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프리뷰) - CJ 토월극장

김선영 홍광호 박철호 임기홍 원종환

연출 구스타보 자작 김민정 음악감독 권혁준

 

 

 

강력 스포는 없는데 약간의 내용을 예상할수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시놉을 읽으신 수준이면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일단 제 글을 읽기전에 예매나 예대부터 거세요. 뭐 제 후기를 믿는 분들에 한해서겠지요.

이게 공연기간이 무척 짧습니다~

 

 

 

배비장전???

90년대는 마당놀이의 전성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자료를 찾아본적은 없어요. 하지만 마당놀이가 유행이던 시기는 대강 기억납니다. 특히 MBC마당놀이라는 브랜드는 흥행몰이를 했었고 개런티도 잘 챙겨주는 편이라 연극배우와 뮤지컬배우들에게 꽤나 유혹적인 장르였다는 후문도 있었지요. 명절 연휴엔 방송에서도 많이 방송되었고 저도 어른들때문에 어쩔수 없이 몇번 관람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당놀이의 유명한 브랜드 중에 하나는 바로 '배비장전'이었죠. 사실 주인공 배비장이 망가지는 역할이다보니 최재웅이나 홍광호가 이 작품에 캐스팅되었다고 했을때 꽤나 놀랬습니다. 그럼 비중이라도 있었나했죠. 미리 말하면 실망하시겠지만 배비장역의 배우를 보러가기 위해 티켓을 구매하시면 돈이 아까우실 겁니다. 방자보다 비중이 적어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준 뮤지컬

사실 마당놀이로 많이 쓰였던 작품을 뮤지컬로 만든다고 했을때 가졌던 선입견은 잘 만들어진 만듬새로 모두 날아가버립니다. 66년도에 초연했던 뮤지컬이란게 믿을수 없을만큼 세련미를 보여줍니다. 아름다운 무대와 식상할수 있는 무대의 cg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잘 살려서 자칫 허전할수 있는 무대를 아름답게 비춰줍니다. 그리고 화려한 한복의 행렬로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한국을 대표할만한 아름다운 뮤지컬이 드디어 나왔다며 탄성을 자아내며 관람했습니다. 뮤지컬이란 서양의 예술에 이렇게 한국적인걸 잘 접목하면서 창극스러움없이 정말 뮤지컬로서의 맛을 제대로 살려줍니다. 저는 '서편제'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게, 창극도 아니고 뮤지컬도 아니고 좀 애매하다고 생각해왔거든요. 하지만 이 작품은 온전히 뮤지컬인데 '우리의 미'를 정말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외국연출에 대한 편견은 없지만 한국 연출이 이렇게 만들어줬다면 최고의 뮤지컬 연출가라며 찬사를 보냈을겁니다. 외국인이기때문에 더더욱 한국적인것에 집착을 했는지도 모르지요. 정말 아름답고 정말 뛰어난 작품입니다.

 

여왕의 귀환 여왕의 기사들

김선영씨의 앨리자베스에서의 모습이 비교적 실망스러웠던지라 아쉬움을 많이 남겼었고, 사실 김선영의 루시는 노래만 좋지 루시를 잘 살렸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없어서 애랑을 과연 잘해낼까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요. 한동안의 휴식이 무척 좋은 컨디션을 찾는데 도움이 된걸까요. 여왕의 귀환이라고 불러도 될정도로 뛰어난 넘버 소화력을 보여주십니다. 이런 말하면 안되지만 뮤지컬배우들 가끔은 쉬어줘가면서 작품하셨음 좋겠네요. 세상에 이렇게 잘하실 수 있을까요? 매혹적인 기생역할을 너무 잘해내셔서 제가 다 뿌듯할정도였습니다.

 

 

배비장을 맡은 홍광호는 홍광호정도의 위치의 올라선 배우가 왜 이 역할을 했을까 싶었는데 끝까지 다보고 나니 배비장을

 

홍광호가 아닌 배우가 했다면 노래로서의 존재감이 이렇게 있을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빵빵터지는 넘버는 단하나도 없고 그의 가창력을 뽐낼수 있는 넘버 또한 없습니다. 망가지는 역할이고 애랑과의 듀엣도 받쳐주는 역할입니다. 근데 그가 그렇게 받쳐줌으로서 김선영의 애랑이 더 빛날수 있었구요. 홍광호의 위치에서 남을 빛내주기위한 역할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박수를 보낼만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본인이 더 빛날수 있는 작품에 나올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그가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역할이지만 그가 했기때문에 공연이 더 빛날수 있었어요. 다소 돈키호테느낌이 나긴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죠.

 

 

임기홍도 거론하지 않을수 없겠네요. 김성기도 잘하시는 분인거 알지만 김성기가 과연 임기홍만큼의 에너지로 방자역할을 했을것 같지 않을정도로 에너지 넘치고 활기찬 방자역할을 소화해냅니다. 정말 미친 연기력에 놀라운 가창력까지 보태져서 홍광호와의 뛰어난 호흡을 보여줍니다. 홍광호와 임기홍 조합맞춰서 보시라고 하고 싶을정도로 둘의 호흡과 코믹함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다른 조합을 보지 않았지만 이 조합이 미친조합이어서 다른 조합으로 보고 싶지 않을정도네요. 신임목사역의 박철호씨도 너무 잘하시더라구요. 노래까지 잘하셔서 솔직히 제가 본 조합이 드림캐스트라고 하고 싶을정도네요~ 앙상블들도 어디서 이런 앙상블들을 모았는지 의아할정도로 전반적으로 너무 잘하구요. 프리뷰 공연임을 믿을수 없는 미친 호흡으로 2시간동안(인터미션20분제외) 이런 멋진 공연이 있나 싶을정도네요.

 

 

CJ토월극장

원래 토월극장의 음향은 좋았습니다. 9열 사이드에 앉았음에도 시야도 좋고 음향도 너무 좋더라구요. 모든 배우 앙상블들의 가사도 또렷이 들리고 새롭게 단장된 2층, 3층은 앞으로 토월극장이 2층, 3층이 최고라 불리는 극장이 되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무대와 가까워보입니다. (예전의 토월을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 앞으로 뮤지컬전용관이 된다면 여기서 하는 공연이라면 믿고 봐도 되는 공연장이 되었습니다. 원래 무대는 거의 중대형극장수준의 무대였기때문에 앞으로 샤롯데, 아티움, 디큐브에서 공연되는 수준의 공연들도 토월에서 많이 공연되지 않을까 싶네요.

 

 

3월 31일까지~

라이센스 공연은 <레베카>, 창작공연은 <살짜기 옵서예>가 올 3월까지 우리나라 뮤지컬계를 뜨겁게 달구지 않을까 싶네요. 지나친 설레발이지만 한뮤대, 뮤어 대상에 당당히 올릴만한 창작뮤지컬의 탄생을 프리뷰로 지켜볼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네요~

by 단열했니 2013. 7. 27. 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