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샤우팅'
이번 '샤우팅'은 결과적으론 실패한 공연이 되었습니다. 취소분이 많지만 않다면 한전에서 그정도 성공을 이루어낸것만 해도 설컴쪽에선 금전적으론 이득일지 모르지만 YG측 입장에선 매진된 회차도 없었던데다 매진될 상황도 안생긴데다 대성의 부상으로 인해 빅뱅멤버를 원캐스팅으로 출연시킨 보람도 없게되었죠. 어떤 이슈도 만들지 못했고 작품자체내의 완성도에도 치명적이 되었습니다.

'샤우팅'의 오픈은 매니아들사이에선 시큰둥한 일이었습니다. 빅뱅멤버 투톱으로 홍지민, 주원성씨등 뮤지컬계의 베테랑을 포진했지만 극장과 티켓값이나 시놉시스까지 빅뱅팬들의 돈을 노린 작품이란게 극명하게 드러났기때문이죠. 이와 비슷한 경우로 '제너두'가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희철을 주연으로 캐스팅했었고, 뮤지컬무대경험이 없는 연예인이 전격적으로 주연에 발탁되는 사례는 굳이 인터넷으로 어렵게 찾을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 배역이름이 연예인 실명으로 출연하기때문에 사실상 그들에 맞춰서 만들어진 작품임에 틀림없는거죠. 딱히 장르를 구분할 필요까진 없지만 전 아이돌 뮤지컬이라고 부르고 싶더군요.

연예인과 뮤지컬
연예인과 뮤지컬간의 공생은 하루이틀일은 아닙니다. 근데 우리는 한가지 확인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뮤지컬배우도 연예인입니다. 연극도 그렇고 무대배우와 연예인을 나누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연극인이고 뮤지컬배우고 다 연예인이죠. 방송인과 가수라든지 그렇게 나눌 수도 없는 상황이 된지도 오래됐구요. 단순히 무대예술과 매스미디어간의 간극때문인 부분도 있지만 매스미디어의 탄생과 더불어 무대예술인과의 공생은 계속되어왔습니다.

그 중에서 뮤지컬은 춤과 노래와 연기를 골고루 갖춘 진정한 멀티플레이어만이 가능한 장르인데 그런 부분에서 연극과 달리 뮤지컬에 진출하기 위해선 춤은 포기하더라도 노래는 일정수준이상의 실력을 갖추어야만 작품이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를 지니게 되지요. 근데 문제는 그렇습니다. 가수가 부르는 발성과 뮤지컬 작품을 위한 발성이 간극차가 많이 나는 작품들이 있는데요. 그런 작품들에선 가수도 본인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더 안타까운건 그 가수와 커플링을 해야하는 뮤지컬배우도 본인의 본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이죠. 가수의 뮤지컬출연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뮤지컬에 홍보적 측면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해지고 있는 점에 비해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인거죠.

 '테니뮤효테이전'으로 본 아이돌뮤지컬의 미래
작년 연말에 일본뮤지컬 '테니뮤효테이전'의 내한공연이 있었는데요. '테니스 왕자'라는 스포츠물을 빙자한 드래곤볼같은 만화인데 중학생들이 테니스를 하면서 라켓으로 장풍을 쏜다고 보시면 되는데요.(너무 축약했지만 맞는 말이므로...) 원작의 주인공들이 다 꽃미남인데 아니나 다를까 공연자체도 꽃미남(?) 배우들로만 채워서 공연을 하더군요. 테니스 경기를 하면서 생기는 일이 주요 줄거리라 여배우없이도 내용이 가고 제가 쓴 줄거리가 정말 이게 끝일 정도로 테니스 경기를 하다가 노래를 부르고 응원을 하다가 노래를 부르는게 다입니다. 노래나 안무도 jpop 스타일로서 일본 뮤지컬 배우의 발성이 저럴지도 모르지만 대부분 뮤지컬을 하다온 배우라기 보단 가수활동하던 배우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공연자체는 거의 콘서트 분위기였고 관객이 많이 안찰것을 우려했는지 일본에서 다수의 관객들이 객석을 채웠더군요.(실제로도 거의 텅텅비어서 공연하긴 했습니다.) 공연관련 상품도 정작 공연 ost cd는 없고, 출연배우들의 화보와 엽서세트 밖에 없더군요. 개인적으론 그저 일본 뮤지컬이 내한공연을 온다는 사실만으로 이 작품을 주목했던 건데 자국에서 시리즈물로 확대 될정도로 성공한 문화상품이 한국에 투어를 온 것이 었습니다.

제가 바로 '샤우팅'에 주목했던 이유가 '테니뮤효테이전'입니다. '샤우팅'의 시놉시스만 보더라도 대성과 승리는 나름 성공적인 뮤지컬 배우로서 데뷔를 치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예 본인들의 재능을 한껏 살릴 수 있는 맞춤형작품으로 또한 그런 상품으로서의 시범케이스로  '샤우팅'이 제작되게 된것이죠. 아이돌 가수가 본인의 재능을 충분히 살리면서 그룹의 한축이라기 보단 자기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본인의 이미지자체를 상품화하는 또다른 문화상품인 셈이죠. 아이돌 가수가 뮤지컬배우와 섞이지 않고 가수끼리 듀엣을 해서 본인들의 성향에 맞는 곡으로 시너지를 내고 부담스러운 무대연기보다는 시트콤연기로 차분히 자신들에게 더욱 쉬운길로 더욱 기량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이죠. 뭐 결과적으론 그렇게 안됐지만...

사실 뮤지컬에 데뷔하는 아이돌들은 다 그렇진 않지만 그룹내에서 포지션이나 인기가 애매한 경우가 종종있지요. 연기자로 데뷔하기엔 마스크가 좀 약하고 예능에 데뷔하자니 끼가 부족하거나 솔로데뷔는 메인보컬이거나 본인이 음악에 대한 깊은 조예를 가지거나 미친듯이 섹시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듭니다. 허접한 기획사가 아니라면 요새 아이돌들은 기본적으로 보컬이나 춤쪽은 기본을 꽤 갖추기때문에 연기가 살짝 어색해도 연극과 달리 뮤지컬은 용납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때문에 뮤지컬에 진출을 많이 하게되는거죠. 하지만 위에 언급했던 이유때문에 이미지만 나뻐지는 경우만 생겨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테니뮤효테이전'처럼 애초에 pop적인 음악만 가지고 가수로서의 능력만 발휘하면 되는 작품을 애초에 기획단계부터 만들어 나간다면 그리고 타이틀을 뮤지컬이라고 잡는다면 가수라는 핸디캡이 오히려 장점으로만 다가올것이고 충분히 성공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여느 상업적인 뮤지컬보다 부가 수익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기존 뮤지컬은 정말 뮤지컬이란 장르에 욕심이 있는 사람만 도전하면 됩니다. 옥주현이나 최성희처럼 말이죠.

결론에 '샤우팅'을 다시 언급하게 되는데요. 대성대신 대성을 연기하는 강인영이란 배우에겐 현재 이 작품이 본인이 주연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큰 의미가 없습니다. 승리는 가수로서 노래를 부르고 있고 강인영은 뮤지컬배우로서 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제가 이런 주제로 글을 쓰는데 영감을 주었거든요. 아마 대성이 제대로 공연을 펼쳐서 순전히 빅뱅의 프로젝트그룹 콘서트로서 '샤우팅'을 관람하고 왔다면 이 글은 그저 이런 작품도 괜찮구나라는 내용으로 분량이 3분의 1은 줄었을겁니다. 하지만 아이돌뮤지컬이란 새로운 장르로 이와 비슷한 또다른 공연이 기획된다면 저는 또다시 보러갈거 같습니다.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것에 흥미가 많나봅니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잔뜩나오고 소녀시대멤버가 직접 출연해서 두팀이 '하이스쿨 뮤지컬'같은 느낌에 가요로만 이뤄진 작품이 나온다면 재밌잖아요?
by 단열했니 2009. 8. 15. 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