발성을 하시더라구요. 전 교회에서도 권사님들 목소리 참 거슬려하는데 뮤지컬에서 들을려니 굉장히 거슬리더라구요.

너무 혹평만 썼는데 장점도 많습니다. 군무부분들의 노래는 꽤 좋고 김우형씨의 캐릭터가 새롭진 않지만 어쩌면 그런 캐릭터가 흔하단 점에서 이 작품에 녹여냈을때의 재해석은 작품의 끝까지 이끌어주는 긴장감을 줍니다. 새삼 김우형이란 배우의 카리스마와 능력에 대한 재발견도 있었구요.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론 그냥 적당한 중극장에서 가격내리고 공연한다면 상당한 반응이 있을 정도의 수준은 되지 않나 싶네요.


★★ 쓰기만한 30대 여성의 홀로서기
by 단열했니 2009. 11. 16. 02:18


10월 16일 - The Stage
강태을 김대종 최재웅 이석 이창용 한지한 임문희 최혁주

- 손드하임은 항상  혁신적인 작품을 만든다. 뮤지컬이란 장르에서 쉽게 볼수 없는 스타일의 작품들을 만들곤한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좀 아니었다.

- 연극이란 장르에 대한 컴플렉스라도 가진듯 심도있고 복잡한 작품을 만들었는데 노래가 나올때마다 오히려 작품의 심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연극의 독백이 노래로 대체된 것인데 영 별로였다.

- 작품자체의 캐릭터와 스토리도 솔직히 공감이 가지 않는 내용이다. 테러리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인가본데 이런 내용을 가지고 작품을 만든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 사실 작품의 이전 공연에서도 어마어마한 호화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이번 공연에서도 캐스팅이 무척 좋았는데 사실 작품자체의 매력보다 이런 류의 캐릭터를 쉽게 연기해 볼 수 없기때문이 아닐까 한다. 뮤지컬에선 흔히 해볼 수 없는 캐릭터들이 가득하기때문인 듯 하다. 그게 미덕만은 아니었다. 개막한지 꽤 되었는데 몰입해서 한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었다.

- 노래는 손드하임답게 괜찮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노래도 없었다.

- 이건 대중을 위한 작품도 아니고 매니아를 위한 작품도 아니고 굉장히 진지한 작품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작품같기도 한데... 예술성을 노린 작품이지만 딱히 예술적이도 못했던거 같다.


★☆ 손드하임의 나른한 예술작품. 관객도 나른해진다.

by 단열했니 2009. 11. 8. 23:11

9월 30일 - 예술마당 3관
김선경 장준휘 guest 홍지민 신애라 박시연

*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김선경씨의 팬이긴하지만 시놉시스를 보면서 대충 작품이 보였고 나름 망설이다가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결국은 예매했지만 입금하는 순간부터 티켓팅을 하는 순간까지 이 작품을 편히 볼 수 있을까란 고민을 했었는데요. 결국 제 예상은 맞았습니다.

* 치유뮤지컬이란 컨셉으로 라디오DJ형식을 택했지만 어느 라디오에서 이런 사연이 나올지 좀 의심스러운 스토리들이 계속되더군요.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임엔 틀림없지만 그렇기에 별로 공감이 가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90분이 넘는 러닝타임내내 질질짜는 내용인데.. 저는 원래 이런 류의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기때문에 잘 볼리가 없고 좋은 얘길 할리도 없습니다. 물론 이런 내용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더군요. 그래도 배우 본인이 직접 쓴 작품이다 보니까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안에서 쓰긴했지만 다소 자기연민과 나르시즘이란 복잡한 감정 속에 헤엄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별다른 완급없이 계속 울어대기만 하니까 짜증날 수 밖에 없더군요. 노래도 묘한 쥬크박스뮤지컬처럼 가요와 '그녀만의 축복'(이 곡을 여기서 다시 듣게 될줄이야..)의 노래를 하시는데 MR은 거의 노래방반주수준이더군요. 게다가 목소리가 잘 안나오시길래 이상타했는데 본인이 감기에 걸리셨다고 하더군요. 엎진데 덮친 격이었죠. 개인적으로 김선경씨 본연의 목소리를 좋아하기때문에 버틸 수 있긴했네요.

* 또하나 아쉬운건 상대역으로 출연하신 장준휘씨인데요. 사연마다 여자들의 고통의 원인의 한축이다보니 주로 악한 역을 맡는데 정말 못하시더군요. 이런 경우는 보통 단순하죠. 배우본인이 착해서 나쁜 남자 역할을 못하는거죠. '그 사람 사람은 참 착한데..'론 극복할 수 없는 그 무엇이죠. 대본이 썩 좋지 않다보니 캐릭터가 좋지도 않을 것이고 워낙 다양한 캐릭터에 엄청난 감정기복을 요하는 역할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런 역할일 수록 잘하면 김선경씨 작품이어도 본인도 주목받을 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 입구에 게스트 '홍지민'이라고 써있길래 의아했는데 역시 라디오 게스트였더군요. 간단한 홍지민씨와의 토크쇼가 이어졌는데 전 이게 더 좋더군요. '드림걸즈'할때 초반에 슬럼프에 빠져서 힘들었던 얘길 하시는데 '드림걸즈'초반에 홍지민씨 별로다란 평 뒤엔 그런 문제가 있었구나란 생각을 하게되었네요. 뭐 6개월간의 시간속에서 극복할 수 있어서 좋았단 얘길 하시더군요. 보너스로 '카바레'의 카바레까지 불러주시고 개인적으로 이 시간이 최고 좋더군요. 게다가 신애라, 박시연씨는 평소에 없던 깜짝게스트였던거 같더군요. 화, 수요일이 어려운분들 무료공연날이라 같이 오신 듯합니다. 현재의 근황얘기 간단히 나눴는데 방송에서 참 예쁘신 분들 사이에서도 김선경씨의 미모도 빛나시더군요. 그리고 관객사연까지 의외로 늦게 끝나더군요.

* 원래 이런 류의 작품을 워낙 싫어해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네요. 저는 완전 별로였지만 이런 류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또 모르니까요. 그리고 이 작품이 어떤 이에겐 치유일 수 있도 있으니까요.

지루하고 나른한 모노드라마
★★
by 단열했니 2009. 9. 30. 2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