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10월 2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이건명 최유하 김민수 정영주 양꽃님 전아민
이건명 최유하 김민수 정영주 양꽃님 전아민
최악의 뮤지컬 영화의 Rebirth
자주 뒤져보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브로드웨이 정보를 보는 편인데.. 굉장히 놀랬던 작품이 바로 <제너두>였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제너두는 80년대 개봉했던 뮤지컬 영화중 재앙에 가까운 영화였고 상당히 엉망이라고만 들은 (나름 영화매니아시절에도 못 구한 영화였다.) 영화였다. 올리비아 뉴튼존이 <그리스>의 성공으로 고무되서 출연을 결정했지만 그 해의 재앙중에 하나로 기록될만큼 많은 제작비에 형편없는 영화가 나왔고 흥행에서도 쓴맛을 보았고 OST만큼은 상당히 성공해서 <XANADU>는 그녀의 대표곡 중 하나가 되었다라는 정도의 얘기... 하여간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홍보초기부터 올리비아 뉴튼존을 내세웠고 올리비아 뉴튼존의 명성에 기대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브로드웨이에서 제법 성공적이었다는 소식에 놀랬는데.. 작품의 실패 원인이 유치뽕빨 화면빨에 유치뽕빨한 스토리이기때문에 사실 무대공연은 영상작품에 비해 관용도가 높고 노래가 좋다면 무대에선 먹힐 수 도 있겠군이란 생각에 더더욱 호기심이 갔다. 실패작을 부활하여 성공시킨다는건 무척 흥미로운 일임에 틀림 없기때문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슈퍼주니어의 두 멤버가 급작스럽게 뮤지컬 남자주인공을 맡고 두산아트센터 연강홀같은 중극장에서 99000~44000원의 티켓값을 책정한 것은 상당히 괜찮은 조연진을 두었지만 국내초연임을 감안했을때 상당히 무모한 선택이었고 평도 상당히 좋지않아 상당히 기대하던 나도 실망하게 되었고 망설이는 동안에 우연히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이 공연을 보러가게 되었다.
유치뽕빨 브로드웨이 뮤지컬~
플롯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엉망인 작품이 메인스트림에서 나왔다는게 놀랍고 이런 시나리오에 이런 좋은 노래를 지은 작곡가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물론 작곡가가 작사가와 같다면 얘기가 틀려지겠지만... 솔직히 노래와 안무가 너무나도 맘에 든다. 정통 브로드웨이 스타일인듯 하면서도 중극장에 적절히 어울리며 그림도 아름답고 귀에 꽂히지 않는 넘버가 별로 없을정도로 노래도 좋다. 사실 플롯이 엉망이라지만 그만큼 내용전개도 빠르고 어이없는 전개가 나와도 뭐 대충넘어가주자란 마음으로 보면 뭐 도저히 못볼정도로 내용이 엉망이지도 았았다. 아니 내용은 엉망인데 엉망인데도 볼만한 작품이 있지 않은가. 마치 난장판 속의 즐거움이랄까. 아무 재료나 마구 섞어 집어넣은 엉망진창 같은 비빔밥인데 맛있어 죽는 그런 맛이 있는 작품이란 얘기다.
그러나 번안과정에서 일어난건지 연출하다가 작품이 재미없다라고 생각해서 넣은건지 유행어남발에 유치한 말장난, 시선을 분산시키는 패너두 관객을 이용한 몸개그 등은 작품이 원래 이런건지 연출이 이런식으로 만든건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개그의 남발은 지독하게 별로였다. 개인적으로 매니아들의 외면을 받은게 이런 부분이 아닐런지 싶다.
그리고 차라리 강인이나 희철이 낫겠다 싶은 것이 이 좌충우돌 극의 이건명씨는 너무 무게를 줬다. 이제는 좀 생긴 그의 관록같은 것이 이 작품에선 오히려 발목을 잡았단 것이다. 오히려 대니역의 김민수씨보다 더 중심잡힌 인물을 보여줬는데 그것이 안어울렸다는 것이다. 아쉬움 점이 아닐 수 없다. 최유하씨도 괜찮았지만 정선아라면 어땠을까란 생각만 계속 들었다. 그러나 튼튼한 조연진은 이 작품의 퀄리티를 높여주지 않았나 싶다.
이 작품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라이센스인지는 모르겠지만 뮤지컬 부분은 거의 손을 안댄듯 하고 나머지 대사치는 부분은 아무래도 손을 본거 같다. 노래부분이 너무 멋지다가도 대사만 치면 확깨는 이상한 작품이니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았다. 공연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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