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빚을 내서라도 봐야하는 뮤지컬 5선

단열했니 2012. 3. 25. 23:27

한줄메모장에서 한번 던지고 나서 아예 포스팅을 해볼까 싶었네요. 제가 요새 사실 뮤지컬을 줄인게 주머니 사정이 좋지않아져서 인데요. 그래서 일부러 카페도 좀 멀어지고 그랬습니다. 뭐 그래도 뮤지컬을 사랑하니 어쩌것슴까 ㅎㅎ 엘리자베스 그냥그랬는데, 보고 와서 뮤지컬 사랑에 불을 지르네요. 그렇다고 한번 더 볼 형편은 안되고 그냥 불만 질렀네요.ㅋㅋ

그런 저의 절박함이 선정적인 제목으로 포스팅합니다.

1. Wicked

1. 소개

드디어 브로드웨이의 여제 <위키드>가 내한공연을 갖네요. 비록 호주투어팀이지만 일단 위키드를 한국에서 볼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빚을 내야합니다. <위키드>가 올려진 이후 새로운 빅히트 상품이 없어서 그런지 <위키드>의 위상은 더욱 강해보입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프리퀄쯤되는 내용이라고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오즈의 마법사>를 많이 뒤튼 내용입니다. 미리 원작소설을 읽고 감상했는데 원작소설은 <오즈의 마법사>매니아정도가 만든 진지한 팬픽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너무 진지하고 어두워서 다시 손이 갈거 같진 않네요. 이런 작품을 원작으로 이정도 만들어낸것에 오히려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즐겁게 감상하시려면 미리 원작을 보지 않은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오히려 <오즈의 마법사>를 한번 보고 가셔야합니다. 영화나 원작소설도

좋습니다. 그런 이후에 공연은 자막보기 좋은 1층 뒷자리에 한번 앉았다가 나중에 좋은자리에 앉으세요.

2. 작품의 포인트

라이온킹보다 더 어마어마한 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사실 그게 효율적으로 쓰인다고 볼순 없습니다. 이런 엄청난 규모가 세계적으로 공연되기 힘든 요인이란게 아쉬울 정도죠. 위키드의 미덕은 역시 넘버입니다. 'Defying Gravity'가 워낙 유명하지만 전체적으로 버릴 넘버가 하나도 없는 알짜배기 작품입니다. 지극히 동화적인 분위기임에도 진지한듯 동화적인 내용도 저는 그리 유치하지 않게봤네요. 대사를 다 못알아들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동화인 <오즈의 마법사>와의 유기적 관계를 위한 장치들만 이해하고 넘어가준다면 <오즈의 마법사>를 이렇게 재해석했다는 것에 감탄하게됩니다.

3. 빚을 내야하는 이유

브로드웨이 대작 뮤지컬 중에 라이센스 공연이 되지 않은 공연들이 많은데요. <위키드>는 그런 작품들 중에서도 라이센스가 힘듭니다. 현재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이 남자주인공을 뮤지컬스타던 아이돌가수던 양자 중에 한가지 요건을 맞춰야되는데, <위키드>엔 남자 뮤지컬 스타나 아이돌가수가 들어갈 여지가 없습니다. 어쨌든 공연을 올리면 올리겠지만 이 게시물부터 씹어야하는데 여자 뮤지컬 배우들이 탐내는 배역이라면 다 맡지않고선 직성이 풀리지 않는 그분이 이 작품도 탐낸다는 얘기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지만 그분의 배역 커리어수집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 작품욕심에 약간은 반감도 들기 시작하네요.어쨌든 라이센스가 올라오기 힘들고 내한공연이 다시 이뤄지기 힘든 뮤지컬쪽에선 보기 드문 초대형 뮤지컬이란 점에서 이 작품을 빚을 내서라도 봐야합니다.

1. 소개

그녀가 왔죠. 뮤지컬매니아라면 설명이 필요없는 전설의 워너비뮤지컬 <엘리자벳>. 사실 저는 이 작품을 소개할 자격은 없습니다. <모차르트>의 르베이 작품이란걸 제외하곤 그닥 관심이 없었거든요. 독일어 노래를 청음을 별로 안좋아해서잘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한때 우리나라에 유럽뮤지컬 붐이 일었을때 매니아들이 가장 노래를 불렀던 작품이고많은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죠.

2. 작품의 포인트

이 작품을 보는데 있어 조금은 실수했던게 이 작품은 미리 공부해갔어야했습니다. 워낙 드문드문 봤던 지라 내용도 몰랐구요. 배경도 몰랐구요. <엘리자벳>이 오스트리아의 '마리 앙뜨와네뜨'였던건데 너무 지식없이 보다보니 내용 쫓아가기도 살짝 버거웠고 인물의 감정이 너무 중구난방으로 펼쳐져서 몰입도 안됐구요. 미리 공부를 해가던지 최소한 프로그램이라도 구입해서 작품배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보면 힘겨운 작품입니다.

3. 빚을 내야하는 이유

당연히 넘버와 현재 캐스팅입니다. 사실 제작하고 있을 당시에 세트를 다 우리나라에서 짓는다고 해서 우려도 많이 했는데요. 굳이 오리지널을 고집하지않아도 될 훌륭한 무대였어요. 거기다 캐스팅은 조연배우 한명만 모시고 중대형극장정도에만 올려도 좌석을 가득 메울 뮤지컬 스타들을 모조리 한무대에 세웠다는 점이죠. 과연 저들이 또 저 역할로 이 작품에 참여할까 싶을정도로 어마어마한 캐스팅입니다. 이 배우들이 한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현재 최고의 워너비입니다. 두고두고 회자될 캐스팅이예요. 넘버도 꿈에 나올정도로 좋은 넘버들이 넘쳐나긴했지만 사실 없었으면 하는 넘버도 많았습니다.

1. 소개

이 작품을 단지 누가 만들었지도 모를 '4대 뮤지컬'의 한 작품이라고 부르게되면 너무 아쉽습니다. 사실 이 작품이 본격적으로 라이센스공연이 이뤄지면 이정도 스케일의 작품이 '왜 그동안 한국에서 올려지지 못했지?' 라고 묻는다면 '우리나라에서 이 작품에 참여할 역량이되는 배우들의 숫자들이 채워지는 날을 기다렸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작품이야 말로 훌륭한 배우들이 비록 작은 역할이어도 참여하여 무대를 빚내줘야하는 수많은 어려운 넘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또다른 미덕은 두껍기 두꺼운 <레미제라블>의 원작소설을 굳이 읽지 않아도 즐길 수 있으며 충분히 캐릭터 한명 한명에 감정 이입이 되서 마지막엔 결국엔 누구때문에라도 눈시울을 붉힐수 밖에 없는 감동의 도가니탕이란겁니다.

2. 작품의 포인트

'This is the moment', 'Memory'와 함께 뮤지컬 오디션의 금지곡중의 하나죠 'On my own' 이해가 안가신다고요? 오디션을 보는데 10명중 7~8명이 똑같은 노래를 부른다면 그 곡을 선택한 사람이 어떻게 보일까요. 그런 이유입니다. 한때 <레미제라블>의 상징적인 노래이며 뮤지컬을 하는 여배우들에겐 꿈같은 노래죠. 역시 배역덕후인 모 여배우님이 노리신다는 소문이 있죠. 오디션을 안보셨어도 그분은 갑자기 캐스팅되시는 분이라 배역명단에 있어도 놀라지 않을겁니다. 이 넘버뿐 아니라 송스루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버릴 넘버하나 없이 음악이 다 좋다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많은 캐릭터가 있음에도 그 캐릭터 하나 하나 다 잘살렸다는 것도 놀랍구요.

3. 빚을 내야하는 이유

마지막 내한공연이 2002년도에 있었고 이 작품을 보려면 이젠 런던의 중극장에 가야합니다. 물론 영화화가 되고 있지만 뮤지컬의 영화화가 어떻게되는지는 우린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잘 알고 있죠. 장발장이 빵을 훔치듯 우리는 티켓이라도 훔쳐서 이 작품을 봐야합니다. 그럴 가치가 있어요.

1. 소개

이제부터는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죠. 뮤지컬의 전설이죠.

2. 작품의 포인트

마법같은 세트는 25년이 됐음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직도 이 작품은 올라오면 대작이에요. 노래의 마력도 여전하구요. 크리스틴도 여배우들의 꿈인데 제가 계속 언급하던 그분이 만일 성악발성만 제대로 됐다면 아마 도전하셨으리라봅니다.ㅋ

3. 빚을 내야하는 이유

사실 벌써 또다시 공연소식이 들리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오래 하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은 귀한 작품입니다. 실황이 나왔지만 상연되고 있는 뮤지컬을 찍은게 아닌 완전한 리뉴얼 버전이었죠. 실황dvd가 나왔음에도 이 작품의 마법은 오로지 극장에서만 확인가능합니다.

1. 소개

영화 빌리 엘리엇은 많은 영화매니아들의 극찬을 받은 작품입니다. 작품도 워낙 잘만들어진데다 제이미벨의 연기와 춤이 모두 뛰어났어요. 보통 댄서를 캐스팅하면 연기가 부족해서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댄서가 주인공인 작품 중에서도 발군의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영화의 정서를 모두 전달하는데는 많이 부족했지만 뮤지컬쪽은 시대상을 많이 설명하지 않고도 관객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하였으니 오리지널리티로서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2. 작품의 포인트

보통의 성인연기자가 작품을 통해 성장해가는 과정은 사실 지극히 미미합니다. 계단을 한번에 몇번씩 넘어버리기때문에 발전 단계를 지켜본다는건 쉽지않아요. 하지만 아이들은 다릅니다. 매번 관람할때 마다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대견스럽고 안타까움에 갈채를 보내는 작품이죠. 배우의 성장을 지켜보는 매우 드문 작품이란 얘기죠. '남의 집 애를 보면서 뭐가 그리 좋아'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이 매 무대마다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에너지를 받아서 갑니다. 그리고 내 삻이 그만큼 빛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에게 감사하게됩니다.

3. 빚을 내야하는 이유

5명의 빌리 엘리엇, 2명의 마이클은 다신 이 작품에 돌아오지 못합니다. 성인연기자들은 앵콜공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수도 있지만 이 아이들에겐 앵콜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른이 되면 더 이상 아이가 될수 없으니까요. 남들에겐 그저 종이쪼가리 티켓이겠지만 그 아이들의 빛나는 시간을 관람한 우리에겐 그건 단지 티켓이 아닙니다.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의 한 조각이예요.

이렇게 5편을 정리해봤네요. 공감이가시나요? 안되도 할수없지요. 일단 뮤지컬을 보는데 빚을 내다니요. 그래선 안되요.그리고 중간 중간 모 여배우님의 디스가 들어갔는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그분의 공연을 다 챙겨볼 정도로 팬이예요. 하지만 이번 작품의 참여를 보면서 정말 안하는게 없구나 싶었거든요. 개인적으로 꼭 참여했으면 했던 배우님이 안보였던것에 대한 반발심같은거죠. 하여간 그분의 배역욕심으론 정말 한국 예술계의 커리어 종결자십니다. 근데 또 괜히 찔리긴하는데요.

어디까지나 그냥 그랬다고 카더라 수준의 얘기니까 너무 다큐적인 댓글 달진 말아주세요. ^^;

글 쓰면서 참 다시 보고 싶은 작품들이다 싶어요. 누가 제가 뮤지컬 좋아한다고 하면 뭐가 제일 좋냐고 물어보는데, 그걸 어떻게 한 작품만 얘기하나요. ㅋㅋ 이건 어떻게 보면 제 대답이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