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 우리금융아트홀
티버드 김응주 이창희 이수용 하강웅 최호승
핑크레이디 임혜영 박은미 신다영 임진아 방글아


- 그동안 포스트 김소현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던 임혜영이 '그리스'에 캐스팅되었단 소식에 처음으로 '그리스'를 볼까란 생각으로 관람하게 되었음.

처음으로 관람하는 임혜영은 그래도 이 신인과 무명배우들 사이에서 압도적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게 문제인거 같다. 물론 다른 배우들이 크게 별로지 않았긴하지만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살짝 열심히 하지 않았단 느낌도 있다. 현재 예능프로로 주목받고 있기때문에 무대에 신경써야할 시점인거 같은데 아쉬웠다.

- 의외로 티버드 멤버인 배우들간엔 전쟁같은 작품인거 같다. 서로 누가 누가 튈 수 있나 열심히 싸우는 듯한 모습이 좋았다. 적어도 주연인 김응주는 이 사이에서 살아남진 못한 듯 하다.

- 어떤 분이 매니아와 비매니아의 차이는 '그리스'가 재미있냐 없냐의 차이라고 했는데 나는 매니아인가 보다 죽을 맛이었다. 지나치게 희극적인 대사톤도 너무 거슬렸는데 의외로 유치한 대사들은 크게 거슬리진 않더라.

- 우리금융아트홀은 전부터 음향이 안좋다고 느꼈는데 2열에 앉아보니까 확연히 느끼겠더라. 태생이 체육관이다 보니 체육관특유의 울림이 있다. 자리가 좋아서 대사전달엔 큰 문제는 없었지만 자리가 크게 영향받을 공연장일듯 싶다.
by 단열했니 2011. 8. 14. 21:56

지난 주에 신세계해피찬스 이벤트인 <모비딕>관람권에 당첨되었습니다.

사실 이벤트 신청시 공연날짜가 표시되지 않았기때문에 제 일정과 관계없이 당첨일자가 나왔고,

미리 말하지만 신분증을 지참하라는 얘기외엔 아무런 공지도 찾을수 없습니다.


저는 가까운 지인에게 제 신분증을 주고 대신 참여하도록 이야기했고, 제 볼일을 보았습니다.

근데 공연시간이 한참 지난후에 볼수 없었다고 문자가 오더군요. 양도불가공연이었다고 했답니다.

제가 초대이벤트를 많이 겪었지만 신분증 지참 이벤트는 초대티켓의 판매를 막기위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분증을 줄정도면 상당히 가까운 사람이고 티켓을 판매했다고 볼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시간에 동네의 가까운 영화관도 아닌 종로까지 시간을 내서 간 관객을 매몰차게 몰아냈습니다.

본인이 아니면 절대로 공연을 볼 수 없다는 얘긴 홈페이지에서도 볼수 없었고 저 문자에서도 알수 없었던 내용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모비딕>이 조승우가 나오는 공연도 아니고 본인이 가지 않았고 미리 공지하지도 않은 내용을 가지고

남의 주말을 망쳐도 되는건지 알수가 없군요. 솔직히 제가 나중에라도 돈을주고 보려던 공연인데 신세계에도 <모비딕>

에도 정내미가 확 떨어졌습니다. 뭐 또 당첨되지도 않겠지만 솔직히 남의 주말을 망치는 이벤트따윈 다신 신청하지도

않고 무척 유감스럽게 기분나쁜 이벤트였음을 이야기합니다. 신세계이벤트는 양도가 불가하니 신중히 신청해야겠네요.
by 단열했니 2011. 8. 7. 22:48
8월 4일(프리뷰) - LG아트센터
김무열, 이율, 정선아, 옥주현, 김태한, 임춘길, 김형균, 조유신, 심정완

- 고전뮤지컬이어서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 역시 이지나! 고전이란걸 말해주지 않음 모를듯한 연출력.

- 커플링이 의외로 남남, 여여끼리 케미스트리가 좋다. 배우들이 각자 자기 상대역보다 더 친분이 더 있어서 인듯...

- 임춘길씨는 역시 명불허전 굉장히 비중이 있는 역할인데 김태한씨와의 호흡으로 무게감을 잘 잡아줌. 김태한씨도 잘했으나 노래나 대사가 잘 안들렸음. 이 작품의 재미는 주연보단 조연들인거 같음.

- 정선아는 정말 안어울릴줄 알았는데 안어울릴거 같은 역할이란 선입견에 되려 반전을 준듯함. 그렇더라도 이 캐릭터 이미지의 다른 배우가 생각나는건 사실임. 옥주현은 록시하트가 많이 보여서 아쉬운데다 이율보다 나이가 많은 느낌을 줘야 캐릭터가 살아날텐데 그냥 정선아 친구같은 느낌이었음. 연상이란 대사가 없었음 연상인줄도 몰랐을 것임.

- 깨알연기가 많아서 앞자리에서 봐야하는데다 약간 사이드에선 무대에 선 많은 배우들떄문에 배우연기가 또 가림. 가능한한 앞으로 가능한한 가운데로...
by 단열했니 2011. 8. 4. 23:55
7월 19일(프리뷰)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양희은 양희경 이하나 그외 앙상블

- 양희은 데뷔 40주년 기념공연인 <어디만큼 왔니>는 일단 뮤지컬을 표방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뮤지컬도 콘서트도 아닌 애매한 기념공연에 불과했던 것이죠.

- 양희은님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전체줄거리인 이 작품은 어린 시절부문까진 노래와 함께 보여지는 아기자기한 무대와 양희은님과 멀티맨 역할의 양희경님의 앙상블로 즐거움을 주었는데요. 사실 양희은님의 연기는 연기라기보단 라디오 사연읽는 듯한 라디오진행톤의 연기였지만 양희경님의 노련한 연기로 딱히 거슬리지도 않고 즐겁게 술술 넘어갑니다. 문제는 극중 양희은의 나이가 성인이 되고 부터입니다.

- 양희은이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두 자매가 돌아가며 나레이션으로 진행되는 2인극에서 갑자기 쥬크박스 뮤지컬로 바뀝니다. 일정한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양희은님의 자신의 이야기중 큰 줄기만 조금씩 보여줍니다. 제대로된 이야기가 진행되는것도 없이 약간의 촌극을 보여주곤 바로 노래 이런식으로 가수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겼을때의 일이 될때까지 순시간에 지나갑니다. 김민기님과 송창식님과의 인연도 짧막하게 '그렇게 알게되었다.' 시대적인 이야기도 '그런 시대가 있었다.' 이런 느낌으로 다 처리해버리니까. 사실 양희은님의 전성기때의 이야기를 자세히 극으로 보고 싶은 사람에겐 크나큰 아쉬움을 남기게됩니다.

- 거기에 아프고나선 다시 양희은님으로 교체되는데 라디오 여성시대 진행이 본인에게 큰 의미가 있기때문에 굳이 극에 삽입한 듯 한대 라디오를 많이 들어봤던 입장에서 그닥 베스트 사연도 아닌 사연을 굳이 극에 가져온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담담한듯 감동적인건 사실인대 극화를 할정도는 아니란 얘기죠.

- 양희은님의 연기는 이야기하기 좀 그렇지만 양희경님이 잘 보좌해줘서 괜찮습니다. 그런데 양희은의 젊은 시절역할을 맡은 이하나가 양희은의 음색 적절히 잘 흉내내면서 멋진 가창력을 보여줘서 극의 활력을 주더라구요. 다른 작품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괜찮은 신인이 나온게 아닌가 싶네요.

- 초반의 신선함이 쭉 유지되지 못하고 초중반부터 차츰 무너지더니 그냥 콘서트로 애둘러 마무리하는 전체적인 전개가 양희은 40주년 공연으로선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이걸 그냥 이번에만 하고 끝내는 공연이란 점에선 아쉬움도 남긴하네요. 조금 더 보완하면 순수 뮤지컬로서의 가능성도 배재할수 없었는데 말이죠. 양희은님의 팬에겐 좋은 공연이지만 일반 관객에겐 많이 아쉬운건 사실이니까요. 적어도 양희은님의 팬에겐 레어한 공연일 수도 있으니 팬이시라면 강추드립니다~
by 단열했니 2011. 7. 22. 14:07
6월 19일 - KT&G 상상아트홀
김재욱 전혜선 (김재욱 막공)

* 유럽남자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한국남자들은 어릴때부터 슬픔이란 감정표현을 억압받아옵니다. <남자는 울면안된다.>란건 현재까지도 그다지 변하지 않았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병약한 마초들이 많습니다. 마초로 태어난 사람들이나 마초즘을 유지하지 그러지 못한 사람들은 억지 마초로 살아가다보니까 외강내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뭐 저도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슬픔을 표현하는 것보다 슬픔을 억누르는걸 더 아프게 다가와합니다. 슬픔을 억누르는 과정에서 공감을 얻으니까요.

제가 바로 전에 봤던 김재욱의 헤드윅은 울지않아서 더 슬펐고 이번에 본건 너무 울어서 되려 저는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을 잘하는 분들은 조금은 다르겠죠. 사실 헤드윅이란 작품의 내용은 그자체로 이미 너무 슬픈데 너무 우니까 무대에서 그저 한풀이만 하는거 같기도 하고 '슬픈건 알지만 이렇게 사람들 많은데서 그것도 공연 중에 그렇게 울어야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셀/헤드윅 슈미트는 트랜스젠더이고 이츠학은 드랙퀸이죠. 육체적 성별은 헤드윅은 여성이 된 것이고, 이츠학은 여전히 남성입니다. 실제론 헤드윅은 여배우가 했어야했을수도 있고 이츠학은 영화처럼 남자배우가 해야했겠죠. 물론 헤드윅이 나중에 토미가 되야하니까 남자배우가 헤드윅을 하는게 맞겠지만요. 저도 머리속으로 정리가 안되는 가운데 타이핑하고 있는데, 김재욱의 눈물의 헤드윅이 그가 연기했던 헤드윅이 이란 이야기속에 한셀/헤드윅은 언제부터 그렇게 울었을까요. 한셀도 유년시절만 놓고 봤을땐 억압받고 감정을 절제당해왔으니까요. 아마 그 물꼬를 틀어준게 음악이었겠죠. 예술은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속에 완성되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그리하여 한셀/헤드윅은 유년시절부터 흘리지 못했던 모든 눈물을 하룻밤 공연에 완전히 탕진해버리고 모든걸 산화하고 본인마저도 산화시켜버렸죠.

* 전혜선 이츠학은 헤드윅을 미워하는 전형적인 이츠학을 보여주는데요. 저 개인적으론 츤데레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더군요. 서포트역할을 하면서 엉터리로 할 수 도 있는대 해야할 일 다하면서 증오를 드러내니까 제가 보는 느낌은 '딱히 널 위해 이런걸 준비하는건 아냐.'란 느낌이죠. 욕하고 분노하고 반항할거 다해가면서 챙길건 다 챙겨주고 슬쩍 슬쩍 쳐다보며 발그레해하지만 헤드윅과 눈이라도 마추지면 잡아먹을듯 미워합니다. 헤드윅과 이츠학의 관계가 보통 그냥 헤드윅의 백업보컬이자 스테이지 매니저같은 관계에 그치는데요. 이번 버젼 전체적으로 그런지 다양한 관계가 보이네요. 서로 다른 방법의 사랑으로 말이죠. 어쨌든 헤드윅은 산화했지만 이츠학은 드랙퀸으로서 살아가겠죠.

* 사실 이전 공연의 헤드윅은 그저 드랙퀸같긴만 했습니다. 사실 원작 헤드윅이 드랙퀸같았죠. 헤드윅은 드랙퀸이 아닌데란 생각은 들었지만, 트랜스젠더와 드랙퀸의 차이는 미첼이 더 잘알아서 잘했겠지만요. 혹은 트랜스젠더라고 해서 여성화가 되는건 아니어서 과한 화장과 요란스런 치장을 해야했는지도 모르죠. 존 미첼의 의도가 그러한건지 아님 미국쪽 트랜스젠더들은 다 드랙퀸처럼하고 다니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사실 그쪽 세계를 피상적으로만 알지 제대로 알아볼 기회도 그럴 생각도 해보지 않았거든요. 적어도 트랜스젠더는 성전환을 통해 여성으로서 살아가면 되고 드랙퀸들은 게이이기도 하고 그저 여장자체를 좋아하기만 하는 경우라고 알고 있어서 말이죠. 이번 헤드윅에선 첫의상은 반짝이 매니아인 중년여인같은 느낌이고 두번째 의상은 갑자기 브라이스 인형이 생각나더군요. 브라이스 인형이 딱 어떤 스타일이 있는건 아닌데 이건 브라이스 인형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님 김재욱이 입었기때문에 브라이스 인형이 생각났을 수도 있지만요. 사실 이건 그냥 제 견해이고 전자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고 두번째는 셰어스타일이 아닐까 싶네요. 트랜스젠더라기보단 그저 드랙퀸에 지나지 않던 외모를 다듬어 여성화시키고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헤드윅의 여성성을 극대화시켜서 앵그리인치만큼 채워지지 않는 여성성에 대한 동경과 세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그런 헤드윅이었던거 같아요. 뭐 연출이 제시한 비전이 어떤 것이었던 적어도 피상적으로 보고 즐기던 공연에서 지나치게 사유하게 만들었던 공연이었네요.
by 단열했니 2011. 6. 22. 05:38
6월 3일 김준현 최현주 김선영 (시키페어)
6월 12일 홍광호 최현주 김선영 (오유페어)

- 김준현은 대사와 노래에 스타카토를 너무 준다 발음문제가 지적되니까 그런거 같은데 굉장히 거슬린다. 하이드가 된 이후에 지킬일때도 하이드가 불쑥 나오는 연기가 개인적으로 괜찮긴한대 표현적인 아쉬움은 조금 있다. 소극장 작품이 아니니 작게 표현할수도 없었겠지...

- 홍광호는 하이드로 변할때의 특유의 성대를 긁는 발성을 이용해서 인지 목상태가 여전히 안좋다. 중음이 제대로 안나오고 저음하고 고음위주로 승부보는대 사람들은 열광했지만 난 좀 실망했다. 하이드의 괴수성을 좀 줄이고서라도 중음이 살아났으면 좋겠다.

- 의외로 시키페어보단 오유페어가 잘맞더라 생각해보면 오유페어는 1년동안 라울로도 만났다가 팬텀으로도 만난건데 시키페어는 그 이전에 둘이서 호흡을 맞췄을거란 보장도 없는것이다. 둘다 시키를 나온지 얼마안됐다는 것을 제외하곤 딱히 관련이 없었던 것이다.

- 최현주는 맘에 든다 엠마특유의 소녀적 느낌과 순수함이 돋보이고 시원스런 가창력은 보너스~
by 단열했니 2011. 6. 20. 03:31

6월 14일 - KT&G 상상아트홀
김재욱 최우리

헤드윅의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제 개인의견일 뿐입니다.

Tear Me Down
동독에서 미국까지 온 사연도 많고 한도 많은 헤드윅. 이번에 관람한 헤드윅은 보아오던 다른 헤드윅 보다 정말 한많고 슬픔이 많은 헤드윅이며 가장 그 사연에 고무되고 공감하게 되는 헤드윅이었습니다. 제가 헤드윅 공연을 즐겼던 부분은 나름 파란만장하게 살아왔지만 그것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현재와 노래를 즐기며 그것이 비록 허세라도 나름의 삶을 즐기면서도 토미 노시스와의 스캔들이 가슴설레는 자랑거리같았던 수다한판의 자리였다면 김재욱의 헤드윅은 제가 본 헤드윅 중에선 가장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어보였으며 어쩌면 헤드윅이란 사람은 저런 사람이었지란 당연한듯 새로운 시각으로 헤드윅이란 작품을 마주하게 해주었습니다.

Angry Inch
저도 이번 기회에 헤드윅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는데요. 한셀은 트렌스젠더지만 일반적인 트랜스젠더와는 틀리지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으로서의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친부에게 성적으로 학대당하며 일반적인 남녀관계를 가졌다는 이야기 한번 없이 자신을 여성으로 착각하여 접근했다지만 쿨하게 성별따윈 안중에 두지 않는 미국인 중사를 그 역시 큰 거부감없이 받아드립니다. 결혼을 하고 현재의 삶을 벗어나고자하는 욕망에 이끌려 성적 정체성 고민이 별로 없이 가발을 쓰고 성전환수술을 받지요. 그런 식의 인생을 살았던 트랜스젠더도 있을 수 있지만 한셀/헤드윅은 태어난 성과 자각한 성의 괴리감을 가지는 성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없이 그냥 성별만 남성으로 태어난 여성처럼 살았던 것입니다. 사실 저는 그 세계를 잘 모르다보니 항상 공감이 가지도 이해해보려고 하지도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죠. 이 과정에서 김재욱의 헤드윅은 타고난 아름다운 얼굴과 믿을 수없이 아름다운 몸매로 사실 한셀이 겪은 그 많은 일들이 그럴 수 있겠구나하는 설득력을 만들어줍니다. 성을 초월하는 미모로 동성마저도 거리낌없이 성적 욕망을 품게만드는 마력을 가지게 하는 것이죠. 그리고 운명적 필연같이 자신의 성을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자신이 선택한 성으로 살고 싶어하는 이츠학을 만나서 자신과는 다르게 성을 선택하며 또한 그녀가 가진 매력을 질투하며 심술부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한셀/헤드윅은 성전환 수술조차도 실패한 몸이니까요. 근데 김재욱-최우리페어엔 그런 헤드윅에게 화가 나면서도 그러한 복잡미묘한 애증의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과 간간히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둘의 엔딩씬은 여태껏 보지 못했던 묘한 감정의 교류를 느꼈습니다.

Exquisite Corpse
이 넘버가 바로 이번 헤드윅 이후 헤드윅에 대해 많이 생각한 넘버입니다. 록음악이 타음악 장르와 비교해 종종 듣기 괴로운 소음같은 사운드를 관객에게 선사하곤 하는데요. 각각의 이유는 있겠지만 보통 그런 사운드를 일부러 만드는건 고통의 공유겠지요. 이 장면을 가볍게 연출하면 퍼포먼스가 강한 락씬에 불과하지만 김재욱은 한셀/헤드윅 슈미츠란 인간의 고통과 슬픔이 가득히 전해져온 장면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기괴하고 슬픈 장면이었죠.

헤드윅과 이츠학
김재욱의 탁월한 비주얼은 언뜻 그의 性을 잊어버리게하구요. 원래 밴드를 하고 있었다고 하더니 음악에 대한 탁월한 이해력으로 작품의 넘버에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며 여태껏 이 작품은 쭉 같은 음악을 해왔지만 장르를 글램락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윤도현이 록사운드를 약간 하드하게 바꾸긴했지만 거의 장르적 변모를 꾀한건 김재욱이 처음이 아닐까 싶네요. 대사의 경우 어찌보면 톤이 일정한 듯한 조근조근한 말투는 되려 그의 말에 귀기울이게 되고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게 만듭니다. 특이한 헤드윅이란 이야기가 있었지만 김재욱의 헤드윅이란 인물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해석 저로 하여금 처음으로 헤드윅 슈미츠란 인물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들게 되더군요. 노래 하나하나 다시 곱씹어보게 하고 헤드윅이란 사람이 살아온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게되었습니다. 그리고 헤드윅과 이츠학의 관계도 피상적으로만 보이던 애증의 관계보단 더 복잡미묘한 관계설정이 보이더군요. 서류상의 부부로 나오지만 그들간에는 서로가 아니면 알지 못할 이해와 사랑의 관계가 있는 것이죠. 그러한 미묘한 관계설정과 디테일한 연기들이 다소 소란스럽고 기묘해서 가볍게 즐기고 오기만 했던 이 작품에 진지한 접근을 유도해주더군요. 사실 원작과 비교했을때 김재욱과 최우리가 만들어낸 이 미묘한 관계 설정은 작품에 대한 오도된 해석으로 받아드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연이란건 대본이란 하나의 틀안에서 배우들이 새롭게 창조해간다는 것이 공연이기이고 이 둘의 앙상블은 여태것 이츠학이 헤드윅 공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헤드윅을 중간에 조금 쉬게 해주거나 심심한 모노드라마에 약간의 양념수준의 캐릭터였다면 이 페어는 관계를 만들어내고 이야기를 창조해내서 비로서 이츠학이란 인물의 존재감을 가지며 헤드윅에서 없어선 안되는 캐릭터로 창조해냅니다. 작품의 끝까지 이츠학을 보게 되고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이츠학이란 인물과 헤드윅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토미
이번 헤드윅은 많은 업그레이드가 있었더군요. 단차가 무척 낮아져서 앞쪽 열에서 보면 너무 높았고 헤드윅이 관객석으로 뛰어내려오기도 어려워보였는데 그게 많이 줄었습니다. 조명도 눈부시게 바뀌었지만 일반적인 클럽조명을 생각하면 분위기는 더 나더군요. 김재욱만을 위한 글램록풍의 키치적이고 비비드한 컬러의 조명까지... 거기에 헤드윅뿐 아니라 이츠학에 까지 인물에 대한 깊은 탐구가 더해져 보기엔 잔잔한듯 관객의 마음속에 커다란 너울을 만드는 감성의 소용돌이를 던져주시고 무심히 떠나갑니다. 헤드윅을 보고 나서 헤드윅과 이츠학, 토미의 에필로그가 궁금해지긴 처음이었네요. 저들은 그날 밤의 격렬한 공연뒤에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그들이 살아온 삶을 한치도 이해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그저 먹먹한 마음만 남을 뿐이네요.
by 단열했니 2011. 6. 15. 09:08

3월 22일 - 세종문화회관대극장
박정환 윤도현 리사 김무열 김태한 구원영 허규
연출 이지나 음악감독 김문정

- 사실 저는 쥬크박스 뮤지컬은 별로입니다. <맘마미아>나 <위윌락유>는 좋아했지만 대부분의 쥬크박스 뮤지컬은 <맘마미아>처럼 노래와 극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맛이없습니다. 노래를 위해 극이 흘러가고 노래에 극을 맞춰서 극이 대부분 형편없습니다. 극이 형편없어도 <위윌락유>처럼 그래도 시츄에이션에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는데 그 공연은 차라리 그런 부분에선 괜찮은 공연이기도 했죠. 개인적으로 <맘마미아>가 되길 바랬던 <광화문연가>는 <위윌락유>도 되지 못합니다.

- 초반 지용(허규)이 상훈(박정환)의 노래로만 만들어진 공연을 만들겠다며 허락을 받으러오며 극의 시놉을 보여준다며 극을 보여주는 극중극 형식인데요. 그가 만든 극은 절묘하게 상훈의 과거의 있었던 일을 그려내는 내용입니다. 애절하고 하고 아름다운 이영훈 작곡가님의 곡이 어느장면에선 좀 튀게 어느 장면에선 잘 녹아들어가고 현재의 상훈과 과거의 상훈간의 하모니는 놀라운 시너지효과를 나타냅니다. 중간에 두 상훈과 지용, 현우(김무열)이 만들어내는 4중창은 단지 그 노래를 듣는 순간만으로도 이 공연을 보기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외에도 제가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잘 모르기에 일일히 나열할수 없지만 이 곡들이 다 이영훈 작곡가의 곡이구나 싶었을정도로 많은 곡들이 비교적 상황에 잘 맞게 펼쳐집니다. 군사정권시절의 창작하는 사람들의 아픔과 학생운동하던 사람들의 아픔이 광화문이라는 배경아래 가슴아프고 황망하게 녹여냅니다. 적어도 1막에서까지는요.

- 사실 삼각관계가 주요스토리인데 2막초반에 스토리를 마무리 지어버립니다. 저는 제 손목시계를 봤고 약속된 러닝타임은 한참 남습니다. 스토리는 갑자기 산으로 가고 2막후반엔 갑자기 송스루 뮤지컬로 장르가 바뀝니다. 가사에 뭔가 뜻이 있는 듯하지만 한번의 관람에 모두 전달받기엔 무리가 있었고 작품은 그렇게 황망하게 흘러가다 끝이납니다. 1막에 그렇게 타이트하고 화려하면서 유려하게 펼쳐지던 극은 2막은 다른 사람에게 연출을 맡기기라도 했는지 대체 무슨 극인지 알수 없는 묘한 극이 되어버리고 막판엔 이영훈 작곡가 트리뷰트 공연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어차피 이 공연의도자체가 이영훈 작곡가 헌정형식이 있긴하지만 사전지식없이 공연을 보러온 사람에겐 뜬금없는 무거운 분위기의 마무리는 생경할거 같습니다. 게다가 그 애매한 분위기탓에 이게 마치 이영훈 작곡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비춰질까봐 되려 당황스럽더군요. 공연안에서 헌정할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무겁습니다. 게다가 감동보다는 뜬금없다는게 제 생각이니까요.

- 윤도현은 역시 윤도현이었습니다. 사실 송창의와 윤도현이라는 무척 다른 색깔의 배우와 가수가 참여해서 의아한데 심지어 극을 보니 대체 송창의버젼은 어떻게 흘러가나 싶을정도로 윤도현에게 노래만 시킵니다. 멜로드라마기때문에 당연히 연기는 있지만 노래가 비중이 큰 공연이다 보니 노래비중이 무척크고 부족한 연기를 노래로 완벽히 커버합니다. 평소 윤도현 캐릭터가 터프하지만 섬세하고 소심한 느낌의 예술가란 이미지가 있는데 상훈의 캐릭터와 절묘하게 매치되어 상훈을 연기하는 윤도현이라기보단 윤도현 그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 상훈을 연기합니다. 거기에 YB멤버들의 카메오출연까지 더해서 말이죠. 특히 이 부분때문에 두 배우의 버젼이 다른게 아닐까 싶네요. 송창의씨 공연에도 YB멤버들이 나오진 않을거 같단 말이죠. 가만히 서서 노래만 불러도 미칠 듯한 존재감을 보여주지만 사실 광화문연가 공연 초반기는 윤도현은 일종의 독이기도 할겁니다. 중창에선 본인이 조금 자제하긴하는데 듀엣에선 다른 배우들 노래를 다 먹어버립니다. 듀엣을 하면 윤도현 노래만 들려요. 그나마 박정환씨는 대등하게 부르는데 김무열이 이렇게 노래가안되나 싶을 정도로 김무열이 묻혀버립니다. 초반엔 그래서 그런지 본인솔로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서 컨디션이 안좋나 했더니 2막에선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리사도 굉장히 잘하는구나 싶지만 윤도현앞에선 무너지고 새삼 박정환씨가 이렇게까지 잘하는구나란 새로운 발견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직 초반이니까 좀 더 수정해나가겠지만 잘하는 사람들만 모아놓은 극임을 감안하면 윤도현은 너무 잘해서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제가 독이라고 표현했지만 독은 아닙니다. 왜냐면 윤도현이 노래를 너무 잘 살려주신건 사실이거든요. 노래를 너무 잘하는게 문제라면 어쩌면 다른 배우들의 숙제기도 하겠죠. 송창의씨는 그에 비하면 아마 적절한 하모니로 무대를 만들어나가겠죠. 근데 과거의 상훈에게 주어진 노래비중이 굉장히 높음을 감안하면 송창의씨는 좀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소한 이 극으로 인해 리사와 허규는 뮤지컬팬들에게 꽤 인상을 남기지 않을까 싶네요.

- 광화문연가의 1막만 보자면 오랜만에 나온 한국뮤지컬의 걸작이 될뻔했는데 제 생각엔 한 80분이면 끝날 내용을 무리하게 140분으로 늘리다보니 생긴 크나큰 무리수인가 싶네요. 거대한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충실히 잘 채웠지만 앙상블을 굉장히 많이 썼음에도 그 거대한 무대를 채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실 창작뮤지컬이 공연을 올리기엔 너무 무지막지하게 큰 무대예요. 제목이 광화문 연가이다보니 광화문에 있는 극장에 올리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던거 같은데 충무대극장이나 샤롯데씨어터에서 인터미션없이 110분만에 끝냈으면 굉장히 깔끔하고 예쁘게 기억남는 극이 나오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물론 광화문에 그런 공연장이 없으니 세종에 올리려고 했을테고 세종에 올리니 그래도 한 2시간 넘는 공연을 만들었겠죠. 광화문에 대한 집착만 줄이고 다른 곳에서 하면 더 좋은 공연이었을텐데 말이죠. 공연이 쥬크박스 뮤지컬 답게 흥겨운 커튼콜이 이어지는데 2곡으로 마무리한 것도 좀 아쉬워요. 한 세곡정도는 해줬으면 2막의 아스트랄함을 잊은채 즐겁게 발긴을 돌렸을겁니다.

- 1막이 워낙 좋고 노래가 너무 너무 좋은데 심지어 조명도 너무 너무 예뻐서 1층보다는 2층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송창의로 한번 보셨다면 윤도현 캐스팅은 놓치는건 아쉬우실 거예요. 사랑하기때문에 보낸다는 내용도 제 요새 감성으로 상당히 잘 맞았네요. 담엔 가을에 봤으면 좋겠네요. 
by 단열했니 2011. 3. 23. 12:53

2월 27일 2시 준형-성훈
2월 27일 7시30분 진호-범준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였습니다. 아이들도 울고 배우들도 울고 관객들도 우는 축축한 자리였죠. 너무나도 슬픔에 잠겨있던 나머지 작품안의 유머코드에 완전히 무반응으로 일관했고 애드립을 해야 겨우 웃었습니다. 배우입장에선 고역인 관객매너긴 했죠.

마지막 준형이는 춤으론 그동안의 최고로 잘했네요. 연기는 살짝 아쉬웠지만 막공이란 긴장감이 연기는 부족하게 춤은 완벽하게 나온게 아닌게 싶네요. 마이클의 성훈이를 정말 귀여워하긴했지만 막공까지 여러번 봤는데요. 끝까지 딱 정해진 연기만 하더라구요. 많이 아쉽더군요.

진호는 마지막에 역시 강하게 달려주고 1대빌리 중 최고의 빌리로 남을 만한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딱히 선호하지 않던 범준이는 일취월장한 연기와 애드립으로 총막공의 최고의 귀염둥이로 남게 되었습니다.

커튼콜이후 5명의 electricity와 마이클 커버였던 민기군까지 참여해 8명이 보여준 express yourself는 정말 멋진 무대였어요. 일렉에서의 지명군의 덤블링은 이 공연의 최고의 명장면이었구요.

8월에 대구앵콜공연을 한다는 소식은 솔직히 말해서 약간 힘빠지는 소식이기도 했는데요. 드디어 끝난다는 것때문에 힘차게 달려온 사람들에겐 힘빠지는 얘기죠. 하지만 8월이면 또 그들을 그리워할 시간이니까요. 또 가게되겠죠.

by 단열했니 2011. 3. 1. 00:59

2월 19일 - 샤롯데씨어터
홍광호 쏘냐 조정은

홍광호
샤롯데지붕을 날라갈듯한 가창력의 홍광호는 오늘의 컨디션은 좋지만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터뜨리긴 하더군요. 그렇더라 하더라도 안좋은 컨디션이 관객들에게 전달됐는지 관객반응도 썩 좋지만은 않았네요. 이런저런 애드립도 많이하고 제가 홍광호를 썩 좋아하지 않는 것 중에 하나인 박자를 자기 맘대로 끌고가기 신공을 맘것 펼치더군요. 노래에서도 애드립을 하고 자기만의 개성을 주는건 좋은데 노래 변화가 너무 심한데다 반주랑 따로 노는 느낌때문에 선호하지 않거든요. 전에 볼땐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는데 컨디션이 안좋은게 느껴지는데 박자까지 늘이니까 듣기 좀 별로더군요. 몸을 사리는 느낌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폭발적 가창력엔 이견을 제기할 수 없는거 같습니다.

쏘냐
이번으로 세 루시를 다 보았는데요. 김선영은 너무 강하고 억척스러웠고 선민은 너무 소녀같고 너무 순수한 느낌이더군요. 딱히 틀렸다고 할순 없지만 딱히 이것이 루시다란 느낌은 없었습니다. 쏘냐의 섹시하지만 때론 소녀같고 때론 천박하고 그렇죠. 바로 이런 느낌입니다. 춤도 셋중에서 제일 제대로 춘다는 느낌이구요. 그냥 안무를 하는게 아닌 느낌이 있는 춤을 춥니다. 가창력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구말이죠. 근데 원래 저러지 않았던거 같은데 싶을 정도로 심하게 딕션을 줘서 노래를 듣는데 거슬리더군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노래의 아름다움이 약간 반감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조정은
저번보다 더 좋아졌네요. 중창에서 묻히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며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존재감도 더욱 있어보였구요. 홍광호랑 화음도 잘 맞아서 세번째 관람에서야 'Take me as I am'이 좀 들을만 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네요.

by 단열했니 2011. 2. 2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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