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0일 이건명, 배해선, 김형묵

아르코 대극장

1. 저에게 4번째 틱틱 붐!

2001년 신시에서 3곳의 극장에서 같은 공연을 한다는 컨셉으로 강남 한전아트센터, 대학로 연강홀

(연강홀이 어째서 대학로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촌 산울림에서 했었는데요. 당시 강남(남경주,

최정원), 대학로(주원성, 전수경)버젼만 보았습니다. 그리고 2002년 누나들의 우상 '뉴키즈온더블록'의
 
조이 맥킨타이어가 한국에 온다는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동숭홀에서 '틱틱붐!' 내한공연을 가졌었죠.
 
올해 안그래도 틱틱붐을 너무 보고 싶었는데... 아르코 대극장에서 다시 선보였습니다.  2007 '틱틱붐'

은 아르코 대극장에 맞지 않은 공연을 선보였다는 악평이 주를 이었는데...

오히려 저는 소극장에서 하는 '틱틱붐'을 본적이 없는지라 그리 크게 우려를 하지 않은채 극장에
 
갔습니다. 공연컨셉에 맞게 30살 할인이라는 안습의 할인을 받고 말이죠. 그래도 너무 보고 싶었죠.

올 여름때부터 '그린 그린 드레스'를 흥얼거리며 다녔을 정도로..

2. 틱틱붐을 6번이나 공연한 기획사에서 왜 새로운 버젼은 살리지 못하였는가..

원래 틱틱붐의 기획의도를 보면 조나단 라슨의 1인극을 3인으로 늘려서 소규모 공연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배우가 3명밖에 나오지 않는 극이기때문에 당연히 큰 극장과 다소 맞지 않는데... 제가

앞전에 본 세공연에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무대를 깊지 않게 만들고 꽤 앞으로
 
당기기도 했지만요. 근데 이번 틱틱붐은 꽤 뒤로 돌렸더군요. 왜일까 고민했는데.. 보다 보니

알겠더군요. 안무와 브로킹을 간소화했기때문인건데, 글쎄요. 안무와 브로킹을 간소화했다는건 연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같긴한데... 그렇게 인상적이지만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론 평소 굉장히
 
과대평가된 배우 리스트에 꼽는 이건명씨의 열연은 연기를 참 열심히 했다는 느낌이지만 마음을 확
 
사로잡는 그런 느낌은 없었다고 할까요.

30살...

20대때 보는 30살의 불안감은 '와~ 서른이란게 그렇게 힘들까?' 30살에 관련된 에피소드는 시트콤

'프렌즈'에서도 처절하게 다룬 적이 있는데요. 미국도 사람들이 나이연연을 안하는거 같지만

서른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거 같습니다. 저도 올해 서른이 되었습니다. 제 인생의 2007년과 서른살이란
 
나이는 제 인생에 악몽같은 인생과 우울증이라고 남기고 싶습니다. 일년내내 우울증에 걸린듯 살았고
 
제 일과 인생 둘다 그렇게 순조롭게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었죠.

그런 삶을 존도 살고 있더군요. 이 작품은 딱히 서른이란 나이가 중요하다기보단 그냥 어른이 되는 것

이 너무나도 힘든 와중에 우리가 어른이 되고 나서 문득 나는 어른이된 것이구나란 하나의 포인트같습

니다. 젊을땐 이해 못했던 찌든 인생의 더러움이 나에게 묻어져있고 그것을 인정해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힘든 그런 나이인거죠. 일도 연애도 잘 풀리지 않는 그런 힘든 시기가 현재 저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들면서 깊이 몰입하면서 보게되었네요. 진정한 인생의 전환점과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가
 
서른살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는 공연이었던거 같네요.그러나 공연은 공연...

저도 이제 끔찍했던 2007년을 마무리하면서 2008년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해야할거 같네요.

4. 틱틱 붐!

공연 중간보면 '렌트'의 'La Vie Boheme'에 나오는 기타리프가 잠깐 나옵니다.(물론 'Your Eyes'라고
 
해야겠지만요.) 관객들을 탄성을 지르지요.  저는 이 부분에서 강하게 느낀건데 '렌트'의 극히 한소절

을 삽입한 의도도 그렇고 그것에 호응에 주는 관객도 그렇고 그런거죠. 바로 조나단 라슨에 대한

그리움이랄까요. 그의 음악에 대한 찬사라고 해야할까요. 어쨌든 그의 음악이 너무 듣고 싶은데

'렌트'와 '틱틱붐'밖에 없다는건 너무 아쉽습니다. 'Superbia'도 소개됐음할정도로...

5. and...

오늘 이 작품을 보니 저도 제 귓가에서 울리던 시계소리가 있었다는 것도 알게되었고 폭탄도 몇번
 
맞았죠. 뭐 결국 존은 잘되었지만... 사실 잘된것도 아니죠. 그 성공을 누리지도 못했으니까요. 그저

좋은 친구가 있고, 사랑하는 음악이 있다면 삶을 좀 더 긍정적인 태도로 맞이하도록 노력해야하겠다

라는 결론에 이르긴 하네요. 열심히 산다고 삶이 그 열심히 산만큼 보답을 해주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절망하고 우울에 빠지곤 하죠. 그래도 즐겁게 살아야하는건 우리곁에 있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음악이 있으니까요. 그걸 깨닫게 해준 고마워요~ 존...

by 단열했니 2008. 1. 5.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