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6월 17일 베어홀 - 해설 및 하일라이트
6월 20일 코엑스 메가박스 - 전막
연출:데스 맥아너프
출연:요나스 카우프만, 르네파페, 마리야 포플라프스카야
베어홀에서 보다
<파우스트>의 포스터가 공개됐을땐 제 기준으론 구노는 알고 있던 작곡가가 아니어서 모처럼 카페이벤트 당첨으로 베어홀에서 보게되었는데 아쉽게도 하일라이트더군요. MET HD가 호암에서 하던 시절엔 로비에서 작품해설을 감상할수 있었는데 이젠 그런게 없다보니 아무래도 오페라 입문자로서 이것도 좋은기회겠다 싶더라구요. 그리고 유형종님의 깨알같은 해설과 유머들로 너무 아쉬울정도로 시간이 빨리 가더라구요. 제일 아쉬운건 하일라이트가 너무 짧게 준비된거였습니다. 결국 이건 시작하자마자 가서 봐야겠단 뽐뿌만 해준 시간이었네요.
메가박스에서 보다
저도 <파우스트>는 읽어본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예술을 전반적으로 많이 접한 사람 중의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겁니다. 유명은 하죠. 읽어본 사람이 별로 없을 뿐인 그런 서적 중의 하나일거 같아요. 사실 <파우스트>를 봐야겠다고 생각한건 작품보다도 요나스 카우프만의 훨칠한 모습을 보면서 테너가 저런 외모로 노래가 되나 싶었거든요. 러닝때문에 볼까말까한 작품을 베어홀에서 하일라이트를 보고 해설을 듣자 다른 노래를 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거죠. 전체적인 내용도 궁금했구요.
전반적인 내용은 보니까 주인공은 메피스토 펠레스이고 전반적인 내용은 마리그리트에 대한 내용이고 파우스트는 요나스 본인의 얘기대로 주변인에 불과하더군요. 혼전임신에 대한 시대적, 종교적 비극이라고 해야할거 같아요. 그리고 구원의 이야기죠. 심지어 파우스트 본인이 구원얘긴 있지도 않아요. 독일에서 욕먹을 만 할거 같아요. 제목만 파우스트지 파우스트에 대한 작품이 아니니까요.
요나스 카우프만은 매력적인 마스크, 테너로서 있을수 없는 바디핏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리는 또 굵고 강직한 스타일이더군요. 해설에서도 언급된 부분이지만 <투란도트>나 <아이다>를 해야할거 같은 보이스로 <파우스트>를 한 아쉬움은 있지만 마스크가 딱 어울리긴합니다. 오페라에선 보통 외적인 것보단 음색과 캐릭터를 맞추는데 외적인 모습을 캐릭터에 맞춘 느낌이네요.
전막 상영의 소감은 냉정히 얘기하면 사족이 많아서 지루하긴 합니다. 작품자체의 맛만 보시기엔 하일라이트가 좋았을겁니다 하지만 그 사족 속에 들어가있는 노래중에 명곡이 많아요. 유형종님이 아쉽게도 짤렸다는 노래들이 정말 다 좋습니다. 전막을 다 보시지 않기엔 좋은 곡들이 많아요. 잠깐 <아이다>도 언급했지만 정말 한두곡 들을려고 3시간의 지옥을 경험하는 오페라가 <아이다>라면 <파우스트>는 최소한 그런건 없을거 같아요. 르네 파페의 베이스 넘버가 많은것도 이채로왔구요.
그리고 연출가가 '저지보이스'의 뮤지컬연출가 답게 무대가 역시나 뮤지컬스럽습니다. MET가 브로드웨이를 자꾸 벤치마킹하는 느낌이 있네요. 요새 뮤지컬의 한 트렌드인 프로젝트 영상을 다채롭게 이용한것도 좋았구요. 유형종님은 무대가 심심하다고 했는데 그건 초거대 세트로 무식하게 극장을 한가득 메우는 오페라방식의 무대연출과 비교해서 단촐해보일뿐 세심하고 다채로운 무대연출로 단지 5막짜리 작품임을 느낄수 없게 흥미롭게 구성했다고 생각해요.
베어홀 vs 메가박스 코엑스 11관
메가박스 코엑스의 세팅은 원래 영화용으로 된 것이기때문에 기본적으로 고음과 저음에 치중해 있습니다. 대부분 바리톤과 베이스들의 무덤이예요. 실제로 그들의 노래가 묻히는 현상이 보입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특화된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의 음향이예요. 반면 베어홀의 스피커 음향은 아 이 스피커로 좀더 듣고 싶다 싶을 그런 음향입니다. 근데 뭐랄까... 굳이 음식으로 따지면 올리브유가 좀 많이 들거나 느낌이예요. 느끼하다고 해야할까요. '이야 어떻게 음악이 느끼하게 들리지? 신가하다.'라고 생각했다가 역시나 메가박스에서 들으니 훨씬 담백해진것으로 보아 약간 느끼한 음색인게 맞다고 생각되어지네요. 하지만 음악에 맞추어 세팅된 답게 전반적으로 노래와 악기가 풍요롭게 들리고 바리톤과 베이스의 노래를 잘 살려줍니다. 조금 아쉬운건 소프라노의 하이톤을 제대로 느낄수 있는 노래를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곡이 워낙 없었죠. 아니나 다를까 메가박스에서도 딱한번 스피커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극장용 스피커들은 크기가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주제에 이정도 하이톤에서 처참히 무너지나 모르겠어요. cgv보다 나은거 같긴하지만 하이톤에만 가면 그렇게 찢어져버리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두 극장 다 50점입니다. 음악 전용관을 만들어야해요. cgv가 청담동에 닥터드레관이라고 만들었지만 닥터드레는 힙합음악에서나 유명한 레이블이라 별로 기대되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베어홀에서 전막상영을 한번 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라트라비아타'예고편에서 드세이의 콜로라투라를 들을때마다 정말 두근거리는데 메가박스음향을 생각하면 또 답답해져오는 부분이 있거든요. 어느 쪽이던 양쪽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파우스트>매력있는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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