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통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좀 미쳐있다고 하죠. 혹은 예술을 하려면 사람이 살짝 미쳐야한다는 얘기도 합니다. 어느게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닭과 달걀의 문제일지도 모르죠. 감독이 뽕쟁이인지 아니면 생활이 뽕을 맞은 듯이 생활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대런 아르노프스키의 화제작 '블랙 스완'은 이 사람은 살짝 미쳐있는게 아닐까 싶었던 저의 의심을 확인이나 시켜주듯 108분동안 마음 것 미친 화면을 보여줍니다.

발레가 이런 역동적인 예술인가 싶을정도로 역동적 핸드헬드와 편집이 관객마저도 미쳐버린 듯한 어리둥절한 세계로 빠져들게 만들고 등장인물들의 예술을 향한 무서운 집착에 몸서리치게 만들고 결국 파국의 길로 빠져들게하지요. 예술의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르려면 그렇게 자신을 몰아쳐야하는걸까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만이라도 따로 듣곤 하는데 그분은 되려 그런 의도로 만든 극같다는 느낌은 아닌데 말이죠.

제가 이런 류의 영화를 처음본 것도 아니고 예술영화전용관도 다녀봤지만 일반 상영관에서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자리를 못뜨고 대화하는 관객들은 처음보는거 같네요. 배우크레딧까지 나오고서야 하나둘씩 자리를 뜨는데 영화를 오래봐왔지만 참 신선한 광경이었던거 같아요.
by 단열했니 2011. 3. 4. 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