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 컬쳐스페이스 유엔
오만석 조정석 임진순

야성적이고 동물적인 형 리와 지적이고 이성적인 동생 오스틴이 오랜만에 한집에서 살게되고 작은 계기로 서로의 위치가 바뀌게된다는 이야기. 스토리만 치면 이런 류의 스토리는 많지만 대사는 위트넘치고 상황은 순간순간 긴장감이 넘쳐서 몰입하게 한다. 코믹코드도 많이 가미했고 디테일한 연기동선도 맘에 든다.

오만석 조정석의 호흡도 괜찮고 코믹극으로선 부족함이 없다. 근데 이 극이 그냥 코메디인가? 내용을 보면 틀림없이 블랙코메디이긴한데 2시간동안 그냥 웃기기만 하다가 끝낸거 같다. 덕분에 결말 부분은 엄청 썰렁해지는거지 사실 중간에 이런 일이 생길거라고 복선이 깔리긴 했는데 말이다.

최근 오만석이란 배우의 작품을 가급적 챙겨보곤했는데 줄곧 이 사람에 대한 찬양섞인 반응만 보다가 잘한다 이런생각은 쭉해왔는데 '톡식히어로'에서 실망하고 이 작품의 리를 보니 배우로서의 한계가 확 다가왔다. 사실 왕자나 귀족역할이 들어올 마스크가 아닌데 연기스타일이나 목소리가 지나치게 고급스러워서 몇몇 역할이 참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는데 너무나 야성적이어서 동물적이기까지 한 리를 연기하기 위해서 본인이 리가 되기위한 메소드적 연기보다 순수하게 테크닉으로 승부보려 한듯하다. 사실 연출적 컨셉으로 보면 그게 더 맞긴하다. 리는 트리플, 오스틴은 쿼드러플로 캐스팅되서 초반 3주정도는 커플링으로 진행되지만 이후엔 몰입하기도 힘든 크로스캐스팅으로 간다는 것. 결국 배우는 캐릭터의 몰입보단 배우들간의 호흡과 테크닉으로 승부하는게 정확할지도 모른다. 아마 다른 리역의 배우들을 봐도 캐릭터보단 재밌는 코미디극을 만들기 위한 연기적 테크닉과 순간순간의 연출된 연기를 펼칠지 모른다. 그런데 내가 굳이 하고싶은 얘기는 오만석씨가 그런 연기를 보아온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점이다. 누가 딱히 그런 역을 하라고 시킨것도 아닐텐데 굳이 자기 연기스타일과 잘 안맞는 캐릭터의 작품에 캐스팅되서 순수하게 연기력으로 승부보는거다. 연기력이 좋으니까 연기력을 뽐내는거야 좋은 일일지 몰라도 몇번정도 오만석의 작품에서 오만석만 보러간다는게 조금 짜증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공연에 출연하는 내내 오만석이란 배우만 보인다는게 그리고 그 역할의 너만 보여 그게 문제야라고 말하는 연출가들의 지적같은게 왜 나쁜건지 오만석이란 배우를 보면서 왠지 알것 같았다.

조정석은 괜찮았다. 적어도 조정석이 보이진 않았으니까...


ps : 티켓박스엔 어떤 사람들을 갖다놨길래 공연시간이 지연될정도로 티켓을 못나눠주는건지.. 티켓박스에서 티켓 수령하는데 그렇게 오래걸리는거 처음봤다.. 공연시작인지 제법됐는데 대체 그동안 뭐한건지.
by 단열했니 2010. 12. 9. 20:36

12월 4일 - LG아트센터
정진호 김범준 토니 커버-김영훈

- 이지명군의 인대쪽 문제와 선우의 급체 이후 김세용과 정진호의 더블캐스팅 체제가 일주일정도 됐엇는데 그 탓일까 춤쪽은 약간 피로해보이는 느낌이 있지만 연기에 대한 감이 잡힌듯하다. 불과 2주만에 본건데 연기가 비약적으로 늘었다. 아무래도 일주일에 두번 서던 무대를 이틀에 한번씩 서니까 몰입도가 더 생긴 것이겠지.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더블이라고 집에서 쉬는게 아니고 1막끝날때까지 공연장에서 대기를 선다.

- 임재현씨의 가정사로 인해 토니역의 커버를 선 김영훈씨는 며칠서봐서인지 몰입도가 좋다. 커버임을 눈치 챌수 없을정도로 말이다. 임재현씨가 속된 표현을 대사할때 약간 거슬리는 억양쪽의 버릇이 있었는데 그게 없으니까 대사도 물흐르듯 흐르고 화를 너무 내서 막장극같은 분위기도 나고 그랬는데 적당한 감정처리로 튀지 않고 극을 잘 살려준거 같다. 노래도 잘하셔서 토니역의 비중이 작은게 아쉬울 정도...

- 빌리와 마이클 둘이 키가 맞지 않아서 일까(키가 범준이가 조금 더 크다) Express Yourself에서 최고의 호흡이라고 할순 없더라.

- Letter에선 빌리가 정말 잘해줘야 슬픈데 진호가 이 부분이 정말 많이 발전했더라.

- 진호의 피로누적이 느껴진게 드림발레 할때 약간 힘겨워하는게 보였던...


- 2번째 진호인데 제일 맘에 든다. 앞으로 쭉 진호만 챙겨보려할 듯~
by 단열했니 2010. 12. 6. 15:39
11월 18일 - 엘지아트센터
정진호 이성훈


- 극장에서 이걸 보고 있는데 씬이 넘어갈때마다 '아 1막이 끝나가는구나...' '2막이 끝나가는구나...' '여기에 영원히 앉아 있을 순 없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 탭신동이란 설명이 있던 정진호 다른 세명과 탭부분에선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고 꼭 탭이 아니어도 발레도 굉장히 뛰어나더라 특히 턴하고 몇가지 동작이 다른 빌리들에겐 없는 매력이 있다. 세용이가 우아하고 아름답다면 진호의 춤은 매혹적인 면이 있다. 좀 오글거리는 표현으로 무대에서 빤짝빤짝 빛난다고 할까. 

무엇보다 더 아쉬운건 현재의 안무로는 진호의 매력을 백분 못살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진호만을 위한 안무가 짜야할 것 아닌가! 게다가 탭도 뛰어나게 잘하 것에 비해 탭을 하는 안무가 부족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씬마다 댄스 애드립까지 있다. 이건 다른 빌리에선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서 재관람 재미를 주는 빌리인거 같다. 미성이기까지하니 생각보다 많이 주목받지 않는게 신기할뿐이다. 뭐 아역연기 스타일이 좀 남아있지만..

- 이성훈은 두번째인데 Express yourself는 이 친구를 위한 노래인게 틀림없다. 게다가 진호는 이 곡에 엄청 강하지 않는가 이 둘의 시너지는 1막 최고의 장면이 이 곡이 되게 만들었다. 이날 이성훈군은 감기인지 목이 쉰건지 목소리가 허스키해졌는데 그게 묘하게 섹시하게 들렸다면... 여기서 변태인증?

- 아이들 키가 세용, 지명이 비슷하고 진호, 선우가 비슷한데(한뮤대 당시 기준) 사실 세용이는 아빠하고 크게 차이 안나는데다 윌킨스 선생하고도 별차이 안나며 엄마하고는 비슷하기까지 해서 살짝 부담스런 느낌도 있었다. 확실히 키와 외모는 진호랑 선우가 걸맞는거 같다. 위화감도 없고...

-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전용관 만들어서 9만원이 최고가로 잡아서 10회 관람권은 액면가 60%에 주고 그러면 나는 정말 출근도장 찍을거 같다. 우리나라에서 그거 할 간큰 제작자는 없겠지...

- 그리고보면 피아노에서 포스터자세로 점프한건 선우군밖에 없다. (당시 9월말) 위험하다고 중간부터 못하게 한걸까...

ps:첫번째 화장실 장면에서 빌리가 화장실문을 쾅 닫자 접시인지 그릇인지가 깨졌다. 정영주씨가 애드립으로 잘넘기시고 빌리쪽에 조명도 안들어오는데 애가 그냥 대사를 하자 능숙하게 조명이 들어오는 에어리어로 데리고 오시더라 역시!

이정도면 나도 훌륭한 이모팬(?)이 되는걸까?



(참고로 이 글 작성자는 원빈과는 전혀 다른 그냥 아저씨...)
by 단열했니 2010. 11. 19. 00:06

11월 11일 - LG아트센터
김세용 김범준 이하 동일

- 세번째 보는 빌리, 빌리는 춤을 출때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고 하는데 관객들은 그의 춤에 짜릿한 전율을 느끼는거 같다. 그래서 계속 극장을 찾게 만든다.

- 발레의 김세용 초반 스텝밟을때부터 벌써 다른 빌리와 포스가 틀리다.

- 압도적인 춤실력과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주나 갈라지는 목소리때문에 노래가 거의 안된다. 옥의 티치곤 다소 크지만 다른 빌리에게 볼수 없는 연기적 앙상블까지 있다. 특히 윌킨스와 엄마가 나오는 씬과 마지막 엄마와의 씬에서 임문희씨의 감정이 절절하게 다가왔고 관객들도 많이 훌쩍거림을 들을 수 있었다. 빌리의 감정이 살아있으니 받아치는 연기자들도 감정이 제대로 살아나는 듯 하다.

- 또한 내가 본 다른 빌리들과의 윌킨스 선생님과의 마지막씬에서 쿨하게 헤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곤 해서 신파적인 것보단 쿨해서 괜찮은 씬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세용빌리와 윌킨스선생님의 마지막씬은 둘의 감정교류가 보여져서 폭풍 감동. 다른 아이들의 연기력에 조금은 의문부호를 두게 되더라.

- 데비 박예은에게 연출이 주문한게 '데비야~ 너는 화내는 애야 무조건 화만내렴~' 인듯이 연기하더니 주변의 조언이 있었던건지 몇달동안 연기해온 바 본인이 봐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화내지 말아야할 부분은 화내지않게 되었다 그래봐야 80%는 화만 내고 있지만... 그건 그렇고 춤은 왜 이렇게 안늘어?

- 김세용은 너무 커버린 키와 변성기때문에 갈라진 목소리만 아니었으면 빌리엘리어트 뮤지컬이 앞으로 써내려갈 역사에서 최고의 빌리라는 소리를 듣지 않았을까 싶다. 춤이면 춤 연기면 연기 이 작품을 새롭게 보게 만들었다.

- 앞으로 진호빌리도 볼거고 새로 투입된다는 빌리도 볼테고 전체막공도 볼테니, 갈길이 멀구나..

by 단열했니 2010. 11. 12. 02:01

11월 3일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차지연 서범석 임태경 차유리 조영경

- 나름 기대하고 기대했던 작품이다. 기대 ↑할수록... 언제나 이럴까.

- 영화내용은 당연히 기억도 안나고 소설을 읽지 않다보니 내용을 쫓아가기 버겁더라 당연히 읽기라도 했어야하는 국민소설도 아닌데 이렇게 마구 넘어가다니...

- 가요필나는 넘버가 너무 많아서 솔직히 별로다. 국악쪽에 대한 기대를 너무 한 탓일까..

- 연출, 조명, CG 다 좋았지만 이게 과연 이 가격의 공연인지는 아직도 의심스럽다. 비주얼적인 부분은 놀라웠다. 무대의 영상화라고 부르고 싶다.

- 차지연씨는 등굽은 연기를 쭉 하던데 원래 국악을 부르는 자세가 약간은 등이 굽은 느낌이 있긴한데.. 내 눈엔 서범석, 임태경씨와 키가 비슷하다보니 숙인거 같은 느낌.

- 서범석씨에게 새삼 놀랬다. 노래로 정말 연기를 하는 느낌. 가사에 어떻게 그렇게 감정을 잘 담아내시던지..

- 2막초반에 나오는 노래의 전주중에 Sound of Music의 'My Favorite Things'가 생각나는 멜로디가 있더라. 집에가는길에 계속 흥얼흥얼 아... Sound of Music 올려줄 기획사는 없는건가...(무산됐었습니다..)

저의 관람태도는요.

2%부족하네요.

by 단열했니 2010. 11. 4. 01:06

충무아트홀 블랙
10월 23일 - 강필석 윤공주 이주광
10월 24일 - 신성록 윤공주 이주광

나와 틱틱붐!
다른 작품과 달리 '틱틱붐'은 제법 챙겨본 편인데요. 세군데 동시 상연시절에 강남팀, 대학로팀이었던 남경주-최정원, 주원성-전수경때 보고 NKTOB의 조이맥킨타이어가 존역할로 내한공연도 보고, 마침 제가 딱 서른살때 이건명-배해선으로 봤었구요. 요번엔 존이 더블로 들어가길래 두번다 봐야겠다 싶었죠. 렌트를 너무 좋아해 '렌트'의 음악만으로 부족한 라슨의 팬심을 달래줄 작품은 사실상 '틱틱붐' 밖에 없고 전체적으로 본 횟수로 치면 오히려 '렌트'를 능가하기도 하네요. 작품은 질풍노도의 29살에 대한 이야기인데 20대 중반때 볼땐 노래가 괜찮은 뮤지컬이었다가 서른이 되서 보니 공감백배의 작품이었죠.

새로운 틱틱붐 다른 두명의 존
'틱틱붐'의 초연은 한전아트센터, 연강홀, 산울림에서 동시에 다른 캐스트 다른 연출로 한다고 했었지만 무대가 비교적 틀리고 배우마다 해석이 약간 틀린정도였지만 존의 대한 해석과 연출은 비슷비슷했습니다. 내한공연도 그랬고, 2007년도 버젼도 비슷하더군요. 강필석의 존도 그리 틀리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놀라운건 신성록의 존이었습니다. 사실 기존의 존 캐릭터는 예민하고 우울한 신경과민증의 캐릭터였다면 신성록의 존은 속내는 어떻든 능글맞고 친화력있는 캐릭터인데 어딘지 상반되는 느낌의 캐릭터를 이전의 예민하고 우울하며 신경과민한 인물의 이주간에 고대로 잘 녹아냈단 말이죠. 사실 '렌트'같은 작품을 쓰고 작품속의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작가라면 그런 성격일지도 모르겠다라고 절 설득하는데 성공하긴했습니다. 어쨌든 그 해석이 어딘지 어색할것만 같은데 녹아내는 과정이 너무 흥미로워서 몰입이 되더군요. 강필석의 존 공연은 두 멀티맨과 다른 스타일의 연기로 인해 되려 튀기도 하고 앙상블이 과히 좋지 않아서 사실 다소 몰입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대부분의 유머코드도 관객들에게 통하지 않았구요. 두 오버하는 배우사이에 혼자 진지하고 고민하는 연기를 하면서 그안에서 상당히 공들여져 만들어진 안무와 브로킹에 핀트가 맞지 않는 느낌이라면 신성록의 존이 바로 연출이 원하던 존이었던 것인지 세 배우의 다소 오버스럽고 소란스러운 새로운 분위기가 유기적으로 잘 맞더군요. 하지만 이건 배우간의 캐릭터 분석 차이인데 서로 간의 해석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 다른 앙상블을 맞춰주지 못한건 많이 아쉬운거 같아요. 이전 공연까지만 해도 우울한 존이었어도 나름의 유머코드를 잘 이끌어내서 중간중간 웃고 그러기엔 부족함이 없었는데, 이번 강필석존은 중간에 너무 조용하더군요. 분위기뿐 아니라 재미가 없었어요. 반면 신성록 존의 발랄한 능글 캐릭터는 두 멀티맨의 가끔은 민망스러운 오버와 잘 맞아서 전체적으로 상당히 유쾌하게 공연을 연출합니다. 그동안 소극장 공연도 많이해서 그런지 관객과 어울리는걸 즐긴달까요. 제가 강필석 존을 본 날 두 배우의 컨디션이 별로였을 수도 있지만 신성록과 두 배우가 유독 호흡이 잘맞는 모습까지 보여져 이 공연의 제작과정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새로운 존의 캐릭터와 연출은 환영할만 했지만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이 너무 오버스럽고 재미에 치중한 전체적인 흐름때문에 진지한 대사들이 가끔은 그냥 흘러만 가는 듯한 모습도 보여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감히 평하자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해야겠죠.

수퍼비아가 보고싶은 1人
조나단 라슨의 유작인지 미발표작인인지 정확한 정황이야 모르겠지만 살을 덧댔다는 작품이지만, '렌트'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틱틱붐'은 그 인간적 일면을 볼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렌트'만으로 그의 음악이 아쉬운 사람에겐 목을 축이게 할수 있는 곡들로 가득찬 작품이기도 하죠. 라슨 사후와 '렌트'의 성공이 맞물린 작품이라 의도를 한건지 '렌트'에서 나오던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의 원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너무 좋고 늙은사춘기(?)를 겪어본 사람에게 겪한 공감을 가질 만한 내용의 극이기도 하죠. 사실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그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저 엔딩이 꼭 그리 해피엔딩이 아니었는지도 모르죠. 행복한 웃음속 엔딩에 어딘지 모를 비극을 항상 느끼곤 했으니까요. 그토록 원하던 인생을 살게되었고 사람들이 오래도록 기억하는 걸작을 만들어냈지만 이 작품의 작은 해피엔딩은 한 젊은이의 짧은 삶의 방아쇠같은 역할을 했다는 생각도 종종하곤 하거든요. 그리고 이 작품에서 자주 언급되어지는 수퍼비아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크게 조명된 공연은 아니지만 스티브 손더하임이 인정하고 그의 젊은 시절의 5년이 축적된 작품이니까요. 라슨의 음악이 그리게 되는 작품인거 같아요. '틱틱붐'은 공연 완성도완 상관없이 항상 보고나면 어딘지 허전함을 느끼게 되는거 같아요. 왠지 모를 허전함. 그리고 이젠 나이먹었다고 새로운 느낌이 되네요. 나도 저 나이떈 저런 마음이었지...

by 단열했니 2010. 10. 27. 02:31
10월 10일 저녁공연
이지명 김범준 이하 동일

- 이지명이 탭은 확실히 잘하더라 반면에 발레는 아쉬웠고, 지명, 진호가 탭쪽이고 세용, 선우가 발레쪽인거 같은데 개인적으론 앵그리댄스도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고 발레가 선우보다 아쉽다보니 전체적으로 그냥 아쉽다는 생각뿐...

- 김범준은 이성훈과 비교가 너무 너무 많이 되더라 이성훈이 너무 잘하는거지 김범준이 못하는건 아닌데 비교가 되는건 어쩔수 없는...

- op석 1열이었는데 이런 좌석을 팔다니 좀 너무 하다 싶기도하고... 억지기립박수 안쳐도 되니 편한거 같기도하고...
by 단열했니 2010. 10. 21. 12:49
굳이 리뷰형식의 글에 쓰지 않은 투덜투덜, 글도 길어지고 그냥 내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 데비역의 박예은은 처음부터 끝까지 버럭 화만낸다. 그런 캐릭터가 아닌데 말이다. 질투심과 애정이 섞여있는건데 별로 살리지 못한거 같다. 아역연기자가 많다보니 디테일하게 안잡아준거 같고 본인도 캐릭터 분석이 안되어있고...

- 우리나라중견 뮤지컬 배우들은 너무 너무 너무 폭이 얇다. 아빠역의 조원희씨의 노래실력은 짜증나더라. 연극배우인지도 모르겠다 싶은건 꽤나 안정적인 대사처리력과 감수성있는 연기.

- 빌리 아빠가 결국 돈을 벌기위해 노조를 배신하고 그를 말리는 빌리의 형과의 씬은 영화판 빌리엘리어트의 명장면중 하나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데 뮤지컬에선 다르게 그리고 별로 뭉클하지도 않더라. 개인적으로 빌리 엘리어트는 빌리와 아빠와의 관계와 갈등해소가 주요 내용이라고 생각하는데 뮤지컬에서 선생님과 엄마에게 그 자리를 빼앗긴 느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던 부분.

- 임선우군 발성과 대사처리방법을 약간 성우톤으로 해서 마치 애니메이션 아역성우 같은 대사를 계속 듣자니 무슨 대사는 더빙한 느낌이어서 많이 거슬렸다. 노래는 목이 약간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느낌이라 걱정까지 되더라.

- 성인 빌리가 임선우보다 몸이 유연하지 못하면 어쩌자는건가;;;

- 군더더기 너무 많다. 할머니 노래, 엄마의 노래, 아버지의 노래, 마가렛 대처 디스곡 이런거 저런거 다 빼고 가면 빌리만 죽어날테니 없앨순 없겠지만 솔로곡, 합창곡 대부분이 빌리연기자를 쉬게 해주기 위한 브릿지 같았으니 영 불만스럽다. 음악이 너무 내 취향이 아니었던걸지도 모르지만 엘튼존이 참여한 뮤지컬 중에 이렇게 노래가 불만스러웠던 공연은 이게 처음일거다.

- ost는 19금으로 잘알려져있는데(욕설때문이겠지만) 공연은 초등학생이상 관람가로 되어있다. 나 본날은 미취학아동도 엄청 들어왔다. 예매창에서 미리 공지해야하는 부분 아니었나 싶다. 이 공연은 절대로 아동극이 아닌데 크나큰 오해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심지어 작품자체는 자기 아이가 스타가 되는걸 바라는 부모에겐 로망같은 작품인거 같기도 하고..
by 단열했니 2010. 9. 25. 16:17


9월 22일 - LG아트센터
임선우 이주실 조원희 정영주 함건수 임재현 장원령 신현지 임문희 이성훈 박예은

영상물과 경쟁해야하는 무대극은 불리하다

공연에 대한 점수가 짠 분들은 주로 원작 영화인 빌리엘리어트에 애정이 많은 분들이라는 인상을 받아서 원작을 10번이상 보아온 저에게도 해당되는 얘기겠구나라고 생각했죠. 모든 무비컬들이 그래왔듯 영상언어라는 간결하고 드라마틱의 극치를 보여주는 영상물에 한정된 장소에서 실시간으로 모든걸 보여줘야하는 무대극은 표현수단방법에서 한수접고 들어갈 수 밖에 없겠죠. 당연히 뮤지컬쪽은 일단 출연한 배우들에게 작든 크던 분량을 줘야하기때문에 성인조역배역진에는 일정한 분량들이 주어졌고 원작의 빌리 엘리어트와 아버지란 주요테마에 더하기 의미없는 덧붙이기 분량들이 엄청 늘어났습니다. 솔직히 필요없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정도입니다. 뮤지컬적 재미로 보자는 의미로 생각하면 좋겠지만 문제는 그러기에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그렇다치고 성인연기자들은 왜?
당일날 캐스팅이 바뀌는건 그렇다치고 1막에 출연했던 배우가 2막에서 바뀌는 일이 있다는 얘길 종종 보게됩니다. 원래 8~9명이 로테이션으로 공연한다고 하는데 4명으론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겠죠. 사실 이 아이들은 남성 아역연기자의 정년에 해당되는 나이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성장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기는건 당연하죠. 오픈런이니 네명의 아이외에 준비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고 믿고 싶을정도입니다. 벌써 네명의 로테이션에 문제점이 보이는데 공연계의 성수기인 연말까진 끌어야할테니까요. 게다가 2막 시작전까지 배우들이 대기한다는건 매일 최소한 1~2명은 출연하지도 않는데 극장뒤에 1막 끝날때까지 대기하고 있어야한다는거죠. 하지만 제가 본날만 치면 성인연기자들도 문제인게 벌써 지쳤습니다. 이주실, 정영주, 임문희씨만 멀쩡합니다. 그리고 보니 다 여배우네요. 제가 비교적 앞열에서 보고있는데 배우들이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고 노래엔 힘이 없습니다. 8월말에 개막한 공연의 배우들이 왜 벌써 지쳤을까요. 오페라의 유령도 중간에 좀 힘들어 보였지만 대부분 괜찮았는데 말이죠. 생각해보니 이 작품에서의 타이틀롤이지만 빌리의 배역은 의외로 적습니다. 대부분의 노래를 성인연기자들이 부르고 춤추는데다 앙상블들은 쉴새없이 옷을 갈아입고 무대에 머무는 시간도 상당히 깁니다. 중간 중간 주역들과 아역들만의 시간이 있지만 그 시간은 주로 옷갈아입는데 쓰겠죠. 몇몇 지친 연기자들을 보니 얼터만 한팀있어야겠다 싶겠다란 생각마저 들더군요.



무대극 역사상 가장 혹독한 배역
보통 무대에 아역을 세우는건 그냥 아이가 잠깐 귀여운 외모로 애교를 부려서 지겹고 완성도 떨어지는 극에서 관객들에게 동정심을 얻어보자는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보통 아이가 중요배역을 맡아야할때는 성인여자배우중에 키작고 동안인 배우가 아이역을 맡곤 하죠. 제가 뭐 뮤지컬의 역사를 통틀어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토니어워드 빌리엘리어트 영상은 애가 무대에서 하면 얼마나 하겠어란 저의 생각을 180도 바꿔주었는데요.(영상은 유튜브를 찾아보세요.) 영화면 단기간 집중훈련과 카메라워크로 커버하지만 거의 매일매일서야하는 무대극은 그 얘기가 많이 틀립니다. 솔직히 이 작품은 대작 뮤지컬이 될수도 없는 내용이거니와 공연도 관례대로 성인연기자가 빌리엘리어트 역할을 했다면 장기공연은 커녕 우리나라에 넘어오지도 않고 막내렸을 작품입니다. 공연중간에 기립박수가 나오는게 첨엔 좀 당황스러웠지만 보면 언뜻 이해가 될정도로 혹독해보이는 훈련끝에 나왔을 어린 배우들의 연기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는거죠. 아직 'why'가 없는 나이에 그저 어른들의 박수갈채에 힘입어 고통스러운 훈련끝에 장기공연을 펼치고 있는거죠. 아역배우에게 이렇게까지 혹독하게 훈련시킨 전례가 있을까 싶을정도로 주요배역에 높은 비중이어서 보는 사람이 질릴정도입니다. 낮에는 학교생활 밤에는 출연하지 않아도 극장으로 달려가야하고 성장통을 겪으며 무대에 서는거죠. 적어도 선우빌리는 중간 중간 피곤함을 보여주지만 무대에 두려움없이 맞서며 즐긴다는 느낌이어서 당일의 갑작스런 캐스팅 교체가 전혀 불만스럽지않게 해주었습니다. 마이클의 이성훈군도 무대를 즐기는 모습에 덩달아 즐거울 수 밖에 없었구요. 피곤해보이는 성인연기자들에 비해 이 두 친구들이 작품의 활력소가 되어주었고,빌리를 소화해야하는 소년의 연기자체가 작품의 스펙터클인거죠. 이 별로 대작같지 않은 대작이 대작이 되는 이유이며 예술의 극치인지 아동학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아이들이 이 작품을 올리는데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은 아이들의 재산이 된다고 생각하면 저는 충분히 이 아이들에게도 가치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시일내에 관람추천
사실 보고 바로나와서는 재관람생각이 없었습니다. 이 작품보다 더 뛰어난 작품도 저는 재관람에 인색했거든요. 근데 이 작품을 한번 더 보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드네요. 다른 아이의 연기도 보고 싶은거죠. 각자 다 다른 개성이 있다고 하니까요. 아이의 연기자체가 작품의 힘이니만큼 그 힘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구요. 그래서 브로드웨이에서 장기공연되는고 있는것도 아이들의 힘이 아닐까 싶네요. 제작사측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더블캐스팅이 생기던지 빌리가 몇명 보충되던지 해야 장기간 공연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의외로 이대로 진행될지도 모르구요. 사실 이렇게 일찍 매너리즘이 찾아올줄 알았으면 개막 초기부터 보는건데란 생각도 많이 듭니다. 저도 그래서 일찌감치 관람하시는걸 추천하고 싶네요. 나중에 큰 할인 생기면 속이 좀 쓰릴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아직은 덜 지쳤을때라도 빨리 보시는게 남는게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속편히 재관람하지 않는 거죠. 하지만 이 작품을 재관람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by 단열했니 2010. 9. 25. 04:45

9월 14일 (막공)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양희경 박은태 조정은 오소연


스포일러 있습니다. 어차피 끝난 공연이라 크게 의미는 없지만 후일 재공연이라도 보시겠다면 피하심이..

1막은 사극, 2막은 신화
묘한 나무 조각같은 곳에 행매가 앉아서 노래를 부릅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부터 이 작품이 단순한 사극뮤지컬이 아님을 알게해줍니다. 조선시대에도 사랑을 있었다를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보여주고 죽을 수 밖에 없던 한 연인들의 죽음으로 1막이 끝나버립니다. 전 아직 사전정보가 부족했기에 이렇게 끝내버리면 나중에 수습을 이상하게 할텐데란 생각을 했습니다. 전막에서 주요인물 둘을 죽여버리면 전개는 뻔하게는 두가지 중 하나죠. 환생을 해서 만나거나 저승에서 만나는 내용으로 가는거죠. 2막이 60분인데 굳이 환생을 해서 만들어갈 새 스토리가 있어보이진 않았고 결국 저승에서 만나는 쪽으로 가겠거니했는데, 의외로 황천길이나 연옥의 확장판쯤 되는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가더군요. 전막에서 쥐한테 콩을 줄때 은혜갚는 쥐의 스토리도 나오는건가 했더니 그 쥐들이 이 확장된 황천길의 주민들이더라 말이죠. 뜬금없이 300년뒤라는 것은 좀 의아했지만 죽어버린 영혼이니 시공정도는 가볍게 초월할 수도 있지란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김생이 원한이 됐지만 쥐무리들 간의 생긴 오해와 반목은 한국인의 정으로 해결하고(관람한 분들은 그 정이 그 정이 아니란거 알지만 뭐 비슷한거 아니겠습니까?) 이 쥐무리들은 은혜를 갚겠다며 다시 뜬금없이 오작교가 되어 죽은 김생과 홍랑을 하룻밤동안 만나게 해줍니다.


새로운 사랑 신화
제가 간단히 스토리를 정리하면서 그러려니하고 넘어가준 부분이 많은데 사실 이 작품의 주요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화 창조이고 한국적 판타지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살구나무에 중매의 신 혹은 사랑의 신이 붙어있는 것도 좀 의아하고 이 확장된 황천길의 주민들이 쥐이고 시대적이나 배경이나 으로도 실제 세계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쥐가 황천길에서 저승을 이어주는 오작교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사실 이 모든 것들이 실제로 우리 옛 전통적으로 있던 것인데 제 지식이 부족해 몰랐던것이던지 아님 정말 작가가 새롭게 창조한 세계인 것이죠. 물론 스토리와 기본적인 내용은 견우와 직녀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에서 채용된 듯한 합니다. 신화가 너무 신화적 기반없이 창조되는 것보다는 약간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쉬이 수용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요. 이건 제가 요새 오페라를 많이 보다 보니 오페라에선 무대에 맞게 기존에 있던 내용들을 재창조해가는 과정을 관대하게 수용하던 버릇이 이 작품을 더욱 쉽게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페라는 고전이나 신화를 다룰때 그대로 올리기보단 무대극에 맞게 새롭게 재창조되는 작품들의 약간 부족하고 어색한 내러티브를 클래식 작품이란 당연히 이런 것이다라는 관점으로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어야했으니까요. 사실 피맛골연가의 이 2막에 대한 불만을 많이 볼수 있었거든요. 1막을 그저 사극이라고 생각하고 전막과 후막의 대비되는 분위기를 빨리 수용할 수 록 2막에 대해 만족스럽게 보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1막이 너무 지루해서 암전될때마다 시계를 쳐다봤었는데 빠른 전개 속에 숨겨진 배경지식과 서브텍스트들을 잡아내며 보느라 정신없이 재밌게 봤거든요. 추후 재공연을 할때 이 1막과 2막의 괴리감을 쉽게 해결하는 것이 숙제일거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대본상으로 어설프게 고쳤다간 더 이상해질것만 같구요. 연출적으로 1막의 사극적인 분위기를 좀 더 판타지로 가야 2막의 판타지적 요소에 빨리 적응하지 않을까 싶네요. 내러티브자체에 가지는 거부감은 빨리 극복할 수록 작품을 재밌게보게 되는게 아닌가 싶네요. 저는 2막이 더 재밌었으니까요.



앞으로 공연계를 이끌 새로운 대작의 탄생
선공개된 4곡의 음악때문에 이 작품은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노래가 굉장히 좋기때문이죠. 양희경씨와 신예스타 박은태와 오랜만에 공연계로 돌아온 조정은씨도 매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했고 서울시의 지원덕에 티켓값도 무척 저렴했지요. 그리고 서울시가 지원한 것은 티켓값을 줄이기위한 적당한 지원은 아니었던 것인가 봅니다. 올해 올라간 대극장 공연 중에서 손에 꼽을 만한 스케일의 무대와 저도 몇년간 뮤지컬을 봤지만 뮤지컬에서 이정도의 군무는 처음이 아니었던가 싶을 정도로 대규모 군무면서 심지어 굉장히 만족스러운 실력이어서 또다시 놀랄 수 밖에 없었네요. 그동안 대단한 군무였다라고 쓴 공연들의 평을 지우고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인원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압도되더군요. 국악과 오케스트라의 만남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높은 완성도에 놀랄 수 밖에 없었네요. 작년 영웅도 그랬지만 우리나라 뮤지컬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ps:1막의 여러 연인들의 사랑의 노래때 남남커플의 키스는 오늘 처음 나왔다고 하더군요. 애드립인줄 몰랐던 그 자연스러움이란...ㅋ
by 단열했니 2010. 9. 15. 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