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임태경 김소현 이건명 정재헌 김보강 강효성 김진태 신영숙 김현숙 류창우 임현수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었으나 로미오와 줄리엣 내용이야 다 아실테니..

프랑스 3대 뮤지컬?
노트드르담 드 파리스의 성공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십계'가 프랑스 3대 뮤지컬이란 '누가 붙인건대?'란 의문부호와 함께 수입되서 성공과 팬덤을 몰고 다니고 '돈주앙'은 은근슬적 4대뮤지컬이라고 홍보하고 다녀서 프랑스에선 저 4편외엔 별 뮤지컬이 없는건가란 비웃음을 날리긴 했었죠. 막상 2007년도 내한공연때 핫세일티켓으로 관람할땐 미칠듯이 지루한건 이런것인가란 생각과 함께 거의 잠의 악마와 힘겹게 전쟁을 치루며 공연을 다 보고나서 며칠간 미칠듯이 머리속에서 노랫소리가 울려댔고 두달정도 제 mp3에선 롬앤쥴 ost가 무한반복을 하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다른 뮤지컬도 감상했는데도 말이죠. 그 뒤로 프랑스 뮤지컬의 저력을 딱히 무시하고 그런진 않았는데 비싼 가격과 축축 처지는 내러티브때문에 선뜻 손이 가진 않더군요.

화려한 캐스팅
노트드담 드 파리스는 프랑스뮤지컬 열풍의 주역답게 역시 엄청난 노래의 중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었는데요. 불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노래의 매력반감이 생각보단 덜했기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다음으로 인기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라이센스 공연을 기대하게 되었고 상당히 호화캐스팅으로 공연이 이루어지게 되더군요. 임태경과 신성록의 더블캐스팅은 매니아와 일반관객을 동시에 잡겠다는 모습으로 보였으며 뮤지컬계에서 '한' 외모하는 남자배우들을 대거 기용했더군요.(뭐 정재헌씨는 공연에서 보니 사진에 손을 많이 댄건지... 같은 사람이 아닌줄 알고 놀랐네요.) 사실 남자배우위주로 캐스팅을 짤까 싶다가 마침 임태경-김소현 페어를 선택하게됩니다.

임태경씨는 한시즌에 한번만 본다는 나름의 철칙때문에 인연이 없었는데 드디어 만나게된것인데요.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는게 뭔지 보여주는 아우라가 있는 분이더군요. 무대를 확 휘어잡고 그러진 않지만 인상적인 커리어를 이어온 영향인지 10대소년이면서 끊임없는 폭력과 반목 속의 환경속에서 고뇌하며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는 로미오역을 무난하게 소화해냅니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이 작품의 넘버들이 하나같이 쉬운 곡이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데 그런 곡들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면서 임태경이란 이름을 제대로 확인한 자리였네요.

다만 얼추 나이가 비슷한 이건명씨랑 친구로 나와서 둘이서 우정에 대해 노래하고 연기를 하는데 왜 이렇게 손발이 오그라드는지, 역시 줄리엣과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에서 또다시 제 손발이 오그라들었네요. 장년남자의 느끼함같은게 너무 묻어나왔다고 할까요. 그래도 이 들이 부르는 Les rois du monde는 소름끼치로도록 훌륭했습니다.

김소현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작품만 보고 당분간은 김소현씨 캐스팅을 일부러 찾아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좀 들더라구요. 전부터 감정표출이 과하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고 넘버들은 귀에 꽂히지 않는게 이런 상태로 크리스틴을 하실수 있을까 의구심이 강하게 들더군요. 로미오가 자살하고 나서 깨어나 자살한 로미오를 보고 오열을 하는데 물론 그런 해석이 가능이야 하겠지만 오열하는 연기에 이어진 'La mort de juliette' 넘버를 오열하던 그 감정 그대로 불르시는데 물론 배우가 연기와 노래에 대해서 자신만의 해석을 할 수 있는거지만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소녀의 안타까운 마음을 애절하지만 조신하게 부르는 이 곡을 그렇게 강하게 불렀어야만 했나란 아쉬움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컬러링으로 할정도로 좋아했던 곡이라 제가 더 아쉬워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줄리엣의 해석이 조신하게 자란 귀족의 영애라기 보단 좀 말괄량이에 감정표현이 과한 못말리는 외동딸 컨셉쯤으로 잡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연기도 본인의 실제나이가 드러나는 듯한 느낌을 너무 많이줘서 보는 내내 불편하더군요.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연기에 대해 초심을 찾으셨으면 할뿐이네요.

강효성씨는 어쩌면 노래 한구절만 들어도 딱 티가나는지... 뭐 어쨌든 댄서들과 앙상블들은 훌륭했고 유모역의 배우도 좀더 뚱뚱하고 아줌마스러움이 더 묻어났으면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미혼느낌이 나시더라구요. 막상 배우본인이 미혼이시면 칭찬? 프랑스 뮤지컬쪽의 영주가 너무 잘해서 그런지 영주역의 배우는 잘하는 분이 했으면 했는데 역시 아쉬웠구요. 김보강씨는 벌써 목이 가버리셨더군요. 개인적으로 좀 기대했던 배우인데 아쉬웠습니다. 류창우씨의 신부님역도 마지막 엔딩에서 감동을 확깨버리시는 가성을 쓰시더군요. 노담에서 뵈었던 분이기에 결과적으론 이분도 목이 가셨다는 자체결론을 낼 수 밖에 없네요. 힘들고 가창력을 요하는 공연이긴한데 어쩌면 이렇게 배우분들이 다 목이 가셨는지...

로미오와 줄리엣 간단한 소고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 많이 하는 오해 중에 하나가 이 작품을 비극으로 알고 계신데 이 작품은 오히려 희극에 속합니다.(뭐 사실 이부분은 학자분들의 의견에 따라 갈리는 듯합니다.) 저도 희극이란 관점으로 작품을 다시보니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우울하기 보단 유쾌한 편이고 이 작품이 4대비극에 오르는 다른 작품과의 차별성은 두 주인공의 죽음이 바로 사랑의 완성이란 부분입니다. 전형적인 10대들의 사랑이란거죠. 어린 시절의 어떤 풋사랑들 처럼 이성이란게 채 확립되기 전에 첫눈에 반해 이 사랑이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인듯 열정적인 사랑을 합니다. 내 모든 것을 바치리. 내 생명도 바치리.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감정만을 분출하며 강렬하게 사랑합니다. 원수 집안 간의 치기어린 사랑은 불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살인으로 이어지도 비극적인 죽음을 맺는거죠. 여기서 한번 반대로 생각해보죠. 이 둘이 살아서 서로 사랑의 완성을 이뤘다면 과연 그 인생이 행복하기만 했을까요?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성인이라면 결혼생활이란건 사랑이 완성시켜주지 못하는 어려움이 많이 있지요. 하지만 이들은 온전히 사랑하고 사랑에 모든것을 바치고 자신의 열정적인 사랑을 죽음으로 증명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로맨스는 진정 완벽한 사랑의 시작과 완성이 되는 것이죠. 뭐 현실에서도 이렇게 해야 사랑이 완성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참신한 해석 속의 아쉬운 연출이야기
이번 2009년도 내한공연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번 라이센스에선 이전 공연에서 지루했던 부분들이 많이 삭제되어서 비교적 지루하지 않게 보게 되었네요. 이게 제가 중복관람이어서인지 자막을 보지 않아도 되서인지는 확실하지 않네요. 일단 로잘린이야기 자체가 삭제되니까 로미오의 줄리엣에 대한 감정이 로잘린같은 치기어린 사랑으로 보인다던지 로미오란 캐릭터의 가벼움이 조금 덜게 되었고 그의 고뇌가 몬태규와 캐퓰릿간의 항쟁에 의한 것으로 압축되어서 그의 진지함이 조금 더 살아나게 되었고 티발트의 줄리엣에 대한 사랑의 집착이 그들의 싸움이 더 처열하게 느껴지게 만들더군요. 머큐소의 정재헌씨가 마지막 대사를 좀더 잘하셨으면 비극의 느낌이 잘 살았을거란 아쉬움정도 있었습니다.

매 공연때마다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죽음의 신은 대폭 늘어났다는 느낌인데 자주 등장하여서 중요씬들에서 보여주는 느낌은 이 캐릭터가 죽음의 신이라기 보단 운명의 세여신의 압축버젼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단순히 그들의 죽음으로 이끌기 위해 존재한다기보단 비극적 운명의 수레바퀴의 형상화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춤추시는 분의 표정이 너무 과도해서 어떤 부분에선 우스꽝스럽더군요. 그래서 운명의 세여인의 압축버젼은 제 생각같기만하고 죽음의 신이라기 보단 거의 악마에 가까워보이더군요. 도깨비같은 느낌도 있구요. 좀더 수정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더군요.

이런 비싼 공연이 왜 MR인가란 부분은 가면무도회의 클럽음악부분에서 이해가 되더군요. 일반적인 클래식한 음악을 사용하는 작품도 아니고 록뮤지컬도 아니기때문에 다양한 음악장르를 넣고 다양한 음악장르를 위한 MR이란 생각이 더 들더군요. '바람의 나라'도 그래서 MR이기도 했죠. 이 공연의 MR은 단순히 제작비를 위한 MR이 아닌 음악의 풍부함을 더해주는 MR인것입니다.

완성도에 비해 아쉬운 흥행성적
이 공연은 공연이 올려지기도 전에 40%할인이 나오더니 최고 60%할인까지 떴죠. 사실상 어느정도 예견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내한공연이 바로 올해초에 올려진데다 첫내한공연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두번째 내한공연때 부터 핫세일은 풀리고 있었구요. 기본 티켓값이 지나치게 비싼데다 내한공연한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라이센스 공연을 하다니요. 차라리 봄에 개막해서 삼총사랑 경쟁했으면 몰랐겠지만 올여름은 뮤지컬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엄청난 수의 작품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가을에서 연말까지 엄청난 작품들이 선예매를 하고 있었구요. 엄청난 홍보와 마케팅전쟁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엄청나게 비싸게 티켓을 팔고 있었으니 솔직히 말하면 자업자득이 측면도 있지요. 조금만 더 저렴했다면 이것보단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어지네요. 가뜩이나 오페라하우스에서 당분간 뮤지컬도 안올려질텐데 올해 유일하게 올려지는 라이센스 뮤지컬마저 흥행에 실패한다면 예술의 전당 입장에서도 굳이 흥행성을 위해 뮤지컬을 올려야겠다라는 생각은 안할테니 더욱 아쉬운 것이죠. 개인적으론 노틀담드 파리스 처럼 좀더 완성도를 갖추어서 자주 공연이 올려졌으면 좋겠네요. 티켓값도 좀 더 저렴하게 맞추고 말이죠. 이대로 당분간 안올려진다면 아쉬운 공연이 될거 같습니다.

새삼 느끼는거지만 프랑스 뮤지컬의 백미는 커튼콜인거 같아요!

※ 인터미션때 화장실에 가기위해 나가고 있는데 한 관객분이 '신성록이 나온다고 광고하던데 낚였어!' 라며 분통을 터뜨리시더군요. 아마 초대로 오신듯한데 새삼 신성록이 인기가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되었네요. 매니아분들을 제외하곤 어디서 신성록얘기하는걸 본적이 없어서...

by 단열했니 2009. 7. 18. 17:17

모 뮤지컬 동호회용으로 작성된 이미지인데 블로그에 맞추니 화질이 너무 떨어져서
원본대로 올립니다. 클릭해서 봐주세요.

by 단열했니 2009. 7. 14. 16:27

드림걸즈 한국어 OST

6월에 나온다고 했다가 한참 미뤄져서 마음졸이게 했던 드림걸즈 한국어 OST가 드디어 발매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제 컴 스피커에선 정선아, 홍지민, 차지연, 김소향씨가 귀청이 떨어지게 엄청난 가창력으로 죽이시네요. 김승우씨의 노래를 드디어 이 ost에서 듣게되는데.. 김승우씨는 딱 공연까지 하시지 왜 ost는 참여하셔서...-_-;;; 드디어 듣기 들었는데 앞으로 이 ost를 듣는데 제일 힘들어지는 부분이 될거 같네요. 오만석씨랑 비교하니까. 이 둘이 더블이었다는게 기가 차네요.

 

OD

참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하게 되는 기획사지만 요새 ost cd가 잘 안나오는 환경하에서 판권따내기 쉽지 않았을 것같은 드림걸즈 ost를 내줬다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릴 수 밖에 없네요. 음질도 너무 좋고 녹음도 상당히 잘되어있네요. 김승우씨를 한곡정도만 참여시키셨음 어땠을정도가 이 ost의 아쉬운 점일정도니까요. ost발매에 가장 적극적인 기획사라 참 고마울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CD를 낸다는건 상당히 수익을 내기 힘듭니다. 음반시장이 죽어버렸다고 표현해도 모자람이 없는 수준까지 추락했기때문이죠. 매니아들이 구입해줘서 기획사에서도 돈을 좀 만져야 이런 ost발매가 이뤄질테니 꼭 구입해주세요.^^

(너무 칭찬하니 직원같네요. 뭐 또 꼬투리 잡히면 완전 씹을지도..ㅎㅎㅎ)

 

구입처

첨엔 지인께 부탁드렸는데 공연장에선 다 팔려서 못샀다고 하시더라구요. 결국 온라인에서 구입했습니다. 각종 온라인 음반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구요. 음원사이트는 아직 확인못했습니다. 제가 보았던 시기엔 없었는데. 이게 나온지 얼마안됐으니 곧 올라오지 않을까 싶네요.

 

by 단열했니 2009. 7. 2. 20:39
6월 28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고영빈 홍경수 고미경 김산호 김태훈 도정주 유경아 김은혜

작품 버젼이 조금 달라진 것이 설명부분이 적어지고 자막이 줄어들어서 정말 공부안하고 보면 이게 뭔가 할수 있었던 작품이지만 그런 부분이 더더욱 예술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이전 버젼이 너무 좋았다 해도 2009년도 버젼도 맘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고영빈, 홍경수, 고미경, 도정주씨는 변함없는 기량을 보여주셨는데... 문제는 세류역의 배우는 이번에 완전한 무존재감을 보여주고 연과 가희역할의 배우의 노래는 잘 들리지도 않았고 호동은 거의 재앙이었다.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할수 있는 '저 부도로'를 그렇게 부른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무용도 엉망이었던게 박자를 놓치는게 확연히 보이는 부분도 많았고 군무장면에선 자기들 멋대로 춤을 추더군요. 막공에 다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군무에서 박자가 맞지 않는다는건 심각한 것이죠. 사실 공연 중간에 와이어에 문제가 생겼다곤 했지만 그 이전에 잘한다고 했던 배우들도 조금씩 대사처리에 문제가 있기도 했었습니다.

이유야 여러가지 있겠죠. 배우들의 컨디션 문제도 있었을 것이고 갑자기 목소리가 나갔다던지 예술단 전체적으로 감기가 유행했다던지 사고가 와이어만 난게 아닌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던지 하지만 전체적으로 새로운 캐스팅들이 미스캐스팅이라고 밖에 볼수 없는 기량들을 보여주었고 설사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공연이 지난 공연에 비해 겨우 일주일정도 더한 것이고 공연기간도 20일정도로 기존에 비해 길었다곤 하나 더욱 장기공연하는 공연도 많고 심지어 많은 배역이 더블캐스팅으로 진행되었던걸 감안하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군무를 맡은 앙상블 배우들도 군무가 안맞으면 빨리 자기들끼리 박자를 맞추던지 해야하는데 공연처음부터 끝까지 안맞더군요. 이게 물론 바람의 나라만의 문제였을수도 있지만 최근에 본 '15분 23초'에서도 전체적인 작품의 완성도를 배우들의 연기와 무용이 갉아먹는걸 보고 있었기때문에 화가 날수 밖에 없었습니다.

'15분 23초'나 '바람의 나라'나 어찌보면 우연히 연속된 두번의 최악의 날에만 공연을 본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되었던간에 제가 공짜로 공연보러 다니는 사람도 아니고 내 돈 들이고 내 시간 들여서 긴시간 공연을 보는데 실망스러운 모습만 본다는건 화가 나는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이전에는 배우들의 기량에 감탄하면서 봤던 것에 비교하면 말이죠. 제가 예술단공연을 직접 본 작품이 많진 않아도 영상이나 소속배우들의 공연을 다른곳에서 봤을때 감탄했던 부분도 포함됩니다. 솔직히 두작품 연속으로 실망하고 나니 화만나네요. 아쉬움이 많을 뿐입니다.

그래도 다음 공연을 또 한다면 또 보러갈겁니다. 작품은 너무 맘에 들거든요. 여전히 아름다운 공연이었습니다.
by 단열했니 2009. 6. 30. 00:39

6월 18일 아티스탄홀
윤수미 외 인상적이지 못한 배우들

스포일러성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작연출작품이 가지는 단점 중에 하나가 자기 작품에 대한 과도한 애착으로 잘라내야하는 살을 잘라내지 못하고 군더더기를 고대로 남기고 최종작품에 반영한다는 점이다. 물론 작품이 말이 되게 하기 위해 과도한 설명이나 앞뒤가 맞게 만들기 위해 반영하는 설정이나 내용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 이 작품에서 말이 되는 장면이 거의 없다. 다수의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건 작품이 말이되냐 안되냐의 문제인데 이 작품은 너무 말이 안된다. 시간을 돌린다는 내용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니 작품전반적으로 말이 안되도 된다고 생각한거라면 큰 오산이다. 말이 안되는 순간 잠깐이 한 평범한 인생이 작품이 되는 포인트가 바로 우리가 보는 예술이란 것이기때문이다.

요 파트는 안읽으셔도 됩니다.
- 타임패러독스란 말이 있다.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들은 사실 이 부분을 공부해야하는데 결과적으로 말하면 미래에 정해진 일은 어떻게해도 바뀔 수 없다.(사실 그것보단 복잡한 이야기)인데 이 작품도 그 부분을 다루고 있긴하다. 문제는 그 과정이 너무 엉성하다.  어차피 시간여행이 아니고 기억을 간직한채 인생의 한 부분까지 돌려놔 주는 것이니까 그딴거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과거                                                                                    현재
       A-------------------B-------------------C------------------D
다시시작하고           인생의 전환점인         시간을 돌리고          A로 보내주는
  싶은 시점                     인물                     싶은 사건        신비의 외판원과 만남

C에서 A로 돌아간 시점에서 C를 바꾸기 위해 인물들의 고군분투가 시작되는데 아무리 만화같은 작품이라고 해도 B부분에서 너무나도 인과성과 개연성을 무시하고 주요인물이 자기가 B를 알고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모든걸 무시하고 그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건 사실 원래 운명의 사람이라는 적당한 클리쉐로 받아들여주면 되지만 이런 엉성한 연결이 작품전체의 질을 하락하는 것은 사실이다. 어차피 B를 만나는 과정이 C와 연관이 없긴하지만 (시간을 돌리는 두캐릭터다 잘 생각해보면 B를 만나는 과정따윈 중요하지 않긴하다.) B와의 인과관계가 C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B부분의 처리가 엉성했고 운명이란 바뀔수 없다는 명제답게 C는 일어난다. 문제는 D가 일어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다른 방식으로 혹은 왜 C가 생겨났는지 모르는 캐릭터는 C가 일어난 과정을 알게되는데 어쨌든 C가 생겨난 만큼 A로 돌아가게 해주는 D로 돌아와야하는데 이게 시간여행작품이 아니란 이유로 과감히 D를 삭제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시간을 다룬 작품으로서 치밀하지 못했고 내용이 굉장히 엉성해보인다는 생각밖에 안주는 것이다. 어차피 작가가 제대로 만들어볼려고 고려하지도 않은 내용을 내가 이렇게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르지만 내용이 왜 엉성한지 쓰고 싶었다. 헐리웃 영화들이 비교적 엉성한 작품들이 많은 것으로 생각들 하지만 비교적 저정도의 룰은 지킨다. 물론 이번 터미네이터4는 그걸 제대로 못지켜서 팬들의 외면을 심각하게 받은 것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들도 완성도 있는 대본이 존재하긴한다. 나중에 상업적으로 고쳐가는 과정에서 완성도가 망가지는 것 뿐이다. 사실 '시간에'도 초기에 비해 좀 고친게 아닐까 싶은 부분들이 있다. 그렇지 않고선 이렇게 엉망진창인 내러티브로 펀딩을 받아서 작품을 했을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노래들은 무난하게 좋고 배우들도 노래 무난하게 소화한다. 공연시작한지 꽤 됐는데 대사처리들이 왜이렇게 미숙한지 작품도 군살덩어리인데 연기때문에 작품들이 루즈해지고 더욱 공감이 안되는 것이다. 물론 배우들의 고충도 이해는 된다. 원래 일반적으로 대사란건 외우는 것이 아닌 그 인물이 그 상황에서 하는 말을 하는 것인데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소릴하고 있어야하니 연기가 되겠는가. 하지만 그 중에서 윤수미씨는 빛났다. 사람에 따라선 그 연기를 오바라고 부를 있겠지만 이 작품의 카툰 캐릭터를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해 뒀을때 컨셉에 맞는 연기였으며 자신의 씬에서 무대를 사로잡는 능력과 가창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인기없는 여자역이지만 이 작품에 나온 배우중에 유일하게 반하고 눈길이 간 배우였다.

- 원래 뮤지컬어워드에 대해서 불신을 가지곤 있었지만 설마 이럴줄은 몰랐다. 한국뮤지컬대상 수상작들은 선택했을때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뮤지컬어워드 작품상수상작으로서 (물론 작품상이 3개나 있었지만 말이다.) 설마 이런 완성도에?? 란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노래가 좀 좋긴하지만 뮤지컬이 아무리 극적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많다고 해도 음악만 좋다고 되는게 아닌데 이 작품은 좀 심하다. 작품이 가지는 미덕이란게 너무 없는데 사람들이 어떤 포인트를 좋아한건가 다른 의견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니까. 창작뮤지컬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앞으론 조금더 완성도 있는 작품에게 주목을 해줬으면 좋겠다. 하긴 뮤지컬어워드 대상작품이 '미녀는 괴로워'였으니..
by 단열했니 2009. 6. 27. 07:27


6월 19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유준상 민영기 깁법래 박건형 배해선 이정열 김소현

대작 뮤지컬과 가족뮤지컬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삼총사가 진중한 내용도 아니고 가족영화나 TV용 애니메이션으로 많이 제작됐던걸 감안하면 딱히 스토리부문에서 기대할만한 재해석이 있을리 없었던걸 감안했어야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총사의 긴 내용을 캐릭터들의 뒷얘기까지 넣어가며 2시간 남짓 풀어가려다보니' 개연성따윈 필요없어!'라는 듯이 잠깐의 장면안에서도 말이되는 장면이 거의 없을정도로 마구 넘어가는 전개를 보이는데 보통 뮤지컬이란 장르가 그런 편이지만 사실 이 작품은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습니다. 내러티브도 그러할진데 심지어 중간 중간에 유치찬란한 개그를 남발함으로서 최소한 노래에 집중해야할때 조차 개그를 날려서 장면안에서의 넘버에 집중할 시간을 제대로 주지 않습니다. 괜찮은 넘버가 많이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날려먹은 넘버가 꽤 있었고 이건 오히려 그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에게도 실례고 작품적으로도 너무 가볍기만한 작품으로 남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더군요. 개그뮤지컬을 만들려던게 아니라면 적어도 노래에 집중해주는 연출도 필요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런 류의 연출은 작품의 정체성에도 문제가 생길수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워낙 뮤지컬계의 대형 배우들이 캐스팅되서 큰 극장에서 화려한 의상과 대형무대에서 배우들의 무게감과 카리스마로 대작분위기르 내주고 있지만, 후일에 중극장정도에서 인지도가 적은 배우들이 비슷한 연출방식으로 공연을 올리게되면 방학특선 가족뮤지컬이 될수도 있다는거죠. 아무리 내러티브가 부족하고 딱히 재미있는 장면이 없는 공연이었다 하더라도 적당히 장중한 장면도 필요하지 않았나싶네요. 물론 그런 장면들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그런 장면들이 두 캐릭터들에게 집중되었다는게 문제죠.

배해선의 재발견
배해선씨를 제가 재발견하는건 건방진 소리지만 최근 그녀의 커리어와 평을 보면 솔직히 호평보단 악평이 많은 편이었고 실제로 실망스런 모습을 많이 발견하곤 했습니다. 연기력도 있고 가창력도 뛰어난 배우인데 무대에서 제역량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고 할까 매너리즘이라고 할까. 뮤지컬계에서도 젊은 배우들 중에서도 무게감과 연기력과 가창력을 동시에 갖춘 젊은 배우가 많지 않다보니 배해선씨가 한해에 너무나도 많은 작품을 소화한다는 느낌이었느데요. 그런게 매너리즘같은걸 가지고 온게 아니었나 했습니다. 그녀의 네임밸류로 선택했던 공연들에서 '잘하지만 뭔가 부족하다.'란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거든요.

하지만 삼총사에서의 밀라디역은 배역자체로서도 작품안에서 팔색조같은 연기력을 요구하는데다 도대체가 진지한 인물이란게 존재하지 않는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순수한 소녀에서 섹시한 요부를 한작품안에서 보여줘야했고 작품에서의 비중에 비해선 키플레이어였기때문에 카리스마도 갖추고 있어야했는데요. 이 모든것을 놀라울정도로 잘 소화해주셨고 자신의 장면에서 최고의 노래와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작품을 보고 기억에 남는건 배해선씨 밖에 없을 정도로 배해선씨 커리어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대작 뮤지컬에 걸맞는 최상의 캐스팅
올해 개막한 작품 중에서도 보통 원톱에서 투톱주연급 배우들이 무더기로 캐스팅된 작품이었고 그만큼 그런 주연급 배우들의 비중문제에 있어서 말이 많았었는데 물론 자신의 커리어에 꼭 필요한 작품을 한건 아니지만 이런 대작중에 앙상블작품이 별로 없는걸 감안했을때 대부분의 캐스팅이 적절하지 않았나 싶네요. 역간 비중이 비교적 골고루 배치된 작품이다 보니 무대장악력이 부족한 배우가 작품을 하게 되면 그 캐릭터는 묻혀버릴 가능성이 높았기때문이죠. 그런 부분에서 누가 아깝고 안아깝고를 떠나서 최고 캐스팅인줄은 모르겠지만 최상의 배우들이 모여 그들만의 훌륭한 앙상블 연기를 보여줬고 우리는 이런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보는 것에 만족하면 되는 것이죠. 뭐 굳이 좀 의아하다 싶은건 김소현씨 역할정도였는데 회사때문인지 본인의 선택인지는 모르겠네요.

성공적인 기획 뮤지컬
제가 삼총사 개막소식을 듣고부터 독일 ost를 열심히 듣다가 공연보고 조금 당황했었는데요. 체코뮤지컬이라고 하더군요. 체코뮤지컬인지 체코버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경로로 구입했는지 궁금한 'All for Love'부터 비슷한 노래도 없었던거 같으니 체코뮤지컬이겠죠. 엠뮤지컬이 체코에서 뮤지컬판권을 무더기로 사온건지 거기서 패키지 판매를 했는지는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어쩄든 프로덕션면에서 체코뮤지컬들 중에 최고가 아니었나 싶네요. 기획, 캐스팅, 극장, 티켓값, 매니아와 일반관객을 동시에 만족시키는데다 연출은 제 생각으론 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정해진 대본에서 크게 손을 대지 못한 상황에서 이정도만들었다면 연출도 잘된 편이긴합니다. 사실 작품만듬새는 뛰어났습니다. 작품을 몰입하게 만드는 포인트을 잘살려줬으니까요. 쓸데없는 개그를 남발한게 아쉽지만 말이죠. 최종적으론 홍보까지 흠잡을데 없이 완성해서 뮤지컬 성수기라고 할수 없는 시기에 개막한 작품치곤 상당한 흥행성적도 일구어 냈으니 성공한 것이죠. 원판권자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아서 국내에서 거의 재창작되는 라이센스 뮤지컬 중에선 이런 완성도와 프로덕션이라면 흥행의 모범사례가 되지 않을까 감히 말해봅니다.


PS: 저보는 날엔 낚시줄에 거북이인형을 다시더군요. 공연을 관람하신 날엔 어떤 선물이 걸려있었나요? 뒷얘기론 양주도 있었다던데요.^^
by 단열했니 2009. 6. 20. 18:37

6월 9일 - 성남아트센터
인순이 옥주현 허준호

CHarisma
공연이 시작하고 All That Jazz가 흘러나오고 인순이씨가 첫 출연을 하자 저는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는걸 느낄 수 있었네요. 그리고 제가 들어본 최고의 All That Jazz무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화면으로는 느끼기 힘든 그 사람의 카리스마는 직접 무대에서 만날때만 느낄 수 있는거 같습니다. 노래 잘하시는건 알고 있었지만 무대를 압도하는 느낌때문인지 옥주현씨와 같이 무대를 나와도 자연스럽게 인순이씨에게 눈길이 갈정도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계시더군요. 정말 절로 박수가 나오는 가창력!

다만 크게 기대는 안했지만 춤추는걸 너무 힘들어하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정도로 힘겹게 춤을 추시고 몸도 굳어졌다는 느낌이 있더군요. 게다가 대사처리가 아직 미숙한게 워낙 오랜만에 연기를 하시다보니까 연기가 너무 어색하시더군요. 그랬다가 다시 노래가 시작되면 돌변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연기는 며칠 더 하셔야하니까. 약간 후반부쯤에 보시면 연기가 좀 익숙해지실 듯합니다.

Icon
옥주현씨의 록시하트는 이번이 세번째인데요. 캣츠를 끝낸지 얼마 안된 시점이고 42번가를 준비하면서 굳이 시카고에 또 참여한 이유가 단순히 돈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시카고를 자신의 대표작으로 만들려고 하는게 아닐까하는 느낌을 받게되더군요. 멀리서 볼때도 굉장히 에너지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연기디테일을 많이 보여주시더군요. 애드립일 수도 있지만 배역에 상당히 몰입하거나 설정하지 않으면 나오기 힘든 연기를 보여줍니다. 야심넘치고 섹시하고 귀여운 록시 하트를 천역덕스럽게 연기하는걸 보면서 누군가 최고의 록시 하트가 나왔다란 얘기를 하지 않는한 다른 캐스팅을 보지 않을까 싶네요.

CAlm down (이건 억지로 짜맞춘거지만...)
화끈한 벨마 켈리와 귀엽고 섹시한 록시하트를 보다가 허준호씨의 빌리 플린만 나오면 팔짱을 끼고 느긋하게 관람하게 됩니다. 연기자답게 캐릭터나 연기는 훌륭한 편이었습니다. 너무 유들유들하고 착해보이는 성기윤씨의 빌리 플린에 비해 아 빌리 플린이라면 이런 사람이겠구나란 느낌을 받고 봤었는데요. 음정도 불안하고 음도 잘안올라가고 역시 춤은 버거워하시는 듯했네요.

그리고 한 생각인데요. 인순이씨나 허준호씨에게 연습시간이 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두분을 제외하곤 모두 다 현역 뮤지컬 배우기때문에 같은 분량의 연습시간이 두분에겐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사실상 프리뷰와 5일간의 할인이 이 두분을 위한 장기 프리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그러나 20일 남짓한 공연기간에 일주일이나 프리뷰를 가진다는건 전국투어를 위한 초석인가하는 의구심이 들더라구요. 그렇다면 말도 안돼게 트리플캐스팅으로 간게 이해가 가기도 하죠. 옥주현씨가 <42번가> 하는동안엔 대체 요원이 필요할테니까 말이죠.

GOrgeous
'시카고'의 영화버젼을 봤을때 어설픈 무대공연의 영상화가 부른 묘한 영화정도로 치부하고 솔직히 재미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뮤지컬은 너무 재미있었고 한순간도 눈길을 놓을 수 없었고 의외의 반전도 재미가 있었죠. 무대위에서의 브라스밴드를 지휘하는 박칼린씨를 보는 재미도 있구 말이죠. 상당히 어두울수 있는 내용을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뮤지컬로 만들어 전형적인듯한 춤과 노래를 너무나도 화려하고 섹시하게 만든 걸작인듯 합니다.
by 단열했니 2009. 6. 10. 10:10


2009년 4월 23일 LG아트센터
서울예술단

보고 싶었던 창작극
이 작품 초연때의 극찬도 이어졌었고 서울예술단의 명성도 있었고 관심은 있었는데.. 서울예술단 작품이 사실 항상 너무 짧게해서 마음만가지고 있다간 어느새 끝나버린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홍보가 별로 맘에 안들기도 했다. 그래도 시놉은 정말 맘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공연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대가 무너지는건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고 실제사건이라면 얼마나 드라마틱한 사건이길래 공연까지 만들었나 더 흥미가 갔었는데 정작 플롯이 별로라는 얘기도 있었고 최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공연장을 향했다.

아름다운 무용과 멋진 노래들
서울예술단 작품은 '바람의 나라'만 보았는데 멋진 노래뒤 에 화려한 군무에 매료됐었는데, 이 작품은 '바람의 나라'와 반대로 아름다운 무용과 노래가 곁들여진 공연이었다. 뮤지컬에선 주로 발레베이스의 재즈댄스가 주가 되곤하는데 서울예술단쪽은 아무래도 한국무용쪽인 듯한데 한국무용의 매력이 뜸뿍 느껴지는 아름다운 무용과 군무가 계속되었고 뛰어난 가창력의 배우들의 노래는 ost가 출시되었다면 당장 샀을거 같이 귀에 꽉꽉 꽂혀주었다.

약한 플롯과 결제버튼 클릭을 망설이게하는 홍보
설마했는데 사건자체는 컸는데 그 사건과 인물간의 갈등을 해소해나가는 과정이 너무 간략하게 그려졌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사실 그렇기위해 희생된게 너무 많다. 물론 무대를 수리하는 안무는 정말 무너진 무대를 다시 만드는 것만큼 힘든 안무로 박수를 받기도 했지만 역시나 그 부분이 설렁설렁 넘어간듯한 느낌이 드는건 어쩔수 없었다. 무용이 아름답고 멋지긴했는데 사고가 나기까지 나오는 극중 극의 내용이 좀 길어서 살짝 졸기도 했었다. 군무도 한분이 자꾸 틀렸는데 그게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는데... 좀 아쉬웠달까 이게 한두장면이었으면 덜했겠지만... 아쉽긴 아쉬웠다.

사람들이 가끔 공연을 고르는 기준을 묻곤하는데 나도 몇가지 기준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홍보인데 포스터를 얼마나 잘 만들고 공연홍보를 어떻게 하느냐를 잡는데 왜냐하면 홍보가 어설픈 공연들은 공연자체의 퀄리티도 부족한 경우가 제법되고 사실 예술하는 분들이 포스터하나 예술적으로 못만들면서 예술를 하냐라는 다소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고 그런 것때문에 사실 좋은 공연을 놓친 경우도 많은데 사실 이 포스터 퀄리티가 별로일때 선택한 공연이 후회한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았던건 사실이긴합니다. 포스터는 어쨌든 공연의 얼굴인데 그 얼굴에 신경쓰는게 중요하다는 것이죠. 뜬금없이 왜 이런 얘길 꺼낼까요? 그냥 여기까지 얘기하겠습니다.

예술로서의 뮤지컬
사실 포스터론을 펼치긴했지만.. 사실 이 작품은 그냥 댄스뮤지컬이라고 하기엔 아쉬울정도로 예술작품이다. 이건 '바람의 나라'때도 생각한거지만 사실 서울예술단 공연은 상업적인 견지에서 보면 안될 작품들인 듯하다. 그렇다고해서 대중과의 소통이 부족한 작품을 만드는 것도 아닌 상업성과 예술성을 두루갖추며 완성도까지 갖춘 작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서울예술단 작품은 정말 대단한 듯하다. 그리고 한국적 음악과 한국무용의 결합 이것이 진정 한국의 뮤지컬이 아닌가 싶다.
by 단열했니 2009. 4. 27. 23:49

※ 모든 이미지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무단으로 퍼왔습니다.

4월 16일 샤롯데씨어터
차지연 정선아 오만석 최민철 김소향 하지승 류승주


2006년 드림걸즈의 개봉은 꽤 센세이셔널했죠. 이게 단순히 만들어진 얘기가 아닌 다이아나 로스와 모타운 레코드 얘기임을 중간에 눈치챘을땐 온몸에 소름이 쫙 돋더군요. (사전 정보 없이 갔거든요.) 소울과 블루스 음악으로 가득찬 흑인뮤지컬이란 점도 특이했지요. 그래서 그런건지 어쨌는지 아카데미에선 좀 외면 당했는데, 사실 영화가 지루하다는 사람도 많았지만 뮤지컬이지만 서사극이나 다름없기때문에 어쩔수 없는 부분이었죠. 사실 그런 면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큰 재미를 보진 않았습니다. 혹은 그 김빠지게 하는 열린결말이 문제였을 수 도 있죠.


1982년도 브로드웨이 캐스트 OST자켓(by Amazon)
 '2009 드림걸즈'뮤지컬의 원작
오디에서 이번에 전세계 최초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위의 작품에 대해서 너무 베일에 가려져 있었는데요. 저도 뮤지컬 정보를 얻을수 있는 해외사이트 아는 곳이 없다보니.. 좀 답답한 부분도 있는데요. 오히려 영화 매니아분들은 이번 작품이 전세계 최초가 아님을 알고 있긴합니다. 왜냐면 아카데미 주제가 상에서 많은 곡이 외면당했는데, 이미 공개된 적이 있는 공연의 음악은 후보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때문이었습니다. 3곡이나 올랐는데 한개도 수상하지 못했었죠. 드림걸즈가 좋은 노래가 많다 보니 많은 분들이 아쉬워했던것이죠. 어쨌든 저도 영화 개봉하고 나서야 저런 작품이 있다는걸 알았기에 크게 성공한 작품은 아닌가 보다 하는거죠. 그러나 곡구성만 보면 이번 드림걸즈는 영화버젼에서 가지고 왔다고 보면 될듯합니다.


사실 드림걸즈의 공연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에이~'라고 한번쯤 할만했습니다. 왜냐면 드림걸즈곡들이 100% 흑인들의 음악이고 그런 감성이 진하게 배어있는데다 비욘세와 제니퍼 허드슨이 속된 표현으로 미칠듯한 가창력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부담스러울 정도로 노래를 잘소화해냈거든요. 사실 외국인이 우리의 판소리를 구성지게 부르기 힘든만큼 동양인이 흑인음악을 소화하길 기대하는건 어려운 부분이 많거든요. 그래서 최민철씨가 잘한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하고 갔을때 잘하고 외모도 딱인데(^^;) 블루스 음악의 구성진 맛을 살렸다고 볼수는 없다라구요. 하지만 정선아씨나 차지연씨는 명성에 걸맞는 미칠듯한 가창력을 보여주시더군요. 그래도 아쉬운건 아쉬웠습니다. 어쩔수 없죠. 우린 한국사람이니까요. 근데 이건 단지 비욘세와 제니퍼 허드슨의 녹음된 음악과의 비교일 뿐이지 우리는 라이브 음향으로 눈앞에서 마치 '우리나라에선 내가 제일 노래 잘불러!!'  라고 외치듯이 맘껏 뽐내는 두분의 배우분들의 노래만으로 이 작품은 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차지연씨 잘한다는 얘기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차지연씨 정말 명불허전입니다. 이 여배우를 보기위해 티켓값을 지불한다고 보셔도 될정도입니다! 살을 많이 찌우셨던데 나중에 빼시면 굉장히 고생하실텐데 걱정이네요. 노래부르시는데에도 영향이 있을텐데 말이죠.다만 정선아씨는 좀 아쉬운게 역할때문이지만 그 가창력을 맛볼 곡이 몇곡 안된다는 점이랄까요.


이제 오만석씨를 씹어볼까요? ㅎㅎ 농담입니다. 오만석씨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가 많은데 결과적으로 보면 제 견해론 그저 옷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해요. 순수하고 소년같은 느낌의 순정만화 남주인공같은 역할엔 잘 어울리시지만 닳고 닳은 차가운 비지니스맨을 연기하는데에 맞지 않았던 거죠. 외모적인 이미지로도 사실 별로 안맞았던거 같구요. 게다가 어차피 역할적으로 한계가 있으니까요. 김승우씨가 캐스팅된 이유를 알것같은 역할이었네요.


게다가 또다른 미덕은 영화를 보면서 공연에 더 맞게다 싶었는데 역시나 극의 흐름은 공연쪽이 더 좋았네요. LED화면의 화려함도 있었구요. 너무나도 잘 활용해서 앞으로 나올 미래의 뮤지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LED를 공연에 제대로 활용하는건 'We Will Rock You'를 보며 감탄했었는데 '드림걸즈'는 한단계 이상인듯해요. 영화에 비해 영상적 한계가 있는 공연예술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다고 할수 있겠어요.

그러나 아무래도 화려한 쇼비지니스 세계의 어두운 면이란게 이 작품의 전체 흐름이다 보니 굉장히 잘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자체의 평이 좋지 않은거 같아요. 제가 만족한다고 모든 관객이 만족하는건 아니니까요. 사실 은근히 대중적인 내용은 아니거든요. 결말도 그렇고... 사실 가볍게 즐기다 가기엔 전체적으로 극이 무거우니까요. 하지만 실제 있었던 드림스에 대한 뒷얘기를 보면 차라리 이 작품은 즐거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니까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자료를 한번 찾아보시는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겁니다.^^


PS : 샤롯데 2층에서 보았는데.. 음향이 오다만다는 느낌이네요. 무대와 가까운데 비하면 너무나도 사운드에서 소외되어있어요. 그리고 한숨이 푹 쉬어진게 2층에서 보니 천장이 협소해서 이 작은 극장에서 샹들리에를 얼마나 작은걸 쓸까 걱정되는 것이었습니다.(오페라의 유령 얘기예요~)
by 단열했니 2009. 4. 17. 00:45


작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오랜기간동안 공연되어오던 렌트가 마지막 공연을 고했다. 아마 아예 안올라가진 않겠지만 브로드웨이에서 볼수 없는건 사실인듯... 그리고 얼마전에 공연실황이 dvd와 블루레이로 출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흥분을 금하지 못했는데... 불법적이긴하나 블루레이립을 구하게 되었다. 블루레이 디스크를 무조건 살거지만 현재 플레이어가 없는 관계로 어차피 블루레이립으로 봐야한다고 구차한 변명을 날리며 국내공연과 한차원 다른 수준의 HD버젼의 공연실황을 보게되었다.

스펙은 720p이고 클릭해보시면 제법 화면을 꽉채우는 화면을 볼 수 있을듯 합니다. 이 버젼은 구하셔도 어느정도 사양의 PC가 아니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브로드웨이의 무대와 브로드웨이의 배우들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줍니다. 외모들이 뛰어난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고르고 뛰어난 실력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공연실황들과는 달리 다양한 카메라앵글을 선보이고 있는데 화면에 다른 카메라가 걸리건 말건 좋은 그림이 있으면 비춰줍니다. 상당히 역동적인 편집으로 뛰어난 몰입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HD카메라의 장점은 기존 카메라에 비해 어두운 조명에서도 잘 나오고 뛰어난 디테일을 주기때문에 배우들의 침방울 목에선 핏줄하나하나 마치 내앞에 있는양 관찰하며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보다 더 낫다고 하고 싶은게 일단 영화버젼에서의 각색이 워낙 맘에 안들었고 이미 공연은 버릴곳 없이 완벽한 플롯과 호흡을 가지고 있는데 공연용으로 만들어진 내용을 억지로 만듬으로서 생기는 지리함이 강했는데 역시 '렌트'는 공연이 최고인데다 카메라를 그다지 의식하지 않은 공연에서만 볼수 있는 열정적인 노래와 연기를 보여주기때문입니다. 다만 미미역의 배우의 실력은 좀 아쉬웠는데.. 사실 미미는 레코딩도 그렇고 제가 여태 본 공연도 그렇고 미미를 제대로 소화했다고 느끼는 배우가 없을정도로 어려운 넘버들이기때문에 그런건 감안해야겠지요.
엔젤은 역시 김호영씨다 싶은... 엔젤은 예뻐야한다는 선입견을 빨리 없애야 다른 렌트공연도 봐도 적응할텐데 말이죠.
모린은 그냥 무난했어요.  '오버 더 문'은 왠만한 배우아니면 정말 몰입하기 힘든게 있는거 같아요.
'라비보엠' 장면을 보시면 자그마한 안무의 디테일들이 역시 뭔가 틀리긴 틀리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직접봐야 알수 있는 렌트만의 매력이 있답니다.
공연의 모든것을 담기로 했는지 심지어 인터미션장면도 녹화합니다. 10분동안 이 화면만 보여지는데 2막을 위해 무대를 치우는 장면과 관객들이 왔다 갔다하는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커튼콜장면입니다. 이게 실황을 보시는 분은 좀 거슬릴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데 관객들의 환호와 반응이 너무 좋습니다. 아마 이제 볼수 없다는 아쉬움에 더더욱 환호를 보내는거 같습니다.
이 분 너무 너무 잘하시더라구요. 실황이 별로 맘에 안들어도 이 분의 'Season of Love'만으로도 본전은 뽑았다고 생각하실거 같네요.
                                             "라슨 너무 빨리가셨어요...ㅠ0ㅠ"

얼마전 어떤 형이랑 얘기하는데 제가 뮤지컬 매니아라고 하자 흔히 듣는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뭐야라고 물어보는데.. 항상 물어보면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오페라의 유령'이라고 했다가 '레미제라블'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렌트'실황을 보면서 자막하나 없이도 다 알아듣고(제가 히어링이 되서가 아니고 하도 많이 들어서) 넘버들을 따라부르며 울고 웃고 하는거 보면서 사실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은 렌트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정말 너무 사랑하는 작품인거 같아요.

dvd는 한글자막과 함께 곧 출시되니 dvd라도 구매하세요.
by 단열했니 2009. 3. 2.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