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뮤지컬 트라이앵글
단열했니
2010. 8. 5. 02:36
8월 4일 - 대학로문화공간 이다 2관
최재웅 안유진 김승대
최재웅 안유진 김승대
제가 한동안 뮤지컬에 빠지고 나선 거의 연극에 손을 대지 않았는데요. 연극작품들이 주로 극과 극을 달려서인게 상업적인 코메디작품 아니면 예술을 표방한 우울한 작품들이 많아서였죠. 재미도 있으면서 예술성도 표방할 수 있는 것이지만 사실 그렇게 만든다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사실상 예술성을 표방한 작품 중에 일정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작품이 많지 않기도 하구요. 그러다 연극열전이란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연극열전은 공연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한 지표가 되어주었습니다. 침체되었던 연극계를 살리고 연극에 대한 관심과 선입견을 타파해주었지만 '연극열전만 잘된다.'는
시기어린 시선도 받아야했죠. 저도 연극열전이면 비교적 시놉이 맘에 들면 선택해왔고 이번 공연은 시놉만으로도 대충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이 되서 보지 않을까 하다가 그래도 연극열전의 굳이 뮤지컬을 할 필요가 없음에도 선택했다는 것이 큰 호기심으로 다가와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분위기, 동거의 시작, 동거시작후 세인물간의 관계, 세 인물이 겪게되는 갈등, 결말 모두 다 제 선입견을 무참히 깨는 새롭고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매장면마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흘러감이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었네요. 오히려 이런 신선한 전개에 오리지널 음악이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도 들더라구요. 익숙한 음악이어서 좋고 신나기도 했지만 나온 팝음악과 전개된 내용과의 유기적 관계가 뭐였나란 생각이 살짝 들더군요. 자세히 분석하면 있는 곡도 꽤 있었겠지만 붕뜬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후반부의 극히 개인적인 인물간의 갈등은 세인물간의 유기적 연결이 너무 없어서 생긴데 따르는 것이어서 민폐를 끼쳐가며 얹혀 살던 캐릭터면서 서로간 교류가 얼마나 없었던 것인가란 생각도 들더군요. 인물간의 충돌로 인한 화학반응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갈등의 진행과 해소가 우리 정서로선 이해할 수 없는 요소도 있구요. 이해가 안되니 지루하다는 평도 나오는 것이구요. 일본사람들은 원래 좀 이런건가란 생각도 들더군요. 어찌보면 이성간의 동거물에서 흔히 나올 법한 남녀상열지사는 다루지 않아 심심했지만 그 담백한 느낌이 더 좋았어요.
최재웅, 안유진, 김승대씨는 이렇게 잘맞는 앙상블이 또 있을까 싶을정도로 무척 호흡이 잘맞고 뛰어난 노래 실력고 무대매너로 한명이라도 조금 기량이 떨어지면 눈에 안띨 수도 있는 무대를 균일하게 장악합니다. 초반에 노래를 들을땐 주크박스답게 쉬운 노래로 배치되어있어서 차라리 가수출신들이 해도 되겠다 싶었는데.. 뮤지컬 배우들하고 듀엣으로 부르게되면 약간 안맞겠다 싶기도 하더라구요. 현재 세배우의 앙상블이 좋아서 이번 텀에선 최상의 선택이겠지만 배우가 바뀔 다음텀에선 어떤 조합이 나올지 기대가 되더군요. 공연자체가 재미도 있고 신선한 맛이 있어서 캐스팅만 신경쓰면 대학로의 새로운 레퍼토리로 자리잡을 거 같은 작품이었습니다.